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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Oct 15. 2019

기록광(狂)이 되어라!  성공적인 해외협상 Tip(1)

지구 60바퀴, 세계 50개국 이상을 누빈 글로벌 상사맨의 해외영업팁

    해외영업을 하고 있는 직장 후배들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적어라, 많이 적어라, 상대방의 농담이라도 받아 적어라!” 이다. 


    ‘적자생존(적는자 만이 생존한다)’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것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기록을 잘하는 것은 개인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는 핵심 비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고 '꾸준하게' 기록을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의 회사는 다이어리를 매년 직원들에게 나누어 준다.  만일 회사에서 다이어리를 안준다거나 그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시중에 얼마든지 저렴하고 좋은 다이어리 노트가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것을 구비하면 된다.  단 매년 다이어리를 지속해야 하므로 가능하면 동일한 규격의 다이어리 사용을 추천한다. 


    기록하는 것도 여러가지가 있다.  나의 예를 들어보겠다.  회사 다이어리에 매일 아침 그날 할일(To Do list)과 간단한 그 내용을 다이어리에 적었다.  동시에 전날 적었던 어제의 리스트에서 만일 못한 일이 있으면 그것을 다시 적고 우선 끝마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해야 할일의 기록 외에 팀, 사내 유관부서, 거래선 미팅 등 모든 미팅 내용을 누가 무슨말을 했는지까지 자세하게 기록했다.  보통 1년에 업무 다이러리를 1~2권정도 사용하면 평균 수준일 것이다.  내 경우는 1년에 최소 4권이상의 다이어리를 사용할 정도의 기록을 하였다.  이는 업무용 다이어리 기준이고 개인 생활을 적는 다이어리도 별도로 구비해서 매년 기록을 한다. 


    해외출장 시에 기록은 더욱 중요하다.  출장 시에는 가능하는 짐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므로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회사 다이어리 대신 수첩 크기의 출장전용 다이어리를 활용하였다.  매 출장 마다 출장 국가, 미팅 일시 그리고 거래선과의 미팅내용을 최대한 세세하게 기록한다.  나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1. 2. 3. ~ 이런 식으로 번호를 매기면서 키워드를 중심으로 가능한 한두 문장단위로 노트를 한다.  보통 미팅은 50개 정도 그리고 좀 더 정보를 찾아야 하거나 중요한 미팅은 70 ~ 100개의 번호를 매긴 내용으로 채워진다. 

출장가는 비행기안에서 지난 출장기록을 살펴본다.

    이러한 출장기록은 출장복귀 후에 미팅 상대처에게 내가 먼저 회의록(Meeting minutes)을 정리해서 보낼 때 유용하다.  더욱이 이 기록들은 다음 번 출장전에 반드시 숙독을 해서 미팅 준비를 하는 필수자료이다.  다 쓴 출장 수첩은 별도로 보관을 하며 필요할 때 마다 언제나 꺼내서 볼 수 있도록 유지하였다.  특히 다음 출장 협상 시에 기존 노트한 다이어리나 자료들을 꺼내어 상대방 앞에서 그 포인트들을 짚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협상 상대방에게는 상당한 압박감을 주는 좋은 협상술의 한가지 방법이다.  


    출장 시에는 보통 여러 거래선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내가 알고자 하는 어떠한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 각각의 업체들에게 문의를 하고 이야기 하는 것들에 대해서 잘 기록하면 시장현황을 분석하는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중요하고 민감한 이슈 등에 대해서 파악을 하기 위해서는 같은 거래선에게 지난번(전번) 출장에 물어보았던 내용에 대해서 이번 출장에 다시 질문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상대방 대답 일관성 여부 역시 상황을 이해하는 좋은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일 기록이 없다면 지난번에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무슨 말을 했었는지 기억을 정확히 하기가 매우 어렵다.    


    출장 외 해외 거래선과의 일상 업무 시에도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전화통화 보다는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의 기억은 한계가 있다.  그리고 두 사람 간 대화내용 해석도 본인이 기억하고 싶은 내용과 상대방이 기억하고 싶은 내용의 간이 차이가 발생을 한다.      

    

    후배 중에 Y대리가 있었다.  그녀는 해외거래선과 업무 대부분을 전화 통화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사무실에서 들리는 Y대리의 카랑카랑한 해외거래선과의 통화소리는 그녀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일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Y대리의 실적은 부서에서 부진한 적이 많았다.  거래선들과 통화를 하고 월초에 호기 좋게 예상했던 수주가 마감때는 불발되는 일 이 많았다.  회의 시에 부진한 실적에 대해서 질책을 받으면 Y대리는 ‘지난번 통화할 때 오더 한다고 했는데’ 라고 말끝을 흐리곤 했다.  


    전화 통화는 즉시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을 충분히 활용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전화통화 후 라도 확인 상대방에게 메일을 보내는 습관을 갖는 것은 업무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는 간단하지만 중요한 팁이다.   맡은 업무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과 해외 거래선과의 협상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비결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  그 비결은 바로 꾸준한 기록 습관이다.



're:Global(다시, 글로벌)' 저자 정해평 

  


    1) 미국 유학 당시 기록, 메모 등에 관해서 놀랐던 에피소드이다.  유학생 모임에는 당연히 한국학생들의 학생회 모임을 비롯 일본, 태국 등 각 국가에서 온 모임들이 있었다.   유학온 한국 학생들의 경우 한국에서의 인연(같은 지역, 같은 중, 고등학교 졸업 등) 혹은 지인의 소개 등으로 유학생들 중에서도 서로 서로 친한 사람들이 생기었다.  이는 다른 국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지 학교에 좀더 일찍 유학을 온 학생들은 새로 입학을 하게되는 모국의 학생들에게 현지 생활등을 알려주는 멘토역활을 하기도 한다.  한국학생들의 특징이라면 서로 친해진 학생들끼리 이러한 정보를 끼리끼리 나누는 반면 일본 학생회의 경우 현지 생활에 대한 자세한 안내 기록들을 책자형태로 만들어서 일본 유학생들 전체가 공유를 하였다.   여기에는현지 병원, 약국, 교통, 학교생활, 교수, 수업 등의 전반적인 내용들이 기록이 되어 있었다.  당시에 유치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은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려청자의 비색을 아직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고 한탄 하는 가에 대한 어렴풋한 나름의 해석이었다.


    2)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면 동감할 수 있는 기록에 대한 에피소드이다.   만일 내가 기존 직원이 퇴사를 하여 그가 하던 일을 넘겨 받게 되었을때 이 업무를 기존 담당자없이 나 스스로 이해하고 과거에 그가 했었을 지도 모르는 실수를 다시 하지 않도록 나를 위해 자세한 업무인수인계서를 받은 경험이 있는지요?   반대로 내가 업무를 물려주는 경우라면, 그렇게 기록을 해서 넘겨 주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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