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소외, 그리고 책임의 귀환
인간은 연약했다. 그래서 도구를 만들었다.
바람이 거칠게 불던 동아프리카의 평원.
한 인간이 허리를 굽혀 돌을 집어 든다.
그의 손에는 아직 언어도, 문명도 없다.
그러나 굶주림은 있다.
두려움도 있다.
그는 다른 돌을 들어 그것을 내리친다.
딱, 하고 갈라지는 소리.
날카로운 파편이 햇빛을 받아 번뜩인다.
그 순간, 세계의 질서가 바뀐다.
돌은 더 이상 풍경의 일부가 아니다.
그것은 의도가 된다.
자연은 처음으로 인간의 손 안에서 방향을 바꾼다.
이 투박한 석기, 이른바 올도 완의 돌날은 단순한 사냥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선언이었다.
“나는 주어진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
도구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연약함을 인정하되,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청동은 팔을 강화했고, 철은 제국을 세웠다.
그러나 진정한 전환점은 18세기의 한 공장 안에서 찾아온다.
검은 석탄 냄새가 가득한 공간.
거대한 증기 기관이 숨을 토하듯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한 노동자가 그 앞에 선다.
그는 자신의 근육으로는 결코 낼 수 없는 힘이
쇳덩어리 속에서 폭발하는 것을 본다.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동시에 스친다.
인간은 이제 자신의 육체를 넘어서는 힘을 소유했다.
그리고 그 힘은 세상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수세기가 흐른 뒤,
한 천문학자가 망원경을 눈에 댄다.
렌즈 너머로 달의 표면이 보인다.
울퉁불퉁한 그림자, 분화구의 경계.
하늘은 더 이상 신화의 장막이 아니다.
측정 가능한 대상이 된다.
도구는 인간의 근육을 확장했고,
이제는 감각을 확장한다.
그리고 오늘,
도구는 사고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363일의 여정 동안
나는 그것을 몸으로 실감했다.
멀리서 바라본 모로코의 눈 덮인 아틀라스산맥 앞에서
나는 인간의 초라함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깨달았다.
저 거대한 산맥 사이를 지나
이곳까지 나를 실어 나른 것은
나의 다리가 아니라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도구의 연대기라는 것을.
GPS는 길을 잃지 않게 했고,
페리는 바다를, 캠핑카 에베에셀은 대륙을 건너게 했으며,
카메라는 찰나를 붙잡아 두었다.
현대의 기술은
나의 나약한 육체를 대신해 지구를 품게 해 준
또 하나의 돌날이었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을 예측하고,
인공지능은 문장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과거의 도구가 손의 연장이었다면,
오늘의 도구는 사고의 연장이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확장은 언제나 질문을 남긴다.
확장된 것은 능력인가,
아니면 욕망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다음 장에서 조금 더 어두운 얼굴로 돌아온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도구의연대기 #기술과인간 #여행사유 #책임
#아틀라스산맥 #브런치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