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trick JUNG Sep 16. 2019

해외 주재원으로 성공하기(2)

그 두번째 현지 직원과 일하기

        가족들의 정착 외에 주재원에게 첫 1년의 중요성은 바로 자신과 같이 업무를 하게 되는 "현지 직원들과의 관계설정 및 구성"이다.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곳이 지사 인지 혹은 법인 인지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파견되는 대부분의 경우는 관리자급인 간부 포지션이다.  즉 현지 영업 및 관리 인력을 지휘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 본사에서는 여지껏 자신이 주도적으로 직접 일을 했었다 하더라도 주재원 파견 후에는 관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주재원 파견전에 이미 한국에서 간부로서 조직원들을 관리한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오히려 독(毒)이 될 수도 있음을 유의 해야한다.  우리와 관습, 문화와 일하는 방식이 다른 외국인을 한국 기준의 잣대와 방법으로 생각하고 대할 경우 오히려 역(逆)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생애 처음으로 주재원이 되어 막 부임한 경우 주재원 당사자는 의욕과 파이팅 정신이 충만하다.  따라서 아직 현지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한국식으로 지시하고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현지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생각하는 속도와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더욱 큰 실망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한마디로 속이 부글부글 끓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 만일 주재원 자신이 한국에서 일했던 방식을 고집하여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면 현지 직원들과 큰 갈등과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내가 남미 영업담당을 할 때에 남미 지사에 P과장이 지점장으로 부임을했다.  P과장 부임 후 첫 본사 출장자가 바로 나였다.  지사의 담당직원이 있음에도 P과장 역시 출장자인 나와 함께 거래선들 미팅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했다.  P과장의 첫 주재원 파견이었고 지점장으로써 부임을 한 바 조기에 맡은 시장을 키우려는 의지와 의욕이 충만했다.  


        하지만 내가 남미 출장을 갈 때 마다 그는 나에게 직원들의 업무 태도와 성과 등에 대한 불만을 쏟아 부었다.   그중 가장 큰 불만은 직원들의 ‘근태’ 문제였다.  근태란 출퇴근 시간 및 근무시간의 준수 등 근무태도를 말한다.  관리의 삼성에서 근태를 지키는 것은 직장생활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믿었던 그에게 남미 직원들의 근태 태도는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였다.  나중에는 ‘목표달성을 못해도 좋다. 하지만 근태는 반드시 지켜라’라고 이야기를 하고 지시를 해도 현지 직원들의 잦은 지각, 조퇴, 무단 결근 등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새벽까지 술을 마셔도 출근시간에 늦는 사람이 없다 라고 이야기를 해도 그들에겐 그것은 전혀 딴 나라의 이야기 일뿐이었다.  


         나중에는 출장자인 내가 느끼기에 지점장인 P과장은 업무목표 달성 보다 현지직원들의 근태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에 더 집중을 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물론 근무태도가 올바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업무성과도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기본적으로 나를 포함한 한국사람들에게는 있다.  하지만 문화 자체가 다른 국가에서 우리의 기준과 잣대로 생각하고 거기에 맞지 않을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주재원 본인의 건강과 생활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회사의 규정과 규율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현지의 문화와 관습에 맞출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우리 것과 그들의 것을 조화롭게 운영하는 것이야 말로 성공할 수 있는 주재원의 중요한 덕목이다. 


        브라질에서 몇주간 출장을 진행할 때였다. 현지 직원이 매일 아침 8시반에 호텔에서 나를 픽업해서 사무실로 가야했다.  8시반이 픽업 시간이지만 나는 보통 8시 15분경에 내려가서 미리 대기하며 기다렸다.  혹시 현지직원이 일찍 도착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서 항상 미리 내려갔다.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이 발휘되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몇주간의 출장기간동안 단 하루도 그 직원은 아침 픽업시간 8시반을 맞추어 온 적이 없었다.  정말 단 하루도!  


        그는 매일 10~30분씩 지각해서 나를 픽업했다.  매일 매일 그 직원은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그날 자신이 지각한 이유를 둘러댔다.  오늘은 호텔 오는 길에 시장이 섰다.  오늘은 오는 도로에 차사고가 났다.  오늘은 알람 시계가 안 울렸다.  정말 기발하고 다양한 이유들이었다.  어떤 날은 너무 늦게까지 안 와서 전화를 하면 그때서 샤워를 막 끝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매일 약속시간전에 미리 내려가서 기다렸다.  몇주간 숙박을 하던 호텔의 직원이 나에게 ‘Mr. 정, 오늘도 당신 친구가 지각입니까?’ 라고 물을 정도였다.  작은 사례이기도 하나 이렇게 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을 가진 현지인들과 일을 하면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해외영업이고 더욱이 현지 파견되는 주재원의 역활이다.     


현지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방어적이다

        주재원이 부임해서 현지 직원들 과의 궁합을 맞추는 일을 하는 것처럼 현지 직원들도 새로 부임한 주재원을 테스트하고 지켜본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새로 부임해서 자신들과 일을 하게 될 주재원의 어학능력, 현지 문화이해도, 기존 업무 경력과 회사내의 평판, 나이, 리더쉽 등 모든 점들이 관찰 대상이다.  특히 그들은 전임 주재원과 비교를 한다.   전임 주재원과 업무를 같이 한 시간이 길고 친교 관계도 형성이 되어 있기에 새로 부임한 주재원이 비록 상관일 지라도 자신들의 기준과 잣대로 신임 주재원을 평가하게 된다.   신임 주재원이 어떤 업무를 지시하거나 추진하면 ‘전임 주재원은 그렇게 안했다’ 라고 브레이크를 걸기도 한다.  


        또한 현지 직원들은 보통 이제 막 부임한 신임 주재원에 비해서 자신들이 현지 시장과 거래선들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현지직원 자신들의 중요성을 새로 부임한 주재원에게 일깨워 주려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  


        소위 기존 현지 직원들과 새로 부임한 주재원간에 ‘기(氣)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re:Global(다시, 글로벌)' 저자 정해평 




        부임 초기에 현지직원들과의 관계 형성과 주재원으로서 포지션을 현명하게 해야 한다.  100프로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신과 일할 현지 직원들을 새롭게 채용하는 것도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신임 주재원으로써 부임 초기에 가장 피해야 하는 것은 무조건 강압적으로 밀어부치는 것이다.   이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게된다.   반면에 기존 관습이나 현지직원들에게만 의지를 한다면 이또한 신임 주재원으로 조직에서 부여한 목표 성과를 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해외 주재원으로 성공하기(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