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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앤 Jun 07. 2022

3은 예뻐.


  생각지도 못한 아이의 창의적이고 신박한 말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지난 번에 성경 동화를 읽어 주고 나서 "하나님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와 함께 계셔." 라고 말하니, 아이는 "그럼 하나님은 투명한 하나님이네." 라고 했다. 투명한 하나님이라니. 그런 개념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듣고 보니 그럴듯했다. 투명인간처럼 투명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있다. 왠지 진짜로 하나님이 투명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계신 것 같았다.


  오늘도 새로 빌려 온 바바파파 책을 읽어주는데 갑자기 아이가 "3은 예뻐. 나비를 닮았거든." 했다. 그래서 책을 다시 보니 노랗게 그려진 숫자 3이 정말 나비의 접혀진 날개 같았다.



 어쩜 이런 생각과 말을 할 수 있는지 틀에 박힌 나로서는 신기할 따름이다. 아이의 이런 순수함과 창의성,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지켜 주고 싶다. 이 아이는 나처럼 정답만을 요구하는 세상에서 살지 않기를. 아이의 시선이 수용되고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그러려면 나는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


  일단 지금은 감탄하자. 내 새끼, 멋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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