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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ul 04. 2022

포켓몬 빵을 사다

추억의 맛 

#20220627 #포켓몬빵 


 지난 월요일, 진료가 없어져 자유의 몸이 되었다. 수영을 마치고 나서 뭘 할까 하다가 예전에 KFC에 왔다가 봤던 포켓몬 빵을 사 보기로 했다. 이마트는 아침 10시에 문을 여는데, 이 빵을 사려는 사람들은 문을 열기 전부터 와서 줄을 선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시대의 흐름에 한 번 동참해 봐야겠다 싶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내가 있는 동네의 이마트는 그렇게 크지 않아서, 마트 뒤편은 골목이었다. 혹시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나 싶어 그쪽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앞에서 있던 직원이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이, 팔로 X자를 만들고 고개를 저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골목을 누볐다. 빌라, 원룸 등이었는데, 차 댈 데를 겨우 찾았다. 마트까지 걸어가서 아까의 그 직원에게 포켓몬 빵을 아직도 파냐고 물으니 판다고, 이쪽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했다. 갔더니, 와. 아직 9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사람들이 이만큼이나 줄 서 있었다! ‘대단하다’ 싶었다. 대개 어린 자녀를 둔 엄마, 아빠뻘로 되어 보이는 분들이었고, 더러 할머니도 계셨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도 간혹 있었다. 누군가의 말대로 ‘난리’였다. 스티커 들어간 빵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람. 

9시였는데 벌써 이만큼이나!


 조금 지나니 번호표를 받을 수 있었고, 나는 32번이었다. 번호표를 받으니 줄이 흩어졌다. 나도 어딘가에 앉아 가져간 책을 읽으며 기다렸다. 마트의 문 앞에는 오늘 빵이 총 146개 있으며, 인당 3개까지 살 수 있다는 표지가 있었다. 

'인당 구매제한 3개'


 9시 55분 즈음이 되자, 아까의 그 줄이 다시 만들어졌고, 10시가 되자 직원이 앞에서부터 몇 사람씩 들어가게 했다. 내 차례가 되어 들어가 보니 의외로 초코빵이 남아 있었고, 3순위로 생각했던 빵이 없어서 초코빵만 3개를 들고 나왔다. 가족과 같이 오신 분들은 6개, 9개도 사 가셨다. 초코빵이 오히려 남은 이유를 생각해보니, 빵 자체의 주 소비자는 아무래도 어른들이라서 그랬던 게 아닐까? 나는 추억 삼아서 한 번 사 본다지만, 그분들에게도 추억일 수도, 아닐 수도. 어떤 분은 스티커만 이만큼 들고 계시던데 그것도 대단하다 싶었다. 

추억의 맛, 초코케익와 초코롤


 맛은 예전 그 맛이었다. 예전의 나는 엄마한테 오백 원 달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자주 못 사 먹었는데, 기념 삼아 이렇게 사 먹어보니 또 재밌다. 스티커는 피존투와 홍수몬이 나온 거 같다. 하나는 모르겠다. 그냥 봉투째로 두는 게 왠지 힙해 보여서 일단 그냥 그대로 두었다. 어디에다가 붙일지 차차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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