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

오래된 부부가 되다.

by Yolo On

가수 김창완은 말했다.


"사랑은 커피와 같아서 처음엔 입도 못 댈 정도로 뜨겁다가도 마시기 좋을 때는 금방 지나고 어느새 차갑게 식어버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좋은 원두로 내린 커피는 차갑게 식은 뒤에도 나름의 훌륭한 풍미를 지닌다. 마치 원재료가 신선한 요리는 누가 해도 기대 이상의 맛을 내는 것처럼.


나에겐 20년을 같이 산 아내가 그런 것 같다.


나와 아내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본 후엔 그다지 서로의 생각을 말하지 않는다. 단지 재밌다 재미없다면 족하다. 더 이상 얘기하면 서로 다른 걸 본 줄 알고 놀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르다는 거.....


그게 우리 부부가 평생을 같이 사는데 큰 지장이 있을까?


한때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없다.


사람의 감정과 마음은 너무나 미묘한 차이라 우리는 가끔 그 둘을 서로 혼동하며 살 때가 있다.


나와 아내가 결혼을 해서 딸아이를 낳아 키우고 같이 늙어가는데 우리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매 순간순간마다 느끼는 감정이 좀 다를 뿐이다.



감정은 마치 같은 싹을 틔운 씨앗과 같아서 어디서 어떻게 자라느냐에 따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자라난다.


우리 부부가 완전히 종이 다른 씨앗이었다면...... 그랬으면 처음부터 호감을 갖진 못했을 테니깐. 그저 같은 마음에 좀 많~이 다른 감정을 갖고 있는, 그래서 주위 일들을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부일 뿐이다.


하지만... 차가워진 커피, 다시 데워 마시기는 싫다. 그건 뜨거웠던 그때의 그 맛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식은 그대로 즐겨도 좋지 않을까? 그 나름의 풍미는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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