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홈에서의 생활은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았다.
두 사람과 함께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을 뿐이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어디까지 도와야 할지,
어떤 속도가 맞는지 몰랐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의 시간이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도 다르고
말을 꺼내는 순간도 다르고
하루를 정리하는 방식도 달랐다.
그래서 나는 먼저 살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를 생각했다.
두 사람과의 생활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특별한 일이 있는 날보다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날이 더 많았다.
같이 식탁에 앉아 있는 시간,
오늘 있었던 일을 나누는 시간,
내일을 확인하는 시간.
그 반복 속에서
조금씩 생활이 만들어졌다.
나는 도와주는 사람이었지만
어떤 날에는 함께 배우는 사람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순간도 있었고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되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관계는
빠르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두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두 사람의 시간을 먼저 존중하려고 했다.
말이 많지 않은 날도 있었고
같은 이야기를 다시 듣는 날도 있었다.
그 시간들이 쌓이면서
어색함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생활은 큰 변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작은 반복으로 만들어졌다.
같이 정리하고
같이 확인하고
같이 하루를 마치는 일.
두 사람과 시작한 생활은
내가 잘해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맞춰가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천천히 묻고
조금 더 오래 기다린다.
두 사람과의 생활은
나에게 돌봄의 또 다른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돌봄은 누군가를 대신 사는 일이 아니라
같이 생활을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 생활을 함께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