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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안맘 Jul 29. 2024

러닝-우중런은 처음 입니다만

새로운 경험과 자극은 생활의 활력소



남편과 달리러 나왔다.

요즘 자주 있는 일이다.

달리기 전부터 비가 보슬보슬 내렸다.


남편 : "이 정도만 내리다 멈추겠지. 가자!!"


비 오는 날 밖에 돌아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나에겐

이런 날씨에 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단단히 채비를 하고 나온 시간이 아까워

그래, 오다 말겠지라는 생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4킬로 지점에서 보슬보슬 이 아닌 제법 굵은 빗줄기로 바뀌었다.


"미친 거 아니야? 이런 날 왜 뛰러 나오자는 거야!"

"왕복 4킬로 거리라고 했잖아."

"맨날 뛰었던 곳인데(남편 혼자) 모를 리 없잖아? 날 속였어!"


점점 눈앞을 가리는 빗줄기에 불평과 짜증 섞인 마음의 소리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우두두두 빗소리에 고래고래 소리 지른 수준이었다.

"다시는 비 오는 날 달려"라고 생각하며 씩씩대고 달리는데


정수리를 때리는 빗줄기에

갑자기 자연인이 된 듯한 기분.


비도 나를 막을 수 없다는 의문의 자신감.


정말 뜬금없는 난 살아 있다는 엉뚱한 생각.


아직 달리기에 진심까진 아닌데 

진정한 러너가 된듯한 착각.


빗속을 달리는 중에 든

생소한 기분. 낯선 생각.


신발을 벗자마자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샤워를 하며

새로웠지? 나쁘지 않았지? 라며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나 자신에게 물었다.


"응. 나쁘지 않았어."

"하지만 비에 홀딱 젖어 몸에 쫙 들러붙은 티셔츠,

물이 가득 찬 운동화의 축축 찝찝한 느낌은 정말 별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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