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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Sep 03. 2019

해외 출장과 자기관리

상사맨이 수많은 해외출장을 견디는 건강관리

        입사 2개월만에 시작한 첫 유럽출장 이후 나의 출장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달에 많게는 4번 보통 1년에 20회 이상의 해외출장을 진행하였다.  구매업무를 위해선 유럽과 중국을 그리고 영업업무를 위해선 중남미로 출장을 가야했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시차에 따라 오전엔 중남미와 아시아지역 오후에는 유럽과 통화를 하였다. 그리고 남미,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홍콩, 인도, 미국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맡은 업무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출장을 다녔다.  한달에 1주일 내외의 시간만을 본사에 근무하는 나를 직원들은 우스개 소리로 본사로 출장을 온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신나고 재밌던 출장도 1년에 20회를 넘기는 수준이 되자 점차 몸에 피로가 쌓였다.  출장이 적지 않던 동료들의 “출장 몇 년 만에 몸무게가 십키로 이상 늘고 배가 이만큼 나왔다” “풍성하던 머리가 빠져 대머리가 되었다” 등의 한탄에 나도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업무 출장이라는 것은 해외에 놀러가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출장목적이 있고 이를 달성해야 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큰 것이고, 물리적으로는 다른 시차, 날씨 등에 따른 육체적인 스트레스와 피로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남미출장의 경우 비행시간만 20시간이 넘는다.  중간에 갈아타고 대기하는 시간 등을 합치면 약 30시간 이상의 이동시간이 소요된다.  즉 한국서 떠난 남미 출장은 한국시간기준으로 약 이틀후에 현지에 도착을 하게 되는 셈이다.   중남미 담당을 약5년간 하면서 매달 중남미 출장을 진행하였고 한번 출장에 최소 4개국 방문 및 기간은 2주 이상이 기본 원칙이었다.  


         남미까지 비행은 큰 움직임 없이 좁은 비행기 좌석에 앉은 채로 고칼로리의 기내식은 5번을 먹게 된다.  현지에 도착하면 거래선들과의 식사와 술 등을 피할 수 없고 따라서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지 못하면 육체적으로 비만을 비롯해 건강에 이상이 오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내가 자기관리를 위해 한 것은 꾸준한 ‘운동’이었다.  학생 때부터 수련하던 ‘검도(劍道)’를 입사 후에도 계속 수련했다.  특히 출장 복귀 후 시차적응 및 출장 중에 본의 아니게 섭취하게 되는 고열량의 식사와 과식 그리고 스트레스 조절을 위해선 땀을 흠뻑 흘리는 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30시간이 넘는 중남미 출장을 비롯 어느 국가의 출장이지 귀국하여 집에 도착해 도장에 갈 시간이 된다면 아무리 피곤해도 죽도와 호구를 챙겨 들고 도장으로 갔다.   도장에서 흠뻑 땀을 흘리고 운동을 마치고 숙면을 취하면 귀국 후의 빠른 시차적응에도 훨씬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운동 습관은 나중에 러시아 지역전문가 파견과 유럽 주재원 근무 시에도 틈틈히 현지에서 시간을 내어 검도 수련을 지속하였고 이는 해외 생활 및  업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훌륭히 해주었다.


유럽 주재원 당시 (귀임전 마지막 수련 후 기념사진)

       

        출장 중 묵게 되는 호텔에 휘트니스 센터가 있다면 이용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 역시 한때는 운동화와 운동복을 챙겨서 휘트니스 센터를 이용한 적도 있다.  하지만 제한된 출장비로 묵게 되는 호텔의 수준에 따라 휘트니스 센터는 없는 곳이 더 많다.  또한 출장 가방에 차지하게 되는 운동화의 부피도 상당하다.  따라서 출장 중에 멋지게 호텔에서 휘트니스를 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내 경우에는 그리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달었다. 따라서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하고 몸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출장 도착국가의 시차적응을 위해서 나는 출장 이동 비행기안에서는 되도록이면 잠을 자지 않는다.   특히 나에겐 출장국가로 가는 비행 시간은 비록 좁은 좌석이지만 준비한 출장자료를 조용히 집중해서 검토를 하는 중요한 시간이 된다.  한국과 출장지에서 바쁜 일상과 달리 비행기의 이동 시간은 내게는 여러가지 생각의 정리를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된다.


        그리고 도착한 국가의 현지 시간에 맞추어 생체리듬을 맞추는 노력을 한다. 아침에 도착한 국가는 당연히 거래선과의 미팅 등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고 오후에 도착한 국가는 비행에 피곤하고 노곤하더라도 저녁 식사 후 현지시간으로 정상 취침시간을 지킨다.  물론 몸에 이미 맞춰진 한국 시간 때문에 예를 들어 유럽으로 출장을 가게 되면 몇일 간은 어쩔 수 없이 새벽 3~4시경 잠을 깨게 된다.  유럽의 새벽 4시면 한국 아침 출근 시간이므로 출장지에서 새벽부터 한국과 교신 등 업무를 일찍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긴 하지만 빠른 출장 시차적응을 위해서 무조건 현지시간에 따라서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출장 중에 본인이 좋아하던 안 좋아하던 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자리 일 것이다.  현지 거래선은 외국서 온 손님을 대접하고자 할 것이다.  또한 현지 지사가 있는 경우에는 본사 출장자와의 식사자리에서 회포를 풀면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술 한잔 일 것이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손님에 대한 접대와 환대의 의미가 중요하기 때문에 출장 시 이러한 술자리를 피하기는 쉽지가 않다.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의 소주보다 훨씬 보드카와 같은 술을 즐겨 마시는데 출장의 들뜬 기분으로 자칫 과음을 할 수도 있다.   더욱이 출장지와 한국과의 시차가 있으므로 피곤한 몸상태에서 평소 본인의 주량을 과신해 무리를 하게 되면 생각치도 못한 큰 낭패를 겪게 될 수 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re:Global(다시, 글로벌)' 저자 정해평 



        

       출장 중에 술자리는 과음이 되지 않도록 본인 스스로의 자제와 절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출장자인 나 혼자와 상대측 여러 명과 술자리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과음을 하지 않고 요령껏 술을 마시는 자신만의 술자리 노하우(know-how)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해외출장이 잦다면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통해 본인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빠른 시차적응은 물론 상대방과 미팅, 협상 시에 체력, 정신적으로 안정된 대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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