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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여나 Nov 20. 2023

끝없는 회의, 자리의 무게

MZ세대 팀장의 일



팀장이 되고 나서 가장 큰 업무적인 변화를 꼽자면,

팀을 대표하는, 조직을 대표하는 '수많은 회의'들과

‘수많은 무리'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내가 회의를 하러 온 건지, 일을 하러 온 건지...

회의가 일인 건지, 일을 하려고 회의를 하는 건지, 회의를 하니 일이 생기는 건지...

끝내는 회의가 효율적인 건지, 회의를 해서 비효율적인 건지...


실제로 하루에 일하는 시간보다 회의하는 시간이 길 때가 있다.

실무를 할 때와는 다른 정신적인 피로감이 찾아올 때가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6시간에 이르는 회의를 했다. 두통이 오고, 눈이 시리고, 허리가 아프다.

합의된 일을 수행할 생각에 정신이 아득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건 덤이다...하하)






일주일에 한 번 팀 업무를 공유하고 점검하는 중간관리자 회의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중간관리자 회의결과를 공유하는 팀 회의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실무와 관련된 과업회의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실무와 관련된 직원회의를 한다.

이주일에 한번 직원 전체 회의를 한다.

한달에 한번 회사 팀장으로 참여하는 과업회의를 한다.

한달에 한번 회사 팀장으로 주관하는 외부회의를 한다.

한달에 한번 회사 팀장으로 참여하는 외부회의를 한다.

한달에 한번 회사 직원으로 참여하는 외부회의를 한다.

두달에 한번 회사 팀장으로 주관하는 외부 관리자회의를 한다.

두달에 한번 회사 직원으로 참여하는 주민회의를 한다.


...


이외 적지 못한 정기적인 회의와 갑작스럽게 소환되는 회의들을 포함하면,

실제 실무를 하는 시간만큼이나 회의를 하는 시간이 많다.


요일까지 정해져 있는 주간회의, 월간회의들로 인해

휴가를 쓰기도, 새로운 일정을 잡기도 힘들 만큼 회의들이 이어진다.


심지어 회의 분위기는 또 어떠한가...?

온전히 담당자로 참여하여 책임지는 가벼움과 달리,

팀을 대표하여 팀과 회사와의 방향을 일치시켜 가는 압박감은 또 다르다.


...


솔직한 심정으로, MZ세대 팀장으로,

나 아닌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건 아직도 어렵다.

특히 나의 언행이 아닌 결과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칭찬을 받는 것도 질타를 받는 것도 아직도 어렵다.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교내체벌이 있었다.

반에서 한명이 잘못하면 함께 혼나던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때부터 체벌없는 학교가 되면서,

대학교를 가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서,

과제도 혼자, 시험도 혼자, 결과도 혼자 책임지는 것이지 공동책임은 점차 작아졌다.


입사 , 회사라는 공간에서 공동 과업을 향해 가는 , 협업하고 분업하는 것이 쉽진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새로 입사하는 직원들도 협업, 공동책임에 힘들 것이라는 것쯤 이해한다.

(지금은 8년차 직장인으로서, 3년차 팀장으로서,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지만...하하)






팀장으로서 팀을 대표한다는 것,  팀장으로서 회사를 대표한다는 것,

'회의'를 하고 '결정'을 하면서 회의라는 과정에서의 팀장의 역할을 배워가고 있다.


팀장으로서 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업무에 결제를 한다는 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팀장으로서 사업의 방향과 타 팀의 협업을 결정한다는 건,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팀장으로서 자리에 없는 팀원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건,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팀장으로서 관리자의 슈퍼비전을 수용한다는 건, '관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팀장으로서 직원에게 슈퍼비전을 행한다는 건, '관점'을 ‘관통’한다는 것이다.


...


팀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팀장이 팀원의 의견에 동의했든 팀원의 독단적인 결정이든 '합의'로 받아들여질 것이고,

팀에서 이루어야 하는 일은, 팀장이 부서장으로서 팀의 업무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으로 여겨질 것이고,

결국 팀장의 결제가 찍힌 모든 일은 어쩌면 담당자보다 더 큰 '책임'으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팀장이 최전방에 있는 건 아니다.

관리자의 슈퍼비전을 수용하여 관점을 맞추고,

그 슈퍼비전을 관통하여 직원에게 슈퍼비전을 주는 과정에서, 그 권한과 책임은 다시 상위관리자와 동반될 것이다.


이렇게 회의를 통해 팀장으로서 앉아있는 자리의 무게, 팀장으로서 내뱉는 말의 힘을 느껴간다.






팀장은 팀원이 일이다.

팀장은 회의가 일이다.

팀장은 권한책임이 일이다.

팀장은 슈퍼비전이 일이다.


그렇게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실체로 구현되는 일이다.


이는 회사의 방향에 맞춰 사고하는 노력,

현실가능한 범위로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는 뜻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팀장의 자질로 이어지는데...!!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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