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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작가 Jul 20. 2019

나로 늘 울게 만드는 사람

<빈센트와 함께 걷다> / 류승희


'...나는 그의 작품과 생애에 관하여 섣불리 정의 내리기보다는, 암시하고 분석하고 제안해보기 위해 그가 거쳐간 인생과 예술의 무대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한 인물이 살았던 장소는 그의 운명이 펼쳐지고 형성되는 데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요소인 탓이다.

어쩌면 삶은 행동반경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그가 살았고 그림을 그렸던 확고부동한 장소는 빈센트의 삶을 더욱 세밀하게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레이스베이크) 사물들에서 영감을 얻는 우리는 그림의 언어가 아니라 자연의 언어로 알아들어야만 해. 그 사실이야말로 회화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 ... 산책을 계속해서 많이 해야 한다. 자연을 많이 사랑해야 해. 그것이 바로 예술을 더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 화가들은 자연을 이해하는 사람들이야. 그들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자연을 볼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사람들이지.'

'(브뤼셀)... 빈센트는 언제나 극을 향해 돌진하며 지나친 흥분 상태에서 일을 시작했다. 사랑, 그림, 봉사, 그 어떤 일에서도 ... ... .'

'(보리나주) 나는 예술에 대한 이보다 나은 정의를 알지 못해(에밀 졸라를 말함). 예술은 인간이 자연에 부언하는 것이다. 자연은 사실이고 진실인 고로 예술가는 그 의미를 해석하고 개성적으로 표현하며 뽑아내야만 한다. 그것은 명확하게 풀어내야 하고 해방시켜야 하며 밝혀내야 한다. ... 내가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은 불행한 자, 경멸당하는 자, 버림받은 자들이야. ... 빈센트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어둠 속의 사람들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 했다.'

"유화를 그리는 것은 영원을 스치는 일이다."

"나는 램프의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이 사람들이 접시를 들던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했어. 곧 그 그림은 손과 노동을 이야기하지. 그들이 얼마나 정직하게 자신의 양식을 구했는지를 떠올리게 하면서. 나는 우리 문명화된 인간들의 생활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음을 알리려고 이 그림을 그렸다."

'인상주의의 영향으로 빈센트는 생기 있는 순색을 탐구했다. ... 이제 그의 캔버스에는 걷잡을 수 없는 짧은 선이 생동감 있게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조르주 피에르 쇠라의 점묘 화법도 밤 풍경을 담은 그의 그림에 흔적을 남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농축되었다가 자연과 빈센트 자신 사이에서 용해되는 중이었다.'

'... 그의 삶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비극적이었지만, 그가 남긴 그림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주니 아이러니하다. 그렇다면 한 화가가 그림에 바쳐야 하는 것은 화가 전부라는 세잔의 말은 옳은가? 슬픈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내 가슴을 울리는 빈센트.
잔뜩 찌푸린 예민한 표정의 자화상을 남긴 화가, 빈센트에게서

나는 왜 따뜻함을 느낄까.

지난 독일 여행에서도 그랬다.

생각지 못했던 그의 그림을 만났을 때 내 눈에는

다짜고짜 눈물부터 차 올랐다.

‘조금만 더 위로받고 떠났으면 좋았을걸’

자꾸 생각하게 되는 사람, 아니 천상 화가 빈센트.

유럽 몇 곳을 느릿느릿 여행하다 보니

그가 그 안에서 많은 그림을 남겼구나 새삼 깨닫는데,

그의 그림을 만나는 기쁨이 매번 커진다.


그걸 가진 유럽이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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