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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Oct 07. 2019

상사맨은 왜 해외출장이 많을까?

지구 60바퀴 150만마일을 누빈 상사맨이 들려주는 tip

    종합상사맨들은 출장이 왜 유독 많을까?  


    이는 수출과 해외무역의 첨병인 종합상사의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를 하면 한층 쉽게 이해가 된다.  통상 종합상사는 제조업 기반 즉 자체 생산을 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들을 국내는 물론 글로벌하게 찾아서 구매하여 이를 다시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삼국무역(triangle business)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상사맨들은 제품 개발 및 소싱을 위해서 공급선에 대한 구매 출장은 물론 이렇게 개발 소싱 된 제품을 각국의 해외 거래선들에게 판매를 하기 위해 영업 출장을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물리적으로도 출장의 빈도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한국 본사에 있는 시간보다 해외출장 중인 시간이 더 많았다

  더욱이 상사맨이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수행을 위해선 단순히 해외에서 사서 다른 해외로 파는 것만이 아니다.  해외에서 소싱을 할 때는 경쟁력 있는 가격과 빠른 납기 그리고 품질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며 신규 시장 개척과 해외 거래선을 개발하고 판매를 하기위해서는 수많은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이러한 무역전쟁터에서는 하루하루 방심을 할 틈이 없다.


    예를 들어 구매를 하고 있는 공급선에는 수많은 다른 구매고객들이 있기 마련이며 이들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   공급선(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좀더 많은 물량을 주는 구매처의 주문에 대해서 낮은 구매단가 및 생산일정에 우선을 두게 된다.  하지만 신규 구매담당자로서 빠른 납기와 경쟁력 있는 구매단가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면 이는 한국에서 보내는 이메일과 전화 통화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공급선에선 이메일과 전화 통화 시에는 알겠다고 대답을 하지만 실제로는 우선 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출장이다.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출장을 진행하면서 공급선에서 비록 꺼리는 소량의 주문이라도 경쟁력 있는 구매가 입수는 물론 단납기에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상사맨 역할인 것이다.

    

에스토니아시장 개척 당시

    판매의 경우에도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본으로 해외 거래선에게 수많은 경쟁 제품들 중에 내가 제안하는 제품을 선택하도록 믿음과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 또한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거래선에 대해서 진심으로 파트너쉽을 가지고 같이 동반 성장을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영업을 담당하는 상사맨의 역할이며 이를 위해 현지 출장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메인 플레이어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 험한 오지를 포함한 신규 국가 및 시장개척 역시 상사맨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미션이다. 


    독자 중에 종합상사에 대해서 이해가 있다면 종합상사의 장점인 수많은 해외법인과 지사의 주재원과 현지직원들을 본사 담당자의 출장 대신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본사 해외영업에는 당연히 해외법인과 지사의 주재원과 현지직원들과 협업을 해서 업무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업 케이스마다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보통 종합상사에는 그 명칭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철강, 화학, 자원, 프로젝트, 정보통신 등 각각의 사업분야에 따른 10여개 내외의 사업부(혹은 본부)가 있다.


    해외법인은 여러 명의 주재원이 파견되는 반면 지사의 경우 1인 주재원이 파견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해외법인이나 지사에 본사 전체 사업부에서 주재원이 파견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예를 들어 나는 정보통신 사업부에 근무를 하는데 유럽법인에는 화학, 철강, 프로젝트 사업부에서만 주재원들이 그리고 브라질 지사에는 프로젝트사업부 출신의 주재원이 파견이 되었을 수도 있다.  이럴경우 유럽과 브라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 제품이나 사업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지만 현지에 파견된 주재원들과 협업을 하게 된다.  


    통상 주재원은 직접 영업을 수행하는 경우 보다는 파견된 해당 사업부 사업을 현지 직원들을(현지 채용직원으로 통상 ‘현채’라고 불림) 통해서 수행하며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파견 주재원은 자신의 원래 본사소속의 사업부(‘친정’이라고 불림) 업무 및 목표달성이 최우선 과제이며 그러한 주재원 밑의 현지직원들 역시 소속된 사업부의 목표달성이 우선 시 된다.


    이구조에서 본사 다른 사업부의 시장개척 업무를 해외법인/지사의 주재원과 현지 직원을 통해서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파견된 주재원은 자신의 전공이 아닌 다른 사업부의 제품과 사업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반면  현지 업체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상대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규 거래선 개발이나 수주활동 시에 현지 거래선에게 휘둘리는 경우가 많게 된다. 본사에서  현지 법인이나 지사에 시장개척을 요청 했을 때 오는 전형적인 피드백의 예는 본사에서 요청한 시장개발을 위해 미팅을 진행했으나 현지 업체에서 제품의 가격이 너무 높다고 한다.  가격을 더 낮춰줘야 한다 라는 메세지가 대부분이다.

터키시장 개척 당시

    이러한 내용이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는 현지 업체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언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유망한 사업기회가 있음에도 이러한 구조상의 문제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현지에 법인이나 지사가 있어도 본사 직원이 현지 출장을 통해 직접 시장개척을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사의 담당자가 적극적인 출장을 통해 시장이 개척되고 정규적인 사업관계가 셋업이 된 후에는 법인 및 지사의 관리가 한층 수월 해진다.   신규 시장 개척(거래선, 공급선 개발 등)을 위해선 담당 제품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본사 담당자의 출장이 필수불가결한 요소 인것이다.  


're:Global(다시, 글로벌)' 저자 정해평 



    종합상사에서 본사 담당자는 특정 시장을 키워서 현지에 주재원으로 파견이 되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기가 맡은 시장을 필사적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과 성과는 수많은 해외출장을 통해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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