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식 pd의 책을 참 좋아한다. 이번에 세번째 책이 나왔는데('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부터 기준) '매일 아침 써봤니?'는 두번째 책이다. 자신이 공부했고, 경험했던 영어를, 글쓰기를, 여행을 책으로 엮었다. 그저 방법만을 자세히 기술한 기타 여느 책들과는 달리 자신이 왜 공부했는지, 그리고 여전히 공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준다. 독자에게 동기를 불러일으켜 주는 것이 큰 장점이다. 자꾸 글을 쓰고 싶어지는 게 여간 심상치 않다. 그의 인생론을 들어보자.
"어쩌면 그것이 인생을 사는 방법 아닐까요? 언제나 나의 즐거움이 우선입니다. 혼자서 무언가 취미를 즐길 때는 나만 생각합니다. 골방에서 혼자 취미로 즐기던 결과물을 세상에 내어놓을 때는 조금 더 살펴봅니다. 나의 즐거움이 다른 사람에게 걸리는 것은 없는지 살펴봅니다."(p.323)
무언가를 시작학 때 동기는 바로 '나'로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 내놓을 때는 타인을 함께 고려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래서 김민식 pd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이것은 글쓰기에 관한 책인가, 인생에 관한 책인가'하고 고민을 하게 된다. 하긴 글쓰기야말로 인생을 치료하기도 하고 이끌기도 하는 좋은 도구이니 헷갈릴만도 하다. 게다가 여기에 저자의 특유의 관점과 필체가 곁들여지니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글쓰기를 쉽게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한 가지 마법같은 주문은 일단 쓰라는 것이다. 주저리 주저리 뭐라도 적으면 희한하게도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나의 감정 상태, 오늘 생각했던 것, 누군가와 만나 이야기한 것, 또 거기서 느끼고 얻은 것 등이 그러하다. 저자도 <그릿>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하면서 설명하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끈기이다.
나는 정말 한없이 약한 결단력과 한없이 강한 내 자신과의 타협을 지녔다. 뭘 하든 금방 질린다. 지금까지 판 우물만 수십개다. 깊이는 두 세 삽 정도??
이제 글쓰기로 끈기를 유지해나가려고 한다. 나만 알면 금방 결단의 불이 꺼지니까, 브런치로, 블로그와 함께. 후회하더라도 일단 해보고 후회해야겠다. 안하고 후회하면 아쉬우니까. 그러면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말한 것처럼 인생의 점들이 모여 선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