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일상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유성호-
대학교 동기들과 2주에 한 번 정도로 랜선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간단하게 리뷰할 책은 독서모임에서 픽한 세 번째 책인데요, 독서의 폭이 넓어지니 이거 하나만으로도 유익합니다.
저자는 대한민국 법의학자로써 매주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시체를 꼼꼼히 검사합니다. 그러니 누구보다도 죽은 자를 많이 만나는 사람입니다. 그런 분이 죽음에 대한 사유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알 수 없는 영생을 기다리며 환상에 빠져 지내기보다는 우리의 지금 이 순간을 낭비 없이 꽉 채우는 온전한 현재의 삶을 사는 것이다.(p.575)
죽음과 삶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어느 하나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결국 죽음을 잘 이해하는 것은 동시에 현재의 삶을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살다보면 언젠가 죽음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은채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때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유용하기까지 합니다. 어려운 선택의 기로와 삶의 방향을 정하는 문제에서 죽음을 앞두고 살아가는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올바른 힌트를 줍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한다고 한 번이라도 더 말하는 것, 제가 실천하기로 한 다짐입니다.
이제 건강이란 질병이 없는 최선의 몸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라고 재정의되고 있다.(p.583)
위에서 다짐한 것을 실천하려면 건강이 필요한데, 저자는 건강이란 자신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죽음을 기억하며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를 유지하려면 건강이 필요한 것이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굉장히 많은 것이 변화된 요즘입니다. 어느 덧 예전의 생활이 아닌 현재의 상황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이 때 죽음에 대한 사유를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한 이해와 '나와 너'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가보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