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없다
나는 고민한다.
나의 삶에 대해 고민한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지?
지금 나는 옳은 행동을 하고 있나?
이 일을 잘 진행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 말고 휴대폰을 집어든다...
알림을 확인한다.
카톡이 와있으면 답장을 한다.
친구들과의 그룹 채팅방에는 'ㅋㅋㅋ'을 치고 빠져나온다.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숏츠, 혹은 읽던 웹소설을 본다.
주말 아침이나 퇴근하고 난 후.
집에 있을 때 시간이 나면 컴퓨터 앞에 앉는다.
브라우저를 켜고 유튜브로 접속한다.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동영상 여러 개를 '다른 탭에서 열기'하여 볼만한 동영상을 쭉 재놓는다.
늘어놓은 동영상을 2배속으로 보다가 지루해지면 게임에 접속한다.
요즘은 롤과 발로란트를 거의 번갈아가면서 하고 있다.
게임에서 지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야동을 본다.
현자타임이 오면 다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한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 자고 일어났는데도 피곤함을 느끼며 겨우 겨우 침대를 벗어난다.
꾸역꾸역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한다.
물을 맞으니 잠에서 조금 깨는 듯하다.
옷을 대충 챙겨 입고 집밖으로 나선다.
일도 꾸역꾸역 한다.
의미와 향상심 없는 노동은 죽은 일이다.
일터에서는 점심시간을 기다린다.
아침을 거른 만큼 급하게 점심을 해치운다.
나른한 기분을 이겨내며 다시 일해보려고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퇴근을 기다린다.
퇴근하는 길에는 휴대폰과 함께한다.
내 눈앞에 움직이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퇴근길도 지루하다.
집에 도착한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요리할 힘이 있으면 요리를, 귀찮으면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다.
통장 잔고가 조금 걱정되지만, 당장의 편안함을 좇는다.
씹는 둥 마는 둥 배를 채운다.
감사함이 없는 식사는 죽은 식사다.
나는 살아있나 죽어있나.
고민을 한다.
고민을 하다 말고 휴대폰을 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