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크루 수요질문 : 당신의 봄맞이를 알려주세요
어제 오후부터 한파 주의보가 발령되며 안전문자가 계속 울렸다. 겨울 막바지까지 이렇게 눈이 오는구나 싶었다. 이제 곧 3월인데... 이제 곧 봄인데...
나는 계절의 변화를 옷정리로 맞이한다. 두텁고 기모가 들어있는 옷을 넣고 얇은 옷으로 서랍을 채워 넣으면 봄. 긴팔을 넣고 반팔 반바지를 꺼내 놓으면 여름. 다시 짧은 옷들을 넣고 긴팔을 꺼내면 가을. 두꺼운 옷들이 서랍을 차지하게 되면 겨울이다. 계절 맞이를 하는 나만의 의식과도 같다. 옷이 많지는 않아도 식구가 넷이다 보니 하루 날 잡고 정리를 해야 한다. 특히나 아이들 옷은 하나하나 펼쳐보고 옷의 크기를 확인하는 게 일이다. (실제로 작아지지는 않았지만) 작아진 옷들은 한편에 놓고 입을 수 있는 옷들 중 애매한 옷은 아이를 불러 옷을 몸에 걸쳐 확인해보기도 한다. 옷정리를 다 해 놓으면 온전히 그 계절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밖에 쌓인 눈을 바라보니 이 눈이 녹으려면 며칠은 걸릴 듯싶다. 한 낮이라 햇빛은 들지만 공기는 차다. 그래, 추워야 겨울이지. 작년부터 내복을 입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렇게 추운 날에는 집에서도 내복을 입고 있다. 내가 나이 먹고 있음을 느낀다. 비둔하고 답답한 걸 싫어하는 내가 스스로 내복을 챙기고 두툼한 양말도 신게 되다니. 이 내복을 벗어 정리할 때가 되면 진짜 봄맞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봄-여름-가을-겨울 무한 반복하는 계절들 동안 내 인생의 봄은 언제였을까? 봄이 오긴 했을까? 봄이 너무 짧아 봄인 줄도 모르게 지나갔을지도. 지금은 인생의 겨울이자 혹한기다. 이 추운 시기를 잘 견디고 버텨 봄을 맞이하길 희망해 본다. 봄이 좋은 이유는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품고 있는 이 겨울눈이 봄이 되어 활짝 피어날 수 있기를. 청춘은 인생의 봄이라고 하지만 봄이 한 번만 온다고 누가 장담할까. 계절은 언제나 바뀐다. 그렇게 꽃피는 봄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