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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작가 Dec 26. 2019

그리워서

<미쳐도 괜찮아, 베를린> / 아방

‘'행복해지기는 간단하다. 다만 간단해지기가 어려울 '이라는 에카르트  히르슈하우젠의 말이 떠오른다.
나중에 행복하고 싶다면 지금도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생활방식은 배울 만했다.
알고 지내는 소설가는 '빌려 쓰는 '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루하루를 빌려 쓰는 심정으로 보내면 인생은 담백해지고 바라는  소박해지고 일상은 간결해진다.
소유에 대한 집착이 줄고, 상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준다.
 물건  물건에 욕심낼 필요도 없고 그저 오늘 하루의 행복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미소 짓는 1 1초가 젤리처럼 뭉쳐져서 찐득하고도 알록달록한 세월을 만들어줄 것이고 
그런 하루가 모여  인생의 색깔이  터이다.
나중에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 지금 많은 것을 포기하며 분투하는 시간을 회상하게 된다면  시간은 무슨 색깔일까.
그러니 스테판의 '행복하고 싶다' 
간단한 바람에 의해  배우고  놀고  오래 고민하는  시간을 낭비하는  아니었다.'







또래의 이야기라 읽는 마음도 가볍고 읽어 내리기도 쉬운 책이다.
단지 궁금해져서 독일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부터 가졌던 어렴풋한 상상은
뒤이어 길에서 만난 독일 여행자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들로 이미 가기도 전에 깨졌고,
'설마?' '진짜?' 같은 감탄사가 자꾸만 나오게 만들었는데
 '설마?' '진짜!'겠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든다.’


라고 독일로 떠나기  나는  책을 읽고 끼적여 두었더랬다.

그래서 설렌다.
이제 스무날 남짓 남은 독일 여행.

나와 아이의 기억에 남겨질 독일이, 우리  앞에 펼쳐질  세계가 기대된다.’


라고 말하며 나는 기대했더랬다.


그리고 독일을 여행하면서 나는 ‘기대만큼이라는 말로는 턱없이 부족한 소감을 가져왔다.

독일은, 그리고 베를린은 그만큼 모든  괜찮고 멋졌다.


나는 오늘 

여행을 떠나기  설레던 마음을 잠시 떠올려보았다.


그냥 너무나도 

그리워서.


그저 그게 다인데 그걸로 괜찮은 마음이다.

그리운 마음이면 충분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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