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취향 육아』를 읽고
'짓다'란 동사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니까 내게 필요한 것들을 살뜰히 지어주신 분들의 수고를 떠올리게 된 후로. 육아하고 살림하며 글을 쓰는 요즘 나의 생활은 온통 '짓는'일로 고여 드는구나, 하는 걸 스르르 알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나는 온갖 것을 - 모락모락 밥을 짓고, 편안한 공간을 짓고, 잘 마른 옷을 다려 새 옷처럼 좋게 짓고, 복사꽃처럼 웃음 짓고, 안개처럼 한숨짓고, 가만 눈물짓고, 그날 집 안의 공기와 온도를 지어다 얼기설기 생활을 짓고, 숫제 마음을 짓고, 복받친 감정의 이름을 짓고, 아른아른 꿈을 짓고, 가족의 이야기와 기억을 너울너울 지어서는 또 그렇게 소복소복 글을 - 짓는다. '짓다'란 말 안에는 기본적인 생활을 직접 만들어가는 이의 단단한 주도성과 정성 깃든 보드라운 마음이 나란히 녹아 있다.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