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을 하며 밥먹을 때 이런 저런 반찬을 안먹고 피하고 도망 다니던 나에게 어머니가 반찬을 들고 쫓아 다니시며 강제로 먹이던 기억이 많다.
고등학교 졸업.. 대학생이 될 때 까지도 젓갈, 순대, 선지국, 족발, 꼼장어.. 등등 그리고 당연히 닭똥집도 못먹었다. 사실 저런 음식들을 '못먹었다'라기 보다는 비위에 안맞는 듯 해서 '안먹었다'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군대를 갈 즈음해서 부터 어릴 때 피하던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물론 나중에 종합상사에 취직해서 전 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해외시장, 거래선 개척을 위해 벌레튀김까지 먹는 등.. 거의 몬도가네 수준으로 변하게 되긴 했지만....
군대를 카투사(KATUSA)로 복무하면 한가지 놀랐던 것은 부대내 미군 클럽(맥주를 마실 수 있는)에서 닭똥집 안주를 파는 것이었다. 신기했다.
물론 한국포장마차에서 처럼 조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닭똥집에 튀김가루를 입혀 치킨 튀기듯이 튀기는 것이다. 이렇게 튀긴 닭똥집에 보통 피자 먹을 때 뿌려먹는 타바스코 핫소스를 찍어 먹으면 방금 튀겨진 꼬돌꼬돌한 닭똥집 맛이 아주 일품이다.
시원한 맥주안주로 최고이다.
사실 우리가 닭똥집이라고 부르는 것은 닭의 모래주머니인 '사낭(沙囊)'이다. 조류들의 위의 일부분인 것이다. 조류는 이가 없어서 삼킨 모래나 잔돌을 모래주머니에 채워서 먹은 것을 으깨어 부순다. 이 모래주머니를 '근위(筋胃, 근육 근, 위장 위)'라고도 부르며 통상 마트에 가면 '닭근위'라고 표기가 되어있다.
닭똥집(사낭)을 영어로는 Chicken Gizzard라고 하며 맥주 Pub 깉은 곳에서 Fried Chicken Gizzard가 바로 닭똥집 튀김이다.
첫눈이 대설주의보가 발령 될 정도로 폭설이 내린날 저녁. 마침 사다 놓은 닭 근위가 있기에 튀기지는 못하고 마늘, 파, 팽이버섯 등과 함께 후라이팬에서 구워서 맥주 안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