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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Sep 24. 2019

나의 필름 카메라 사진 이야기(1)

미놀타 TC-1, 최고의 P&S 필름 카메라

    필름 카메라 시절 작지만 매서운 녀석을 갖고 싶었다.   


    많은 조사와 고민 끝에 결정을 한 녀석이 바로 미놀타 TC-1 카메라 였다.   고민 끝에 결정을 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 조그마한 카메라가 구매 시에 백만원이 넘는 가격이였기 때문이다.  


    당시에 일반적으로 소형 자동카메라라고 하면 촬영 피사체를 향해 셔터만 누르면 되는 P&S (point & shoot) 카메라를 의미했다.   이러한 자동 카메라들은 대부분의 경우 플라스틱 몸체에 셔터 스피드와 노출 등을 사용자가 별도로 조정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사진을 찍는 단순한 기능만을 탑재하게 된다.  이러한 보급형 똑딱이 카메라는 통상 10~ 30만원대면 충분히 일상생활에 사용이 가능한 좋은 제품을 구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진에 조금 관심이 있고 카메라를 만져본 사람들이라면 수동 조정기능과 좀더 고급 스러운 제품을 찾기도 했었고 이러한 수요에 부응한 카메라 제조사들 고급형 럭셔리 P&S 카메라들을 선보였다.  그 대표적인 제품은 T3로 대표되는 콘탁스의 T시리즈와 카메라계의 롤스로이스라고 할 수 있는 라이카의 미니룩스 같은 제품들이 있었다.  여기에 필적했던 일본의 럭셔리 P&S 카메라가 바로 미놀타의 TC-1 이다.   1990년 후반 일본의 호(好)경기시절 기에 개발이 가능했다고 일컬어 지는 카메라이기도 하다.  손바닥에 들어가는 크기의 TC-1은 몸체는 티타늄으로 제작되었고 몸체의 가죽 마감 등 한눈에 봐도 럭셔리한 느낌을 주었다.


    사진기의 생명은 렌즈이다.  콘탁스는 칼같은 선예도를 자랑하는 칼쟈이스 렌즈, 라이카는 영혼이 담긴다는 전설의 라이카 렌즈로 그 유명세를 얻었다.  TC-1은 미놀타의 대표 렌즈인 Rokkor렌즈를 TC-1 전용인 28mm 광각의 G Rokkor렌즈로 개발하여 탑재하였다.  F3.5 밝기가 조금 아쉬울 수는 있으나 손톱 크기만한 렌즈로 찍힌 결과물을 보는 순간 모든 의심과 걱정은 사라지고 더욱 TC-1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작지만 고급카메라 답게 시도보정 장치를 포함해서 왠만한 SLR 카메라에 있어야 할 기능들을 오밀조밀하게 탑재를 하고 있기도 하다.

TC-1 카메라 각 기능 설명


붉은광장, 모스크바, 러시아
제노아, 이태리 (동트기전 호텔방에서)
제노아, 이태리 (아침 식사전 아무도 없는 지역 호텔 식당에서)
라스베가스 공항, 미국
미안해 친구야~ (모스크바 굼백화점)

    인물과 거리 사진에서 자연스러운 인생샷을 건지는 것은 찍히는 대상이 사진기를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 찍은 사진일 경우가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찍히는 대상에게 카메라가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  소위 대포다고 과장되게 이야기하는 큰 렌즈와 찍을 때마다 철컥 거리는 셔터 소리는 전문적인 모델 혹은 스포츠 경기 촬영 등에는 필요하지만 지인 촬영 등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기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특히 출장 등 짐이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가볍고 작은 그렇지만 사용자가 의도한 대로 찍기 위해 노출 등 사진기의 수동조정이 가능한 카메라가 절실하기도 하다.   나의 이러한 목적에 100프로 부합했던 것이 이 TC-1이었다.   미놀타사에서는 TC-1을 개발 및 출시 하면서 그들이 이 조그만 P&S에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카메라 이름에 나타내었다.  TC-1라는 이름'최고의 카메라'라는 의미로 The Camera number one(1) 약어로 작명이 되었던 것이다.


    점퍼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한 크기의 TC-1은 아직도 나의 출장길에 언제 동반을 함께하는 소중한 카메라이다.   디지털 카메라와는 다른 감성의 필름 카메라 그렇지만 중대형 SLR 카메라나 그 보다는 작지만 RF카메라라도 들고 기에 부담스러운 출장길에는 이보다 더 적합하고 만족스러운 카메라는 찾기 힘들다.   

홍콩
어느 공항이었는지 기억안남...

     게다가 TC-1은 또 다른 장점은 수동 조작을 통해 나만 잘 찍는 카메라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 경우 사진기술이 없는 초보자라도  그냥 셔터만 흔들리지 않고 누른다면 사진이 나오는 그런 자동 똑딱이 카메라라는 것이다.


이태리 거래선과

   풍경과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고급 카메라로 멋지게 찍어주는 사진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불만 한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나도 잘나온 내 사진을 갖고 싶다'.    하지만 사진 취미가 있는 사람들의 고급기종은 사실 일반인들이 찍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TC-1은 그런 고민도 해결해주는 고마운 녀석이기도 하다!


로마, 이태리
로마, 이태리
마카오

    미놀타 TC-1은 일본의 유명 사진작가인 아라키 노부요시가 애용 및 예찬을 한 카메라로도 알려졌다.   사진작가인 그는 지진이 잦은 일본 답게 만일 큰 지진이 나면 비상용으로 TC-1 카메라와 필름 10통 그리고 현금 200만엔을 챙겨서 대피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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