나는 재테크를 선택했다
같은 사회복지 일을 우리는
20년 동안 해왔다.
같은 급여 체계,
비슷한 근무 환경,
큰 차이 없는 직급 구조.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일의 20년 뒤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예상 안에
내 이후를 두고 싶지 않았다.
사회복지 일을 하며
나는 아주 일찍 알았다.
이 일은
보람은 크지만
미래가 자동으로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걸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생활이 넉넉해지지는 않았고,
경력이 쌓인다고 해서
불안이 사라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재테크를 시작했다.
큰 돈이 있어서가 아니라
큰 걱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부모가 아프면 어떻게 될지,
아이들이 커가면
돈은 어디서 나올지.
그 질문들 앞에서
나는 가만히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가족과의 여행을 잠시 미루고
지출을 기록하고
당장의 편안함보다
나중의 안정을 택했다.
같은 일을 하던 사람 중
또 다른 한 명은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주 떠났고
그때의 행복을 충분히 누렸다.
그렇게 이일을
20년째 이어오다 그사이
이일을 그만두고 센터장이 되어 있었다
그 선택은
도망이 아니라
또 다른 책임이었을 것이다.
그는
센터장으로서
다시 일을 시작하고 있다.
나는
그와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자리에서 위로 올라가기보다
수입의 구조를 바꾸는 쪽을 택했다.
퇴근 후에도
숫자를 봤고,
월급의 쓰임을 다시 짰고,
조금씩
내 노동에 의존하지 않는 수입을 만들었다.
재테크는
나에게 욕심이 아니라
안전이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돈 때문에 선택이 좁아지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이 일을
그만두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버티지 않아도 된다.
돈 때문에
이 일을 붙잡고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없어
다른 선택을 못 하는 것도 아니다.
같은 20년을 살았지만
그 이후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 사람은
조직의 책임자가 되었고,
나는
삶의 선택권을 넓혔고
자는동안 돈이 일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누가 더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분명한 건
재테크는
내 이후의 삶을 바꾼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 일을 하며
재테크를 한다는 건
가끔 오해를 받는다.
돈 이야기를 꺼내면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현실적이라는 말보다
차갑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재테크는
사람을 버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사람을 끝까지 선택할 수 있게 해준 기반이었다는 걸.
같은 20년,
다른 이후.
나는
재테크를 선택했고,
그 선택 덕분에
지금도
사람 곁에 서 있을 수 있다.
20년은
누구나 버틸 수 있다.
조금만 참으면 흉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후의 30년.
누군가는
60이 넘어도 계속 일해야 하고
누군가는
60이 되면 멈출 수 있다.
그 차이는
능력도, 운도 아닌
그동안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의 선택이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주 아무것도 못한 건 아니다.
우리는
가족이 무너지지 않게 지켜냈고
돈 때문에 잠을 설친 날보다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선택한 날이 더 많았고
결국
쉬어도 되는 삶의 구조를 만들었다.
빠른 성공은
종종 늦은 자유로 이어지고
늦은 성공은
조용한 자유를 준다
같은 20년을 살았어도
도착하는 풍경은 다를 수 있다.
그 풍경이 언제 펼쳐지느냐의 문제일 뿐,
어느 쪽이 옳았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나는 안다.
이 선택을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