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 무엇을 드셨나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먹고 싶다는 것을 그냥 먹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먹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무엇인가를 먹었을 것이다.
방학에 학생들에게 끼니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음식과 새로운 음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어찌 보면 학교에서 식단에 짜여 있는 급식이 더 영양 균형에 맞는 음식일 수 있다. 집에서 먹게 되는 음식은 음식재료의 양과 다양성 측면에서 급식처럼 균형적으로 해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에서 먹는 음식은 자신의 입맛에 더 맞을 확률이 높고 좋아하는 음식을 좀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또한 편하게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정해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좀 느긋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식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고민이 있다.
"뭘 먹지?"
끊임없는 다양한 메뉴가 책 속과 인터넷 속에는 존재하지만 내 주방에서 자꾸 단일화를 이루려고 한다.
달걀이 한 번에 3판이 생겼다. 내 눈앞에 90알이 나타났다. 이 알들을 기간 내에 무사히 뱃속에 넣어 주어야 했다. 우선 한판은 계란 장조림으로 만들었다.
아직도 내겐 2판이 남아 있었다. 이에 아침메뉴로 거의 계란 간장 밥으로 며칠 동안 주고 틈틈이 계란찜, 프라이, 달걀말이를 반찬으로 내놓았다. 여기에 계란 장조림은 당연히 밑반찬으로 올라왔다.
"엄마 내일 아침은 뭐예요?"
"계란 간장 밥"
"전 다른 것으로 해주세요. 이제 질렸어요. 계란은 이제 그만"
둘째 아이의 강한 거부가 나타났다.
"계란에 김치를 조금 썰어 넣어줄게. 김치계란 간장밥으로 새로운 신메뉴야"
"아뇨 똑같은 것이에요"
큰아이까지 합세하여 이구동성으로 말을 하였다.
이 많은 알들이 저세상에 가기 전에 빨리 먹어 뱃속에 넣어 주어야 한단 말이다.
이것은 엄마의 사정이고 아이들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엄마 뭐 먹어요?
방학이면 더욱 돌아서면 밥때 시간이 돌아오는 것 같다.
매번 새로운 메뉴를 먹고 싶다고 하니 메뉴의 다양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날그날 먹을 것을 식단을 짜보기도 했는데 당일에 막상 정해놓은 식단 메뉴가 먹기 싫어질 때도 있어 계획대로 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간간히 분식과 주전부리로 끼니를 해결할 때, 외식할 때, 친척집 방문 할 때 등의 이런 기회가 주어질 때 한 박자 쉼의 시간이 가질 수 있다.
매일 이런 찬스는 오지 않는다.
오늘도 엄마 뭐 먹어요 라는 아이 말에 머릿속은 또 한 번 회전한다. 손은 냉장고 속에 있는 식재료를 찾아본다.
할머니들이 밥은 먹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평생 끼니를 책임지면서 살아와서 그런 것 같다. 자의 반 타의 반 끼니때마다 먹을 것을 준비해 내야만 했던 것이다. 습관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먹을 것을 먹도록 해내야만 했던 것이다.
어릴 때는 ' 뭐 먹어요? '라고 엄마에게 외쳤는데 이제는 그 외침에 대한 답을 주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밥은 먹었니?'라고 말하는 할머니가 될 것이다.
오늘도 여전히 ' 엄마 뭐 먹어요? '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치열한 하루를 보낸 이 세상 모든 엄마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