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 강대진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을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지식 기반, 즉 함께 알고 있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은 대개는 책에 나와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기 때문에, 모두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들이 정해지고, 이것을 보통 고전이라고 부른다. 한데 고전들은 읽기가 어렵다. 이렇게 어려운 것은 우리가 고전 작가와 소통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이 말은 우리가 그 작가가 알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그가 읽은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까운 시대의 고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앞 시대의 책을 읽어야 하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 더 앞 시대의 것을 읽어야 한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면 맨 앞에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가 있다. 하지만 이것들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더 앞에 문자화 되기 이전 신화의 세계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신화를 공부하면 다음으로 먼 시대의 고전을 이해하기 쉽게 되고, 그것들을 읽으면 그다음 시대 것이 어렵지 않게 된다. 이 책에서는 이런 과정을, 신화 내용의 수용과 변형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큰 징검다리들에 중점을 두어 살펴보고자 한다.’
책의 도입부에 나온 작가의 이러한 설명과 책에 삽입된 삽화들이,
나로 하여금 수많은 ‘그리스 로마 신화’ 책들 중 이 책을 고르게 했다.
본격적으로 세계를 여행하기 전,
국사나 세계사를 좋아하는 걸 넘어 조금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에 역사서들을 탐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어릴 때 읽지 않아 후회된 책들 중 하나가 <그리스 로마 신화>다.
그들의 수많은 예술작품들과 문화 그리고 정서를 이해하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는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발췌한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강대진 작가가 쓴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나의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는데 꽤 도움이 되었다.
방대한 신화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 번 정리할 기회를 주었달까.
최근 커피 배운다는 핑계로 완독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끊김이 있었음에도 즐거운 독서였다.
특히나 여행 중 들렀던 박물관들에서 본 그림들까지 한가득 있어,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가 허기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었다.
이제 그들의 나라로 떠나면 조금 더 깊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코로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라는 뜻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