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X같은 가이드 VS 개X좋은 가이드

부모에게 버림받은 내가 선택한 가이드는 무엇이었을까?

by 이돈독

나도 개x같은 가이드가 되고 싶었지만

개x좋은 가이드가 돼버렸다.


나는 자아성취하려고, 태국에 여행가이드를

택한 게 아니다.


돈 벌려고 간 것이다.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 죽었고

동생은 이제 막 제대 한 대학생.


어머니가 죽고 남은 목숨값은

외삼촌 새끼가 날려먹은 상황.


돈 벌려고 간 동남아 여행가이드는

전쟁 그 자체였다.

최근 기사에 나온 것처럼

패키지 가이드는 손님들이

옵션과 쇼핑을 하지 않으면


돈을 한 푼도 못 버는

말도 안 되는 구조와

그들의 인성과 어우러져

기사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간단하다. 여행가이드는 월급이 없다.

오로지 손님의 옵션과 쇼핑으로만

수익이 생긴다.


| 그래서 손님들에게 강매를 하기도 하고

| 손님을 섬에 버리기로 한다.


이게 나쁜 것일까?
나쁘다, 좋다는 내가 판단하고 싶지 않다.


대한민국 정치인들도 온갖 거짓말을 하며

자기 잇속을 챙기는데 이 정도는 해도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 나도 옵션과 쇼핑을 강매하고 싶었다.

| 그런데 나도 모르게 행동과 언행은 반대로 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부모님과 여행을 못한 탓일까?


아니 해외는커녕 국내여행조차

가족과 해본 적이 없는 탓일까?


엄마 목숨값을 날리는

친척이 있어서 그런 탓인가?


| 돈을 벌고자 간 곳에서 나는 가족들과 여행을

| 못 한 한을 풀듯 여행을 오는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에게


| "우리 엄마, 아빠, 조카"라고 생각하며

|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세상이 나를 부정적으로 만들지만

긍정적으로 인상을 바꿔가며

손님들을 가이드하고



물을 무서워해 수영을 못하던 내가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해


에메랄드빛 푸켓 바닷속을 함께 손을 잡고

스노쿨링 시켜주고



부모님과 여행을 한 적 없지만

내 손님으로 온 아이들만큼은

행복하길 바라며 아이들과 함께 놀고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 장애인 손님에게는

a4용지 40장 약 68000자를

타이핑해서 드리고

몸짓, 발짓을 하며 가이드를 하고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그들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하고


여행을 도착하자마자 어머니가 돌아가신

손님은 내가 겪었던 일인 만큼 얼마나

힘들지 알기에

바로 귀국하실 수 있게 도와드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
내가 다시는 할 수 없을 정도로
후회가 남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이상하게도 유독 나는

독특한 혹은 특별한 손님들이 나에게 배정됐다.


청각장애인, 자폐스펙트럼, 기초생활수급자,

모친상, 부친상, 사별 등등 10년 차 가이드들도

만나기 힘들다는 손님들을 2년 동안

다 만났던 것 같다.


마치 그들도 나처럼 가슴 한켠
힘든 것들이 있지 않을까
치유해주고 싶다라는 오지랖에
나와의 여행이 소중한 추억이 되길 바랬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의 만족도는 100%


꿈에서까지 내가 나온다고

연락이 오는 손님들까지도

있었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개좋은 가이드가 됐었다.


| 개x같은 가이드가 되려 했지만

| 개좋은 가이드가 된 나


가족들과 여행 한번 못해본 내가

이렇게 개좋은 가이드가 된 건


| 47년 동안 나를 키워주다 죽어버린 엄마와

| 29살에 떠나버린 나의 사수이자 가이드 선배가


| 남겨준 나의 사명은 아니었을까?


사명을 지키다 보니


이렇게 또

.

.

.

살아버렸다.



『불행팔이소년: 나는 이렇게 살아도 살아버렸다』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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