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늙는가.

내게 던진 철학적 질문

by 꿈꾸는나비

라라크루 수요 질문 : 내게 던진 철학적 질문이 있나요?

요즘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인간은 왜 늙는가?

젊었을 때는 해본 적 없는 질문을 요즘 여러 번 반문한다. 왜 늙어야 하는가?


마흔이 넘고 쉰에 가까워질수록 몸의 내구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양쪽 무릎의 연골은 마모되었고 오른쪽 어깨는 오십견으로 힘겨웠다. 멀쩡하던 손가락 인대에 염증이 생기고 흰머리는 매일 늘어나고 눈가에 기미와 주름은 거울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언젠가부터 책을 읽을 때는 안경을 벗어야 글자가 보이고 몸의 살들은 더 이상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고 탄력을 잃어갔다. 나는 내가 늙어 가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마음은 늙을 줄 모르는데 몸은 점점 늙어가니 노화를 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서글프다. 시간의 속도가 다른 육체와 마음이 한 몸에 있으니 스스로 모순이란 감옥에 갇힌 듯하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다. 왜 그렇게 화장품이든 영양제든 음식이든 안티에이징을 외치고 왜 진시황이 그렇게 불로초를 찾아 헤매었는지.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이 이해가 된다. 어떻게든 이 노화의 속도를 늦춰 내 마음의 속도에 맞도록 시간을 버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도 노화인가 싶다. 지혜와 깨달음과는 다르다. 이건 내 몸이 겪어봐야 알게 되는 '인정'이다.


그럼 우리는 왜 늙어야 하는가? 벤자민버튼처럼 시간이 거꾸로 흘러 늙게 태어나 점점 어려져야 하나? 아니면 영생을 꿈꾸는가? 답은 모른 채 질문만 많아진다. 우리의 몸은 이미 이렇게 프로그래밍되어 순차적으로 다음을 실행하는 것일 뿐일 텐데. 자연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법칙에 따라 살아가다 사라지는데 인간이라고 별 수 있을까? 우리는 위대한 자연이 설계한 한 일부분일 뿐인데. '인간' 뭐 돼?


몸과 마음의 노화가 같이 진행되면 어떨까? 마음도 폭싹 늙어버리면 늙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연세 많은 어르신들을 보면 또 다른 모순이 보인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매일 운동하고 건강에 좋은 것들을 챙겨드신다. 늙었으나 건강하게 더 살고 싶은 마음, 늙고 병들면 죽고 싶지만 자식이나 주변은 고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우리의 몸은 서서히 늙어 죽도록 설계되었으나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늙음'에 저항하도록 설계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오늘도 저항 +1을 획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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