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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Nov 01. 2020

교양 있는 독일 히든챔피언 트룸프


     독일에는 히든챔피언 기업이 많다.  숨어 있어 잘 안 보이지만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기업들이다.  특징은 높은 기술력과 글로벌 역량이다. 공작기계 업체 트룸프(Trumpf)도 독일의 대표적인 히든 챔피언이다. 목공소로 시작해 함석 자르는 절단기를 거쳐 공작기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었다.  일찍이 레이저의 유용성에 착안해 레이저를 공작기계에 활용해 성공했고  지금은 공작기계뿐 아니라 레이저 기술 분야 1등 기업으로 성장했다.

니콜라 라이빙거 CEO와 본사 전시장 (사진-이코노미조선)

   레이저 점유율 1위

   트룸프 사는 1923년 크리스천 트룸프가 설립한 회사로 후계가 없어 수습생 출신 베르톨드 라이빙거가 물려받는다. 라이빙거 회장은 회사를 잘 키워 공작기계, 레이저 기술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들었다. 독일 히든챔피언의 특징이기도 한 한 우물 파기, 글로벌 시장 지배가 트룸프사에게도 적용된다. 공작기계 한 분야에 집중해 정상에 오른 후  레이저 기술을 도입해서 레이저 기술도 정상에 오른 케이스다. 금속 절단용으로 도입한 레이저 기술이지만 연구개발을 지속해 의료분야까지 진출했다.  세계 레이저 시장 점유율 24%로 1위이며 2,3위 미국 기업들과의 차이도 크다. 인더스트리 4.0을 시작한 독일의 4차 산업 혁명 과정에 대표 기업의 하나로 참여하고 있다. 중견기업으로서 스마트 팩토리 성공사례도 만들어 냈다. 6만 4천여 개에 달하는 세계 각지의  트룸프 기계가  연결되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TruConnect로 알려진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검사, 장애진단, 수리가 원거리로 가능하진 것이다.      

독일 지식공장 (Wissensfabrik) 소개 (출처: Wissensfabrik)

  지식 공장

  수습생으로 시작한 베르톨드 라이빙거 회장은 청소년들의 실습과 현장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시작한 독일의 초. 중. 고 학생들 대상 공장 견학 프로그램은 지금은 전 독일 산업계 차원의 지식공장(Wissensfabrik)으로 발전했다.  2005년 시작된 ‘지식공장’의 목적은 청소년들의 현장 견학과 실습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15년이 지나는 동안 BASF, Bosch, 티센 그룸 등 독일 140개 주요 기업이 참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들의 창업지원으로 내용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타계한 베르톨드 라이빙거 전 회장의  후계는 딸, 아들, 사위가 맡고 있다. 딸은 CEO, 아들, 사위가 이사회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토마스 만의 팬이었던 아버지를 닮아 토마스 만을 좋아하는 니콜라 라이빙거 회장의 애독서는  ‘부덴부르크 가의 사람들’이다. 북독 상인 가문의 흥망을 다룬 내용이다. 니콜라 라이빙거 회장은 특히 조직관리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  자녀 양육 여성근로자들을 위한 탄력근무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경영자다. 초과근무 운영도 합리적이다. 

   가령 일주일 3시간 더 일하고 모아진 년간 130여 시간의 관리 시스템이 모범적이다. 저축 시간의 1/3은  우선  지불하고, 나머지 2/3 중  영업이익 7.5% 이상시 1/3을, 15% 이상시 추가 1/3을 지급한다. 경영성과와 연동되어 있어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종업들이 기꺼이 수용한 제도다. 아버지 라이빙거 회장이 즐겨 썼던 말 중에 “말은 난쟁이, 실천은 거인”(Worte sind Zwerge, Beispiele sind Riese)이라는 말이 있다. 히든챔피언 트룸프의 성공 키워드는 바로‘실천’에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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