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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Feb 18. 2020

공포(恐怖)스러운 전화영어

카투사 고참이 알려주는 전화영어 꿀팁

아직 영어(英語)가 익숙하지 않은 경우 특별히 어렵게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외국인(外國人)과 전화로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일 것이다. 직접 대면(對面) 하지 않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영어는 바로 앞에서 직접 마주보며 대화하는 것과는 또 다른 긴장감과 공포를 주기도 한다. 저자가 카투사(KATUSA)로 군복무를 할 때 갓 전입한 카투사 병사들이 가장 힘들어 하던 것도 전화영어 이기도 했다.


신병 카투사일지라도 전화를 받으면서 훈련받아 암기한 영어로 능숙하게 기계적으로 내뱉는 자기 관등성명을 말하는 것을 듣게 되면 상대편은 지금 전화를 받은 카투사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마련이었다. 따라서 전화를 걸어온 상대방 미군은 평소 자기의 말하는 속도대로 수화기너머로 이야기를 하기 마련이었다.


이렇게 되면 아직 영어가 익숙치 않은 카투사는 소위 멘붕에 빠지게 되는 것이었다. 이런 고역과 고충에 대해서 고참 카투사들이 우스개 소리로 신병들에게 카투사 전화영어 대응법 3가지를 알려주곤 했다.


그 첫번째는 전화를 받은 후 못알아 듣겠으면 마치 전화가 고장나서 상대방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 것처럼 연기를 하라는 것이다. “Hello? Hello?(여보세요? 여보세요?)” “I can’t hear you(안들리는데요)” “Hello?” 하고 혼잣말을 하고 마지막에는 군대라는 특수상황상 비속어인 “Shit(젠장)”이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어버리라는 것이었다.


두번째 방법은 더 황당하고 우습기 그지없었다. 카투사 자신의 입으로 “치지직~~” 하고 마치 전화가 고장 난 기계음을 계속 내서 상대가 전화를 끊게 만들라는 것이었고 마지막 세번째 대처법은 마치 영어를 잘하는 것 처럼 “으흥~ 예스~” 이렇게 상대가 말하는 것에 맞장구를 쳐주다가, “Hold on, I’ll transfer your call to XXX(기다리세요. XXX에게 전화 돌릴께요)” 이렇게 동료 미군에게 전화를 돌리라는 것이었다.


당시에 배꼽이 빠지게 웃으며 들었던 이야기들이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진지하게 느껴 지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이러한 카투사 전화대응법이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이정도의 우스개 소리가 생길만큼 전화로 하는 외국어는 그 스트레스가 크다.  특히 한국인의 영어구사 시 특징중인 하나인 잘 알아듣고 이해를 하지 못했음에도 남발하게 되는 ‘Yes’는 상대방에게 오해를 일으키며 나중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군대가 아니더라도 해외영업현장에 처음 배치된 주니어들 역시 전화영어는 무척이나 힘든 고역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걸려오는 전화를 피해 도망 다닐 수도 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경우 경험이 쌓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전화로 하는 영어대화에 대해서 공포감이 없어지며 편하고 자연스럽게 된다. 하지만 해외영업현장에서 좀더 빨리 전화영어를 늘리는 팁(tip) 한가지를 준다면 ‘이메일’을 적극적으로 업무 교신에 활용하라는 것이다.


우선 이메일을 주고받은 후에 주요 포인트 중심으로 통화를 한다면 훨씬 효과적이며 영어를 구사하는데 부담스러움을 덜게 된다. 물론 항상 모든 통화내용이 이메일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훈련을 한다면 좀더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영어로 하는데 자신감을 갖게 해줄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이메일 중심의 업무는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서 기록과 증빙이 되는 장점이 있다는 점이다.


're:Global(다시, 글로벌)' 저자 정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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