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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Nov 01. 2020

M&A의 신 일본전산

 

    정밀모터의 글로벌 선두주자  일본전산은 높은 기업 인수 성공률로 유명하다. 손정의 회장이 ‘바둑으로 치면 50수 앞을 보고 인생 베팅을 했다 “고 한 ARM의 인수에 대해 일본 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은 ”나 같으면 10분의 1 가격에 인수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기업의 일반적인 특징인 지마애(自前주의), 즉 자체 해결 문화와는 사뭇 다른 기업이다. 성공 포인트는 오랫동안 준비해서 꼭 필요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가격 산정도 정해진 공식이 있어 공식을 벗어나면 보류하고 기다린다.  

    

일본전산(Nidec) 로봇 (사진-닛케이)

    60건의  성공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인수합병 실패율은 70%에 달한다. 일본 기업의 경우 88%라는 통계도 있다(LG 경제연구소). 나가모리 회장은 그동안 60여 건의 인수합병을 모두 성공시켜 대부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유체 동압 베어링의 Tosok, 로봇 감속기의 심포 공업, 스마트폰용 소형 모터의 산요 정밀 인수가 대표적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인수 목적이 분명하고, 낮은 가격으로 인수하며, 모범적인 사후관리(PMI)가 특징이다. 인수 대상 기업 리스트를 항상 준비해서 자료 수집, 방문을 통해 정보를 축적한다.  가격은 기업가치를 수익으로 나누는 배수평가법(EV/Ebita)과 미래 현금흐름 평가법을 활용한다. 가격이 배수 평가 기준 10배 이상이면 포기한다. 영업이익률 목표 달성과 투자금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수 후에는 1명의 관리자를 파견하는데 회장의 전략을 잘 아는 직원을 보낸다. 경영은 자율경영을 원칙으로 하되  일본전산의 경영철학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한다. 적절한 사람이 없을 때 교체한다.  D-1 날 나가모리 회장은 ”해고는 없다 “는 인사말로 조직을 안정시킨다. 인수 후 우선 사항으로 원가절감 계획을 세워 달성을 유도한다. K프로(사무용품 비용 절감), M프로(자재비 절감)로 알려진 원가절감 계획 달성을 통해 직원들의 자신감 회복을 돕는다.     

나가노리 시게노부 회장 (출처: arasplm)

    미래 준비

    일본전산 경영의 요체는 직원 의식을 깨워주는 것이다. 신입 사원 채용 때  빨리 달리기, 밥 빨리 먹기, 큰 목소리로 말하기로 선발한 일도 있다. 물론 초창기 때 일이지만 지금도 기업 문화에 배어 있다.  입사 10년 차 직원은 연봉이 3배, 20년 차에 다섯 배가 되는데 의식은 100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나가모리 회장의 지론이다.  3류의 겸손과 1류의 열정을 갖춘 보통 직원이라면 회사를 성장시킨다고 한다. 한국 기업 인수합병 사례도 있다. 고성능 모터 기업 S사의 경우 87년에 인수했다가 매각한 적이 있다. 그 후  부실경영에 빠지자 2013년에 재인수해 흑자로 전환시켰다. 사업 내용을 잘 아는 직원들로 경영진을 구성해 기록적 매출과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미래 준비는 일본 전산의 또 다른 특징이다. 최근 독일 로봇 부품 기업 5개사를 인수한 바 있다. ”신발장 정리를 맡긴 직원이 그 일을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면 누가 그 직원에게 신발정리만 하도록 놔두겠는가 “ M&A의 신,  일본전산 나가모리 회장의 생각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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