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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처음이잖아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 -장수연-

by 라엘북스

<오늘은 네 속도에 맞춰볼게 p.246>


남자인 제가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아내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남자와 남편 역할에 대한 고정된 생각의 틀을 더 넓히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제 5월이면 사랑하는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와 저는 엄마와 아빠라는 새로운 명칭을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은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던 방송국의 라디오 PD가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생긴 변화를 기록한 책입니다. 더불어 엄마가 되면서 깊어져간 생각의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아이는 내가 무엇을 한다고 더 빨리 자라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하지 않는다고 더 천천히 자라는 것도 아니었다...아이 옆에서 같이 사는 것, 그게 내가 하는 일의 전부였다...아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아이의 속도로 아이 옆에서 함께하는 것, 뼛속 깊이 효율적인 인간인 나는 그걸 참 못했다.(p.66~67)


스스로를 효율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문득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보면 어느샌가 무섭게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아이가 세상의 빛을 마주했을 때부터 아이를 효율성에 맞추어 키우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함께 간다는 것,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기에 도전이라는 말이 의미가 있겠지요. 다만 바라는 것은 실패하는 내 스스로에게 경멸을 느끼며 내 아이에게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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