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리뷰 상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이 Jun 06. 2022

<캐치 미 이프 유 캔> (2002)

가족을 되돌리기 위한 처절한 노력

#20220606 #돈 #적응 #가족


 돈, 돈, 돈... 돈이 문제다! 돈이 없어서 이사를 해야 했고, 전학을 가야 했고, 엄마 아빠가 헤어져야 했다. 프랭크는 그저 “Two little mice ~”로 시작하는 아빠의 성공 신화에, 엄마 아빠가 만난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는 순수한 영혼이었을 뿐이었다. 복장이 자유로운 새로운 학교에서도 교복이 편하다던 프랭크가 눈빛이 싹 바뀌어서 프랑스어 교사 행세를 하는 것을 보라. 이때 그의 재능이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프랭크의 아빠는 연필과 잉크를 파는 사업가로 뉴로셀 로터리 클럽의 회원이 되었지만, 탈세 혐의로 국세청의 세무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 때문에 은행은 돈을 빌려주지 않았고, 결국 돈이 문제가 되었다. (엄마는 로터리 클럽 회장과 바람났고) 엄마 아빠는 이혼하고, 프랭크는 도망쳤다. 이런저런 사기를 치려고 하나, 세상은 녹록지 않다. 그러던 와중에 사람들이 선망하는 여객기 조종사를 보고 그게 되기로 한다, 남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프랭크는 아빠에게 쓴 편지에서, ‘아버지 재산을 다 찾아주겠다’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프랭크에게 돈은 그저 가족을 되돌릴 수단이었을 뿐이다. 그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지만, 큰 맥락에서 봤을 때 그가 계속해서 위조수표를 찍어냈던 건, 돈이 많아지면 가족을 되돌릴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 때문이 아니었을까? 

처음으로 급여 수표를 만들 때 이용한 책이 성서(Holy bible)라니, 아이러니하지 않나?


 프랭크는 가출한 이후 처음으로 아빠를 만나 캐딜락을 선물한다. 그러면서 엄마와 같이 드라이브를 하라고 한다. (ㅠㅠ) 하지만 아빠는 자신이 새 차를 타고 다니면 국세청이 자신을 어떻게 보겠냐며 거절한다. 프랭크는 자신에게 돈이 많으니까 말만 하라고 하지만, 아빠는 자식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거절한다. 자신은 여전히 크림 통의 빠진 두 생쥐 중 끝까지 발버둥 쳐서 통을 빠져나오는 두 번째 쥐라고 믿으면서. 프랭크도 아빠가 무너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겠지. 세상 어느 아들도 아버지가 무너지는 걸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제외한 사람들은 잘 속는 거 같다”라는 말을 하는 걸 보면, 아빠는 프랭크의 거짓말을 눈치챈 듯하다. 


 형사 칼과의 첫 만남에서 그는 비밀 정보원 행세를 하며 도망친다. 그리고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전화한다. 그는 칼에게 솔직하게 자신이 있는 곳을 언급한다. 칼은 지나치게 경계해서 아닐 거라고 하지만 진짜였다. 칼이 엄마를 통해 프랭크의 신상을 확보하는 동안에 프랭크는 의사 행세를 시작한다. 칼은 아빠를 찾아가서 프랭크의 주소를 알아내고, 그가 의사 행세를 시작했다는 걸 알아낸다. 프랭크는 몸담을 따뜻한 가정이 필요했던 걸까? 간호사와 결혼 약속을 하고 집에 찾아가 변호사 행세도 시작한다. 

그가 되돌리고 싶어 하는 가정의 모습을 기대하며 자신도 결혼하려고 하지만...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아빠와 그런 아빠 속도 모르고 그저 가족을 되돌릴 생각만 하는 아들. 자신은 이제 돈도 많고, 새 차도 생기고 결혼도 하는데, 잃어버린 걸 다 되찾고 두 분을 모시고 싶은데. 엄마는 잘나가는 아빠 친구와 결혼했단다. 그리고 아빠는 FBI가 자신을 쫓는 걸 알았고. 되돌릴 수 없으니 이제 그만할 거라고 하니까, 아빠는 멈추지 말란다. 자신은 국세청에게 당하고 있지만, 아들은 FBI들을 따돌리고 엿 먹이고 있으니 계속하랄 수밖에! 아빠는 아들이 부러운 게다. 어쩌면 질투도 느끼지 않았을까? 만약 아빠가 그만하라고 했다면 그만둘 수 있었을까! 


 되돌아갈 곳이 없는, 이제 그만하고 싶은 프랭크는 칼에게 전화한다. 그만할 테니 자신을 그만 쫓으라지만, 계속해서 쫓겠다는 칼.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고 계속해서 쫓지만, 꾸준한 그의 모습에서, 아빠 대신에 자신을 멈춰줄 존재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안정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와 동시에, ‘잡아볼 테면 잡아봐!' 하는 경쟁심도 생겼는지도. 


 결혼식장에서 거의 그를 잡았지만 놓쳤고, 공항에서도 놓쳤다. 프랭크는 이제 국제적으로 수표 사기를 치고, 진짜 수표(중앙은행을 거치지 않은)를 찍어내기까지 이른다. 그러고 보니 진짜 왜 하필 크리스마스지? 진짜로 그때마다 전화하고 마주쳤나? 아니면 프랭크에게 칼은 예수님같이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존재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극적인 요소인 걸까? 프랭크가 칼의 손에 있던 결혼반지를 보고 '가족이 있냐'라고 물었던 이유는, 자신을 그 맥락에서 이해해주기를 바랐기에 그랬던 걸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빠의 사망 소식을 들은 프랭크. 이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가족... 그는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엄마를 찾아 다시 한번 탈출한다. 엄마를 찾아갔더니 웬 여자아이가 있네. 엄마가 누구냐니 자기 엄마를 가리킨다. 정말로, 정말로 되돌아갈 수 없는 예전의 가족. 프랭크의 범행은 그걸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뭐, 심리학적으로는 그럴 수 있다는 거고, 지은 죄에 대한 벌은 받아야지. 

이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가족...
프랭크는 이부(異父) 동생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 자리야!'? 프랭크는 그 정도로 미숙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대신 엄마에 대한 원망은 있지 않았을까? 


 프랭크는 감옥에 갇히지만, 위조수표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수사를 돕는 조건으로 석방된다. (경력직 신입?) 하지만 복무해야 하는 기간도 너무 길고, 자기 혼자 견뎌야 하는 시간(주말)이 생기자 또다시 도망을 꿈꾼다. 그게 그가 관심을 받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괴롭혀서 미안하다는 말은 진심일 거다. 자기도 왜 그런 충동이 드는지 모를 테니까. 그리고 넌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따뜻하게 봐주는 형사

 

 프랭크에게 "아무도 널 쫓지 않아."라는 말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 아니면 '믿음을 져버리지 말아야겠다'?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든 본인의 몫이지. 결국 프랭크는 돌아와서 잘 먹고 잘살았다고 한다. 새로운 보금자리라고 느꼈나 보지! 

매거진의 이전글 <리플리> (199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