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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Jun 05. 2020

나의 검도 이야기(6)

검도 5단 승단기

     마침내 검도 5단 승단을 했다.  검도 수련을 시작한지 30여년만이다.  


     사실 검도를 시작하고 승단연한에 따라 착실하게 따박따박 승단 심사를 본다면 검도를 시작 후 13년 정도면 5단이 될 수 있다.  물론 것은 매번 승단 심사에서 단 한번도 낙방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이다.  


    검도는 초단, 2단, 3단 등 단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승단 후 다음 승단 심사까지 최소 수련기한을 규정하고 있다.  만일 초단 합격을 하였다면 2단 승단은 1년의 수련 시간이 필요하고, 2단 승단이 되었다면 3단 심사에 응시하기 위해 다시 2년 수련 기간이 필요하다.  즉 다음 승단을 위해선 승단한 단수 만큼의 수련햇수가 추가로 필요한 것이다.  결국 5단의 승단을 위해선 4단 승단 후 최소 4년의 수련기간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직장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하나 중간에 수련을 중단하는 경우 등 10년이상 준히 수련을 하면서 승단심사를 빼먹지 않고 본다는 것은 왠만한 의지나 환경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   또 어떤 경우에는 검도수련은 지속을 하지만 승단심사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나의 경우도 그러하였다.  초단 승단후에 2단 심사를 12년이나 지난 후에 본 것이다.  해외출장이 상상이상으로 많았던 이유가 가장 컸지만 젊은 혈기에 '단'이 뭐가 중요한가 열심히 운동하 되고, 초단인 내가 2단 3단인 상대방에  실력이 꿀릴것이 없다는 오만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또 심사를 보기 싫었던 큰 원인 중에 하나는 '본국검법'이라는 한국에서 심사과목으로 되어 있는 검술을 그렇게 하기가 싫었었다)


    이러한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러시아 지역전문가 파견 당시에 생기게 된다.   주말을 이용해서 한국 유학생 및 현지 러시아인들이 모여서 검도를 하고 있다는 곳을 수소문해서 운동을 하게 되었다.  마침 한국인 고단자 선생님이 계시어 첫 수련후 인사를 드리는 자리에서 그분이 '자네는 3단인가 4단인가?' 라고 물으신 것이다.  


     나는 화들짝 놀라 '저는 초단 입니다.' 라고 답을 하니, 그분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실 무도수련을 하면서 일부 사람들은 겉멋이 들었거나 혹은 장난 실제 자신의 단보다 부풀려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보았지만, 자신의 단을 낮추어 이야기 한다는 것은 상상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은 이러했다.  평소 수련을 진지하고 열심히 하지는 않는 사람들 중에 심사를 앞두고 반짝 운동해서 운좋게 승단을 한 경우에 외부 혹은 고단자 선생님들과 연습을 할때 자신의 단을 낮추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 있다는 것이었다.   즉 본인 스스로가 자신이 딴 단에 걸맞는 실력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날의 헤프닝 이후 그리고 러시아 파견근무를 마치고 귀국을 하고나서 부터는 그 동안 그렇게 피했던 승단 심사를 보기 시작했다.   운이 좋았는2단, 3단, 4단 모두 한번에 합격을 하였다.

     4단 심사까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 도에서 심사가 이루어진다. 반면 5단 부터는 중앙심사라고 해서 전국의 응시자가 검도중앙연수원이 있는 음성에 모여서 심사를 보게된다.


    또한 5단 중앙심사를 보기전에 음성에서 열리는 별도의 4단 강습회를  4회 참가해야 한다.  5단 심사는 1차에 연격과 대련을 본후 당일 바로  합격자를 선발하여 2차 시험인 본, 본국검법 그리고 필기시험을 보게된다. (작년까지는 심판법까지)


     5단 심사의 합격율은 약20~30% 수준으로 각 시도에서 진행되는 4단 심사까지의 합격율보다 낮은 편이다.  1차 심사 합격 후 2차 과목에서 불합격 할경우 그 다음 심사 1번에 한해서 불합격 과목만 심사를 보게 해준다.


     첫 5단 심사..  1차 과목인 연격을 시작하는 순간 종아리 근육이 우두둑하며 파열이 되었다.   30여년 검도수련 중에 처음 는 일이 하필 5단 심사장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결국 낙방..


     그리고 다시 바쁜 일상과 계속 되는 출장.   문득 다시 심사가 다가온 것을 알게 되었다 (5단 중앙심사는 일년에 춘계, 추계 2회만).  2019년 추계심사 1차 합격 그리고 이어진 2차 과목들도 무사히 잘 마치었다.  같은 도장에서 심사를 보러갔던 검우들 모두 합격이 될것이라고 덕담을 해주었다.  


    일주일후 결과발표가 길게만 느껴졌다.  마침내 합격자 발표일,  떨리는 마음으로 명단을 보니... 불합격 이었다.  '본' 과목에서 불합격이었다.   큰 실수를 하지 않고 잘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짜증, 화가 나지 않았다면 거짓말 일것이다.   특히 이렇게 짜증이 난 이유는 2019년 추계심사 싯점을 기준으로 심사 응시 조건인 4번의 강습회 중에 2번이 만료가 되기 때문이었다.   즉 2019년 추계심사에서 합격하지 못한다면 2번 더 음성으로 내려와서 강습회를  참가해야 다음 심사를 볼 수 있게되는 것이었다.   

     결국 그렇게 되었다..  두번 강습회를 더 해야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0년 5월30일 중앙심사.  이것도 코로나사태로 1개월이 연기되어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오늘 내이름이 합격자 명단에 있었다.   2012년 4단 승단 후 4년뒤인 2016년에 5단 심사를 볼 수 있는 싯점이었으나, 출장 등의 이유로 심사를 미뤘던 것이 마침내 8년만에 강습회를 2번을 더하고 5단 승단을 하게되었다.


      묵은 체증이 내려간 기분이다.   오늘 검우들이 많은 축하를 보내주었다.   피곤하지만 오늘도 도장으로 간다.  검우들과 흠뻑 땀을 흘린 후에 승단 치맥을 해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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