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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엘북스 Feb 19. 2018

우리 모두 처음이잖아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 -장수연-

          <오늘은 네 속도에 맞춰볼게 p.246>


남자인 제가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아내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남자와 남편 역할에 대한 고정된 생각의 틀을 더 넓히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제 5월이면 사랑하는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와 저는 엄마와 아빠라는 새로운 명칭을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은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던 방송국의 라디오 PD가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생긴 변화를 기록한 책입니다. 더불어 엄마가 되면서 깊어져간 생각의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아이는 내가 무엇을 한다고 더 빨리 자라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하지 않는다고 더 천천히 자라는 것도 아니었다...아이 옆에서 같이 사는 것, 그게 내가 하는 일의 전부였다...아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아이의 속도로 아이 옆에서 함께하는 것, 뼛속 깊이 효율적인 인간인 나는 그걸 참 못했다.(p.66~67)


스스로를 효율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문득 가만히 제 자신을 들여다보면 어느샌가 무섭게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아이가 세상의 빛을 마주했을 때부터 아이를 제 효율성에 맞추어 키우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함께 간다는 것,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기에 도전이라는 말이 의미가 있겠지요. 다만 바라는 것은 실패하는 내 스스로에게 경멸을 느끼며 내 아이에게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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