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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Nov 17. 2023

베이글(bagle) 열풍

뉴욕베이글? 런던베이글?

베이글(bagle)의 열풍이 엄청나다

거의 아침을 베이글과 진하게 내린 커피로 하루를 시작할 만큼 베이글을 좋아 하는 나로써는 아주 반가운 일이다.

신선한 로메인과 살라미햄을 듬뿍 넣어 만든 홈베이글 샌드위치

베이글에 신선한 로메인과 살라미햄을 듬뿍 넣어 만든 베이글 홈 샌드위치.   방금 내린 커피향이 진한 드립커피와 베이글 샌드위치 하나면 든든함이 점심때까지 지속 된다.

막 내린 드립커피와 함께

내가 베이글을 처음 맛본것은 약 30여년전 미국 유학에서 였다.  카투사(KATUSA)로 군복무를 해서 미군들의 식사를 했지만 카투사 군복무 당시에도 베이글을 접할 기회는 없었다.


미국 유학을 떠나 학교로 가기전에 뉴욕의 어머니 절친 친구분댁에 잠시 머물때 였다.  막내 아들래미 유학길이 못미더워 미국에 함 오신 어머니도 나와 함께 오랫만에 여고시절 절친이던 친구분집에 몇일간 머무르었다.   어머니 친구분은 매일 아침에 동네 유태인이 운영하는 빵집에 산보겸 가서 신선한 베이글 몇개를 사오시어 아침으로 우리에게 주셨다.

신세계였다!  이렇게 쫀득하고 맛난 빵이 있다니~  

너무 맛이 있고 정말 미국에 온 느낌이 팍팍 들었다.   신선한 베이글에 당시 한국에선 못보던 크림치즈라는 것을 슥슥 발라서 먹는 베이글의 심플한 맛은 다른 화려한 케이크나 단맛의 빵들 보다도 나에겐 더욱 맛있고 새로운 맛 이었다.

약 30여년 전인 당시 한국엔 베이글은 알려지지 않은 빵이었다.  어머니 친구분이 매일 아침 동네 유태인 빵집에서 몇개씩만 사는 이유는 한번에 많이 베이글을 사놓으면 맛이 없기에 신선하게 그날 새벽에 만든 베이글을 그렇게 사신다는 것이었다.

베이글에 매료된 나는 미국 유학생활 동안 베이글을 참 많이 즐겨먹었다.   비록 유태인 주인장이 직접 구워주는 작은 동네 빵집은 아니지만 플레인, 어니언, 건포도 베이글 등 여러 종류의 베이글을 코스트코에서 맘껏 살 수 있었다.  게다가 학교 근처의 유명 빵집인 오봉(O Bon Pain) 에서는 다진 훈제 연어를 크림치즈에 섞어서 베이글에 발라서 파는 베이글 샌드위치가 내가 애정하는 메뉴이기도 했다.

그렇게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종합상사맨으로 전세계 출장을 다니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가끔씩 베이글 생각이 났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아직 베이글을 한국에서 경험하기는 쉽지 않았다.  2000년 초 중반이 지나서 몇몇 제빵점에서 베이글이 나와서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먹었지만.. 생긴것만 베이글 흉내를 낸 그것은 베이글이 아닌 이도저도 아닌 베이글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부실한  그냥 모양만 흉내낸 빵이었다.

미국 출장길엔 꼭 베이글을 먹곤 했는데 우연인지 미국에 사는 친한 선배가 뉴욕에서 베이글 빵공장을 운영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완전 빙고 였다!  그후에 중남미 출장으로 미국을 지나가거나 미국 출장을 가게 되면 선배에게서 항상 20~30개씩 베이글을 받크림치즈 몇통을 함께 사서 귀국 시에 가져와서 오리지널 베이글 맛을 부모님과 즐기곤 했다.

한번은 인천국제공항이 새롭게 개항 하자 마자 중남미 출장을 마치고 미국을 경유하여 입국할 때였다.  그때도 선배를 뉴욕  에프 케네디 공항에서 만나  베이글 약30개 정도를 받아 가방 담아서 수하물로 부친 귀국길이었다.   집에가서 부모님께 맛난 베이글을 드리고 나도 고향의 맛과 같은 오리지널 베이글을 먹을 생각에 기분 좋게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긴 14시간의 비행 후 인천공항에 도착 후 수하물을 찾아서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공항세관 게이트에서 싸이렌 소리가 울리고 세관원들이 나에게 달려와서 나를 붙잡았다.

어리둥절해진 나는 무슨일인가 했더니.. 베이글을 담아온 가방 손잡이에 센서가 부착되어 있었다.  수하물이 옮겨지는 X레이 통관 검사 중에 동글동글한 베이글 덩어리들이 의심물품으로 되어 세관에서 전자센서를 채워놨던 것을 모르고 그냥 꺼내서 나갔던 것이다.

세관원들이 이 덩어리들이 뭐냐고 묻기에.. '베이글 입니다' 라고 했는데..  베이글이 뭐냐고 다시 묻고..  베이글 설명해주는데 한참 걸렸던 기억이 이제는 추억의 한장면으로 남아 있다.

암튼 그러한 때도 있었는데

지금 한국은 베이글의 열풍.. 아니 광풍 이다.   수많은 제과점들이 베이글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빵메뉴들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고..

런던베이글이 회사 구내식당 특식 메뉴로 제공 되기도

그것도 베이글이라면 '뉴욕 베이글'이 대명사인데 음식 맛없기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이름을 딴 '런던 베이글' 이라는 엉뚱한 매치로 대박이 난것을 보면 참 요지경 세상이긴 하다('런던 베이글'이라는 이름은 나에겐  냉면 맛집이라고 하면서 '북경 냉면' 뭐 이런 느낌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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