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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작가 Sep 22. 2020

내 길이 만들어지는 시간

<내가 힘들었다는 너에게> / 신소영


내가 후배일 때는 선배의 못마땅한 모습을 보며 ‘ 같으면 저렇게  할 텐데’ 하면서 반면교사로 삼았다. 그래서 선배가 되면 잘할  있을  알았다. 그러나 나도 다르지 않았다. 선배가  나는  마음 같지 않은 후배들을 보며 ‘저렇게 하는   아니지했는데, 어느 순간 나는 선배에게 그보다 더한 짓도 하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완벽한 선배나 후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  후배와의 일을 겪고 나서는 내가 상대를 위해 애쓴 부분은 적당한 수준에서 표현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오해하기 위해서다.  친하다고 하더라도 업무적으로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감정이 상하는 일로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을 눈치 보게 하지는 않는지 살피게 됐다.  ‘개새끼 되기 위해서 조심하게  셈이다.

...결국 괜찮아진다는 ,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인정 속에서 자신의 가치에 납득하고, 잘할  있는 일을 찾아가는 . 설사  길이 세상이 말하는 탄탄대로가 아니어도 말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2,30 때에는 비슷한 모습이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거나 화가 나면 ‘나한테  걸지 ’, ‘ 건들지 하는 기운을 온몸으로 드러내곤 했다.  감정과 기분에 빠져서 나의 감정 받이를 해야 하는 다른 사람이 어떤 기분일지는 헤아리지 못했다. ...그때야 비로소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킨 사건과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배설해서는  된다고 자각했고,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반대로,  잘못이나 실수가 아닌, 나와 무관한 일로 배설하는  좋은 감정과 대면했을  ‘ 기분이  좋구나. 나하곤 상관없어.’하며 무심해지거나 그래도    물리적 거리를 두었다. ...최소한으로 현재 자신의 감정에 상관없는 사람들에게는 감정을 전이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중요하다. ... 분노는 대개 나보다 약자를 향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나에게 필요했던  쳇바퀴 같은 하루를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갈 틈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틈을 만드는 좋은 방법  하나는 익숙하지 않은 딴짓을 해보는 것이다. ... 퇴근 후에까지 그렇게 다른 일을 하면 방전되지 않느냐고 묻자 그가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건 충전되는 경험이지 방전되는 경험이 아니에요. 사이드 프로젝트의 가장  특징은 자신이 주도권을 쥔다는 겁니다. 자신이 주도하는 일에서는 쉽게 방전되지 않는  같아요. 몸의 힘이 떨어져도 마음의 힘이 좋기 때문에 삶의 균형을 유지할  있는 거죠.’

30대에는 무언가를 이루지 않으면    같은, 다른 사람보다 너무 뒤처질  같은 조바심에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자신에게 박해지고 머스트 해브 리스트는 늘어만 갔다.
생각해보면 머스트 해브 리스트란 남들처럼 사는 주류 인생의 흐름에서 탈락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흐름에서 벗어나 보면 그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기혼이든 비혼이든, 청춘이든 중년이든, 혹은 이든, 중요한  자기가 선택해서 주어진 생을 살아가며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아닐까.  중요한  그가 어떤 형태로든 지금의 삶을 사랑하고 즐겁게 버티기로 했다는 점이다.

시기와 질투는 분명 나를 쑤시고 괴롭힌다. 하지만 도망가지 않고 직면했을 때는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헤매도 괜찮다. 아무것도  하고 질투만 하는 것보다는 나를   나은 곳으로 데려다줄 테니까.

 앞에는 다시 수많은 질문이 놓여 있다. 모든 자연이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듯이 나이마다 나이에 맞는 모습이 있고, 나이에 맞게 물음도 달라진다. 과거에 하지 못했던 질문들을 해보기도 하고, 지금  자리에서 필요한 물음을 발명하기도 한다.  물음이 나를 만들어간다. 다시 말하지만, 산다는  물음을 발명하는 일이다. 물음을 발명하지 못한  산다는  밍밍하고, 시들하다.

사람마다 섹시함에 대한 견해가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섹시한 사람이란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 그리고 오래오래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다.



내가 느낀 작가는 솔직하고, 젊고(50세라는 말에 놀람), 바르게 생각하고, 더불어 유연한 사고를   있는 사람인  같다.

규정되어진 틀에 살다가 어렵게 틀을 빠져나와 수줍게, 그러나 당당히 사는 사람인  같다.


책을   읽는다고  사람을 다  수는 없지만  인생의 곡선을 상상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글을 읽으며 나는 그녀 인생의 곡선이  정성껏 그려져 왔겠구나 생각했다.

뻔한 세상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한 모양의 인생이 있겠지만,

또한 우리는  안에서 인간이라는 같은 본질을 가진 사람들로서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며 산다.

다만  고민을 풀어나가는 길은 인생마다 다른 결과 질을 가진다는 걸 기억해야겠다는 생각.


그녀처럼 나도  길을 꿋꿋하게 걷기를

매일, 느리지만 천천히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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