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는 입으로 하는게 아닙니다
아마 검도라는 운동(무도)를 수련하는 사람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들도 있으리라 생각이 들지만 아래는 어디까지나 나 개인의 생각이다. 그리고 아래 내용은 검도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초심자들이나 초단 정도의 단위를 딴 수련자들 보다는 일정기간 이상 검도를 수련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1. 승단 심사 안보는 사람들
검도를 수련하는 기간은 꽤 되지만 승단에 대한 의지와 욕심이 없고, 승단 심사 전 필요한 강습회 참가 등에 대한 시간 부족 등 승단 심사를 안보는 사람들의 이유는 여러가지 이다.
물론 나 역시 그랬었다.
개인적으로 유학중에도 지속한 검도 수련때에는 해외에서 승단심사를 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직장인이 된 후에는 한달에 몇번씩 나가는 해외출장이 심사를 응시 못한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시간이 될 때라도 굳이 승단 심사 응시를 안하곤 했었다. 왜? 정말 본국검법 이라는 희안한 칼춤이 너무 너무 싫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어리고 젊었었기에 나는 나름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자만을 했을 때인지라 초단인 내가 3, 4단인 상대와 대련을 해도 내가 더 많이 잘 때린다는 아주 바보같고 치기어린 오만한 생각을 하던 때도 있었다.
게다가 나는 심사는 안봤지만 출장이 없으면 매일 도장에 나가서 열심히 수련하고 있었는데, 어떤 이들은 다음 승단에 맞춰 심사 한두달전에만 다시 도장에 나와서 승단을 위해서만 반짝 나왔다가 합격하면 합격한대로 떨어지면 떨어진 대로 또 도장에 안나오는 사람들도 보았었기에 '과연 단위 의미가 크게 있나?'라는 생각을 갖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초단으로만 12년 가량 머물렀던 내 눈에 도장에도 열심히 나와서 운동을 하지 않고 심사전에만 나와서 검도한지 3년, 4년만에 2단 3단이 된 사람들을 어찌보면 우습게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물론 나는 해외근무 중 검도 수련 때 만난 8단 선생님의 이야기에 마음을 바꿔서 그 후에는 승단 심사를 빼놓지 않고 보게되었다. 물론 해외출장 등으로 승단 기간이 한참 지나서 보게 되는 경우가 계속 있었지만 일부러 승단 심사를 회피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도장에서 보면 검도를 10~ 20여년 넘게 했지만 아직도 초단, 2단, 3단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많은 경우 생업 때문에 강습회 등의 별도 시간을 내기 힘든 경우도 있지만 또 적지 않은 경우를 보면 자신들이 개인 운동을 하는 것이기에 굳이 승단은 필요 없다라는 생각과 함께 나름 (검도) 운동경력이 쌓였기에 자신들이 검도를 꽤 잘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 역시 한때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적이 있었기에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승단을 하면서, 즉 승단을 준비하며 스스로를 점검하는 연격과 대련 등의 검도 실기, 이를 평가 받는 승단 심사, 그리고 불합격, 합격의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느끼게 된 것은 사뭇 달랐다.
내 스스로 초단 때의 칼과 2단의 칼 그리고 3단 4단 때의 칼이 달라짐을 느꼈고 중앙심사를 통해 승단하는 5단 이후의 칼은 같은 나이지만 또다른 칼과 검도가 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검도를 수련하며 검우들과는 검도 기술 등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즉 다른이의 칼에 대해서 평가를 할 위치도 아니고 내칼을 자랑할 위치도 아니기에 그냥 열심히 스스로의 검도를 수련해서 단위에 부끄럽지 않은 칼이 되려고 노력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친한 검우들 특히 후배들 중에 승단 심사를 안보는 사람들에게는 승단 심사 볼 것을 추천을 한다.
내 개인적으로 승단 이란... 승단 심사의 준비와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칼을 돌아보게 되고 또 승단을 하게 되면 그 단위에 맞는 칼을 쓰고자 노력하는 분명히 좋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 입검도 하는 사람들
참 말하기 껄끄러운 주제이다. 하지만 검도를 수련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도장에서 수련을 하다보면 한두번 느끼게 되는 이슈가 아닐까 한다.
검도이던 다른 무도이던지 도장에 들어서게 되면 그 도장의 관장이나 사범이 지도를 하는 것이 당연한 룰이다.
하지만 유독 검도에서는 관장이나 지도 사범 이외에 일반 관원들 중에 선배(수련자 보다 고단자이거나 오래 수련한 사람들)가 이런저런 지적(지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호구를 입고 두명이 서로 대련을 하는 것이 수련의 주를 이루다 보니 후배 수련자의 자세, 타격 등등에 대해서 같이 대련한 선배 수련자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기회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히 관원들 중에는 고단자 이거나 수련을 오래한 선배들이 있고 그런 조언은 후배관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맘이 클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는 검도를 수련하는 사람이라면 참으로 경계를 해야하는 행동이라고 생각을 한다. 우선 도장에서는 해당 도장의 관장이나 사범의 지도를 따르는 것이 기본이자 예의이다.
검도에서 말하는 '수, 파, 리' 란, 즉 기본을 배우고 익히고(수), 그러한 기본을 충분히 익혀서 자신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파)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것을 창조하는 것(리)이다. 일반인으로써 30년 이상 수련을 하고 있는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회인들 이라면 아직도 '수'의 단계를 맴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검도와 무도에서 가르친다는 것은 몸으로 그것을 직접 실행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몸으로 그것을 보여주고 배우는자가 체험하게 하면서 가르쳐야 할 터인데.. 소위 '입검도'를 하면서 가르치는 사람들은 스스로 말하는 것이 자신의 몸으로 실행이 안되면서 말로써 지적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후배가 물어보고 가르쳐 달라고 해도 관장이나 사범에게 물어보라고 해주는 것이 맞을 터인데 묻지도 않았는데도 오지랖 넓게 지적을 하면서 가르치려는 소위 '꼰대짓'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렇게 '입검도'를 하는 사람들 중에 적지 않은 케이스가 위에 언급한 나름 검도 수련은 일정 기간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승단을 하지 않은(못한?)' '고인물'들이 많다는 점이다 (내가 여기서 '고인물' 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수련 기간이 길다는 본인들의 주장과 달리 그들은 승단의 노력과 과정을 거쳐 자신의 수련 기간과 수련의 깊이에 대해서 평가를 받아서 정식 승단을 하지 않았기에)
고인물들의 특징은 검도를 좋아하고 수련을 일정기간 이상 했기에 이것 저것 보고, 듣고해서 검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참 많다. 일본 검도선수들 이름을 줄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국내 어느 어느 도장의 누구 관장도 알고 국내 실업선수들도 잘 안다는 말까지 하는 등 누가보면 정말 검도계의 거물로 느껴질 정도이다. 입검도로는 이미 8단 범사이다.
입검도 자신보다 높운 고단자들이 옆에서 함께 하는 계고 중에도 자신과 대련하는 후배를 대련 중에 세워 놓고 입으로 지적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게다가 입검도를 즐겨하는 분들의 특징은 자신들과 비슷한 연배이거나 자신과 비슷한 수련의 기간을 갖고 있지만 정상적인 승단을 한 사람들 그리고 본인보다 연장자이며 검도도 더 오래 수련을 한 고단자들을 인정을 하려하지 않고 거북해하거나 대면대면 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칼이 안먹히는 상대(당연히 안먹히는 것이 정상이고)들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대련을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승단을 안(못)하거나 입검도를 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 중에 하나는 본인이 검도를 10년, 20년 이상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이들이 말하는 10년, 20년 검도를 했다는 것은 검도에 입문을 10년 혹은 20년 전에 했다는 것이지 지난 10년 20년간 정말 진지하게 검도를 몸으로 수련한 것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마치 골프치는 사람들에게 드라이버 거리가 얼마나 되냐고 물으면 230, 240미터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실제 이런 사람들과 라운딩을 해보면 필드에서 200미터는 커녕 180미터도 안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기 비거리를 거짓으로 말했다고는 생각안한다. 다만.. 이들이 말하는 240미터는 과거 언젠가 한번 내리막 코스에서 '오잘공'으로 잘 맞았던 좋은 점수를 자기 통상 비거리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입검도 검사들도 안타깝지만 실제 자신의 실력과 모습은 인지하지 못하고 상상속에선 아마 자신이 에이가 선수나 다케노우치 선수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