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없는 데 아이들을 내려주셨다니요?"
"아... 이현이가 자기가 현관문 열 수 있다고 엄마 올 때까지 집에 들어가서 기다리면 된다고 해서요."
"그래도 그렇지 저랑 통화도 안 하시고 어린 아이들을 그냥 보내시면 어떻게 해요."
"죄송합니다."
꿈이다.
나는 가끔씩 아이들 픽업 시간을 놓쳐 아이들을 잃어버리는 꿈을 꾼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아이들을 찾아 헤매며 죄책감에 몸부림 치다가 땀에 젖어 깨는 것이다.
나를 구속하는 아이들로부터 어느 순간 홀연히 도망치고 싶다가도, 현실에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까봐 몸서리 친다.
오후 4시는 내게 그런 시간이다.
아이들이 엄마에게서 떨어져 유치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오늘 하루의 자유가 끝났다는 옥죄는 느낌과 함께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을 보며 안도감을 느낀다.
나는 아이들에게서 도망치다 정착하고, 또다시 달아나다 되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