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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Aug 30. 2019

혹시.. 여행사 직원이세요?

상사맨 밀리언 마일러가 되기까지

       처음에는 의식을 하지 않지만 출장이 계속되고 마일리지가 쌓여 갈수록 다음 마일리지 등급에 대해서 신경이 쓰였다.  마일리지를 모으기 위해 출장을 갈 수는 없지만 이제 49만 마일이니 조금만 더 있으면 50만 마일이 되는 구나, 이제 99만 마일이니 곧 1백만 마일이다 라고 카운트 다운을 하며 다음 출장을 기대 하게 되었다.


      어리석게도 나는 마일리지를 쌓으려면 적립된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안되는 줄만 알았었다.  그래서 50만 마일리지 넘을 때와 100만 마일리지에 도달 할때까지 그간 누적한 마일리지로 좌석 업그레이드나 보너스 항공권을 신청해서 쓰지도 못했다.  어떤 출장 귀국길에는 고된 일정에 너무나 피곤하고 몸살로 몸져 누울정도 였지만 이를 꽉깨물고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좌석승급을 쓰지도 않았다.  어찌보면 정말 우습고 바보같은 일인데도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하면 우습고 창피하기도 하다.  사실 이러한 사항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하지도 않았기에 단순히 마일리지는 쓰지 않고 누적으로 50만 마일이 되어 야만 프리미엄 멤버가 되고 100만 마일을 모아야 만 밀리언 마일러가 되는 줄만 알았던 것이다.   


    50만 마일을 넘게 되어 프리미엄 멤버가 된 것은 모스크바 출장 100만 마일을 넘겨 밀리언 마일러가 된 것은 런던 출장이었다.  50만 마일을 넘어 프리미엄 멤버가 된 것을 실감한 것은 모스크바 비행기에 탑승을 했을 때였다.   마침 후배 직원과 러시아로 동반 출장을 가는 길이었다.   자리에 앉자 사무장이 다가와서 내이름을 부르며 탑승 감사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나도 물론이었지만 후배는 더 놀라며 마일리지가 많다고 인사를 받는 나를 어린아이처럼 부러워하였다.

   

     사실 당시 나이에 비해서 마일리지가 적지 않은 편이었지만 프리미엄 멤버 고객에게는 사무장이 와서 직접 인사를 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다음 출장부터 좀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항공기 탑승구 근처 좌석에는 이러한 높은 마일리지 승객들이 좌석 배치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대부분 흰머리도 희긋 희긋 하시고 연륜이 느껴 지시는 연세가 좀 지긋하신 분들이 많았다.  


     그러니 나한테 와서 인사를 하는 사무장은 어떤 경우에는 들고 온 승객탑승자 명단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내이름을 묻고 맞는지도 물어보는 분들도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고개를 까우둥 하면서 ‘혹시 여행사 다니시는 지요? 라고 물으며 혼잣말로 여행사 가이드분들도 이정도 마일리지는 아닐 텐데요 라고 덧붙이며 묻는 사무장도 있었다.


    이렇게 출장을 다니다 보니 같은 승무원분들을 다른 출장 비행기에서 또 만나게 되는 에피소드도 생겼다.  카메라 필름 기업인 코닥(Kodak)과 미팅을 하기 위해 미국 뉴욕 출장을 갔을 때다.  뉴욕 J.F 케네디 공항에 도착 후 코닥 본사가 있는 뉴욕주의 로체스터로 다시 이동 방문하여 이틀 간의 업무를 마친 후 다시 J.F. 케네디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친몸으로 막 탑승을 하는데 승무원들이 깜짝 놀라며 더욱 살갑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내게 말을 걸었다.  나 또한 인사를 하며 보니 몇일전 뉴욕으로 출장을 떠나 올 때 탔던 비행기의 승무원들이었던 것이다.  

뉴욕

    미주나 유럽으로 가는 장거리 비행을 하는 승무원들은 도착지에서 이틀 휴식을 취하고 귀국편의 승무원으로 탑승을 하게 된다.  하지만 출장을 갔던 나는 뉴욕 로체스터로 이동해서 일을 보고 다시 귀국편에 곧바로 몸을 실었던 것이다.  그때 승무원들은 아시아지역 출장도 아니고 미국 출장을 이렇게 빨리 마치고 가는 손님은 거의 못본듯 하다고 하며 더욱 친절하고 세심하게 배려를 해주었다.  그런데 그중 한 승무원을 그 다음주 일본 오사카 출장 귀국 비행기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서로 놀라고 반가워했던 기억도 있다.  또 어떤 출장길에는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지만 다른 비행편에서 나를 본 기억이 난다고 말을 해주는 승무원분들도 었다.

 

     출장 에피소드 중에는 김포공항으로 출국해서 인천국제공항 개항일에 인천으로 귀국을 하기도 하고, 연이은 출장으로 한국을 경유지로 해서 다른 나라로 다시 이동을 하기도 하고, 태평양을 건너 남미 출장 후 그곳에서 다시 대서양을 건너 유럽출장까지 마치고 지구를 한바퀴 돌아 귀국을 하기도 하였다.   어느날 어머님이 웃으며 내게 말씀하셨다.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아드님이 비행기 파일롯트냐고 물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내가 엘리베이터에서 이웃 주민들과 마주친 많은 경우에 나는 출장 가방을 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re:Global(다시, 글로벌)' 저자 정해평   

                      



    밀리언 마일러가 되면 항공사에서는 100만 마일이 되는 비행편이 적힌 크리스탈 기념패를 보내준다.  나의 런던행 비행편명과 그 날짜가 적힌 기념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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