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는 왜 영어를 배우려고 할까?

by 행복나르미

우리는 왜 영어를 배우려고 할까? 영어가 좋아서? 멋있어 보여서? 물론 이런 이유로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들에게 암묵적으로 영어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영어는 다른 외국어와 달리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다.

240_F_76904634_Y6oQcxpixGUk3rr5XU3fwfeyGGiLRY2q1.jpg?type=w773 한국 사회에서 영어는 일개 외국어가 아니다.

현실을 돌아보자. 현재 대부분의 회사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공인영어성적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회사 내 승진 시험도 영어성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비단 회사뿐일까? 학생들도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좋은 영어성적이 필요하고 많은 대학교들은 졸업 전에 영어성적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개개인에 대한 평가도 영어로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존경의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웃음거리가 되는 세상이다. 이처럼 영어가 권력의 언어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무시하고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이토록 영어에 목을 매어 살아온 것일까?

%EA%BA%BC%EC%82%90%EB%94%B4_%EB%A6%AC.jpg?type=w773 현대 소설 '꺼삐딴 리'에서는 우리가 영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학창 시절, 고등학교 때 배운 문학작품 '꺼삐딴 리'에서 우리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인 이인국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제국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 의사다. 그는 식민지 시대 내내 친일 행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렸고 해방 이후에는 소련에 붙어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국전쟁 이후에는 월남하여 친미파로 거듭나는데 남들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이인국 자신은 성공적인 지난날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은 이인국이 시대에 따라 일본어, 러시아어, 영어를 배웠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를 점령했던 나라들은 당연히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선호했고 이처럼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쉽게 출세할 수 있었던 것이다.

0000115249_001_201702261703404551.jpg?type=w773 무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에게 미국은 중요한 나라다.

한국전쟁 이후에도 미국은 우리를 원조해주는 나라이자 거대한 수출시장이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였다. 이런 이유로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남들보다 좋은 조건 속에서 일할 수 있었고 영어라는 언어도 점점 엘리트를 상징하는 언어가 된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등장, 블라인드 채용, 수능 외국어 영역 절대평가 실시 등으로 영어의 위력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긴 하다. 이런 경향과 맞물려 앞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회적인 이유로 영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영어 잘하는 척을 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