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성경 동화를 읽어 주고 나서 "하나님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와 함께 계셔." 라고 말하니, 아이는 "그럼 하나님은 투명한 하나님이네." 라고 했다. 투명한 하나님이라니. 그런 개념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듣고 보니 그럴듯했다. 투명인간처럼 투명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있다. 왠지 진짜로 하나님이 투명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계신 것 같았다.
오늘도 새로 빌려 온 바바파파 책을 읽어주는데 갑자기 아이가 "3은 예뻐. 나비를 닮았거든." 했다. 그래서 책을 다시 보니 노랗게 그려진 숫자 3이 정말 나비의 접혀진 날개 같았다.
어쩜 이런 생각과 말을 할 수 있는지 틀에 박힌 나로서는 신기할 따름이다. 아이의 이런 순수함과 창의성,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지켜 주고 싶다. 이 아이는 나처럼 정답만을 요구하는 세상에서 살지 않기를. 아이의 시선이 수용되고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그러려면 나는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