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학연수를 가더라도 외국인과 실제로 말을 할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므로 본인이 스스로 외국인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않는다면 현지에서도 듣기나 읽기 공부만 하다 돌아오게 된다. 반면에 국내에서도 외국인을 만나 말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어학연수보다 더 효율적으로 말하기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을까?
이미 국내에 있는 많은 도시에는 어학원과 학교에서 일을 하거나 국내 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들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임에 오는 외국인들은 우리의 영어 실력을 평가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친구를 만나고 싶어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은 새로 보는 한국인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오므로 그 누구보다 쉽게 친해질 수 있고 이들과 어울리면서 우리 영어실력도 자연스럽게 늘 수 있다.
나는 대학교 3학년 때 이런 모임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서울은 강남과 홍대, 이태원 등 다양한 곳에서 이런 모임을 접할 수 있겠지만 나는 대학교를 고향인 청주에서 다녔기 때문에 외국인 모임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우리 대학교 외국인 강사를 통해서 청주에도 이런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대학교에서 교양 영어회화 과정을 가르치는 외국인 강사와 친해져서 종종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하루는 이 강사가 외국인 파티에 대한 정보를 준 것이다. 이런 것이 있는 줄 몰랐던 나는 호기심이 생겨 파티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는 그날 여러 술집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대부분 서로가 알고 있는 모임이었기 때문에 처음 참석한 나는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그 외국인 강사의 소개로 여러 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파티에 여러 번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외국인 파티에 직접 참여하고 외국인들과 어울린 경험은 내가 영어공부를 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런 모임에 처음 참여하게 되면 외국인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걱정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간단한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된다. 간단한 인사부터 시작해서 이 파티 온 지 오래됐느냐, 어디 사느냐, 한국에서는 어떤 일 하느냐, 취미는 뭐냐 등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처음 만났을 때 할 수 있는 대화를 그냥 영어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끼리도 뭔가를 함께 하면 친해지는 만큼 외국인들과도 함께 할만한 액티비티를 찾는 것이 좋다. 가장 간단한 것은 게임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술집에는 다트, 볼링, 푸즈볼 등 다양한 게임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어느 정도 대화를 한 외국인에게 이런 게임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면 대부분 승낙할 것이다. 승부를 떠나 함께 게임을 하다 보면 외국인과 금방 친해질 수 있으므로 붙임성 있게 제안해보자. 그리고 한번 가게 된 모임은 가급적 자주 가는 것을 추천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어색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말을 많이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모임에 자주 가다 보면 얼굴이 익숙해진 외국인이 하나, 둘 보이게 되고 그런 외국인들과는 대화하기도 편해질 것이다.
이 외에도 언어 교환을 원하는 외국인을 만나는 방법도 있고 외국인들이 참석하는 취미 동호회를 가도 된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을 쉽게 만나는 방법은 그냥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저 돌아다니면서 모여있는 사람 중 아무하고나 이야기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주변에 외국인이 없어 영어 공부가 안됐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주변에 있는 외국인 모임을 찾아 참석해보라. 어학연수를 가지 않고도 영어를 실전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