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 번호를 확인하였는데 내가 들고 있는 종이 속의 번호와 같은 번호이다.
뭐지?
나 당첨되었나 봐.
로또 1등에 당첨이 된 것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확인하였는데, 분명히 1등이 틀림없었다. 당첨금으로 무엇부터 해야 하나
지난밤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시며 나타나셔서 내 손을 잡고 이끄셔서 도착한 곳이 바로 복권 파는 곳이었다. 잠에서 깬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전 사보지 않았던 복권을 샀었던 것이었다.
로또 1등 당첨이 바로 할머니의 선물인가 보다.
로또에 당첨이 되었으니 우선 이사부터 하고 대출금부터 갚고 아이들이 갖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 것도 사주고 부모님 용돈도 많이 드리고 , 평소 내가 하고 싶었던 것도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원 없이 쇼핑도 하고 , 남편이 갖고 싶어 했던 것도 사주고 등등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우선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서 맛있는 것도 실컷 먹고,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 , 모래놀이 하고 , 낮잠도 자며 누워서 석양을 바라보며 숙소로 돌아오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상 로또 1등 당첨의 꿈이었다.
집 근처를 지나다가 로또 1등 당첨자가 나왔다는 현수막과 입간판을 보았다. 평소에도 자주 지나가는 곳이었는데 그곳에 복권을 파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갔다가 종이 한 장씩을 손에 주고 나오거나 지갑에 넣으면서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나도 한번 사볼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1등 당첨자 나온 곳의 광고 효과는 대단한 것 같다.
1등 당첨자 인터뷰를 살펴보니 의외로 좋은 꿈을 꿔서 당첨되었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돼지꿈, 똥꿈, 조상꿈 등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아무 꿈을 꾸지 않았다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평소에 종종 복권을 사 왔던 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1등 당첨자의 할머니가 꿈속에 나와서 동쪽에 있는 곳에서 복권을 사라고 말씀하셔서 복권을 사서 1등에 당첨되었다는 것을 읽고 나도 우리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살아생전 손녀딸을 위해 밭일하시다가 산딸기 철이면 따셔서 손수건에 고이 담아 오셔서 나만 먹으라고 몰래 주시고, 가을이면 떨어진 알밤 주머니 가득 주워오셔서 꺼내놓으시면서 먹으라고 하셨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매년 설날마다 고운 한복도 해주셨다. 오빠들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안 해주셨는데 손녀딸인 나만은 고학년이 되어도 해주시려고 노력하셨다.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설날에 한복을 입었다. 한복을 입으면 공주가 된 것인 양 기분이 좋았다.
크고 나서 나중에 친구들과 말을 해보니 한복은 유치원 때 행사 때만 한두 번 입었지 초등학교에 올라가면서는 한복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입고 싶어도 엄마나 할머니가 해주시지 않으니 입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그래도 난 할머니 덕분에 늦게 까지 입을 수 있었던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할머니의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었다.
만약 1등에 당첨되면 무엇을 해야 하나를 생각하여 나열하다보니 일상 속에서의 이런 소소한 일상 속에서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멀리 가야 하고 빠르게 가서 목표를 성취해야지만 그때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앞만 바라보며 달려온다. 주변사람들 신경쓰고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채 남들 따라가기 바쁜 일상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살아가며 일상 속에서도 평범한 내가 가지고 싶었던 것 갖게 되었을 때,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 만나서 수다 떨면서 시간을 보내는 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주변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하여 받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로또 1등 당첨이 되어 보지는 못했지만 다시금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은 잠시나마 1등에 당첨이 되면 무엇을 하지?라고 생각해 보며 입꼬리가 올라가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