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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Dec 05. 2019

애플, 기술과 영혼의 합작품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미국- 애플)

         

<사진-BTV 뉴스 재인용>

   애플의 성공을 설명해주는 표현들이 많다. 세계에서 현금이 가장 많은 기업, 시총 1조 달러 돌파, 브랜드 가치 1위 등이다. 스마트폰 점유율을 얘기할 때 1위 삼성, 2위, 3위 애플과 화웨이를 얘기하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애플의 위치가 압도적이다. 판매량으로는 2위 혹은 3위이지만 판매액으로는 1위(40%), 영업이익으로는 큰 차이로 1위(73%)이다. ‘플랫폼 제국의 미래’를 쓴  스콧 갤러웨이는 애플의 매력으로 ‘섹시’ ‘럭셔리’ 이미지를 들었다.  애플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스티브 잡스가 남긴 특허는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추가로 141개가 등록되어 총 458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완벽주의로 알려진 잡스의 기술 집착은 우주를 놀라게 할 만한 제품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개인 컴퓨터 시대를 열었던 애플 2, 마우스와 GUI 기능으로 컴퓨터 역사에 남을 매킨토시, 모니터와 본체가 합쳐진 일체형 아이맥, 그리고 연이어 나온 히트작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그 예이다.

     

   아이맥 (iMac)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후 연봉 1불 조건으로  애플에 복귀한 잡스의 첫 번 째 제품이 아이맥이다. 인터넷 맥킨토시의 줄임말인 아이맥은 본체와 모니터 일체형으로 사용자 편의, 가성비, 디자인 면에서 탁월했다. 12년간의 부재후 복귀한 잡스의 여유와 주식배분 등 성숙된 경영자의 모습은 첫 제품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첫 해 200만 대가 팔린 아이맥은 기능, 편의, 세련미, 가성비가 월등해 오늘날까지도 시리즈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맥은 우수한 디자인 능력에도 불구 인정을 못 받고 있었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의 재능을 발굴하는 계기가 된 제품이기도 하다. 조나단 아이브의 단순하고 명료한 디자인은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철학과 어우러져 연속된 I-시리즈 애플 히트작들을 탄생시킨다.

     

    아이팟(iPod)

    넥스트 시절 자회사 픽사를 통해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를 히트시킨 잡스는 애플 복귀 후 컴퓨터 너머의 세계에도 눈을 돌렸다. 음악도 그중 하나다. 원체 비틀스와 밥 딜런 팬이기도 한 잡스가 아이팟에 관심을 갖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사운드 잼 MP 소프트웨어였다. 디지털 음악파일을 재생하는  이 소프트웨어에서 인사이트를 얻은 잡스는 개발자 제프 로빈스와 그가 속한 회사 캐스티 앤 그린을 통째로 인수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CD의 노래를 컴퓨터로 복사해 들을 수 있는 아이튠즈 프로그램, MP3 플레이어 아이팟, 음악 라이브러리 iTunes 뮤직스토어의 3가지 작품을 만들어내 음악시장의 혁명을 일으켰다. 호주머니에 1000개의 음악을 담아 다닐 수 있고, 한 곡당 99센트에 음악 한 곡을 다운로드할 수 있어 당시 음악산업의 장애물이었던 불법 다운로드 문제 해결, 작곡자, 음반 사업자와의 수익 분배 효과  1석 3조를 얻은 것이다. ”단추를 세 번 만 눌러 곡을 찾을 수 있을 것, 메뉴가 금방 눈에 들어올 것, 음량이 충분할 것“이란 잡스의 희망사항을 조너선 아이브는 그 이상으로 반영해 아이팟은 아이맥과 불투명한 애플의 미래를 밝게 비추는 등불의 역할을 했다. 음악을 정당하게 가격을 지불하고 들을 수 있다는 것, 작곡가들은 창작에 전념하고, 음반사들은 시장에 안심하고 공급하는 생태계가 조성된 것이다.  아이팟에 전화기 기능이 부가되고 다양한 콘텐츠의 앱 스토어를  담은 아이폰의 시대가 도래하는 데 길을 열어준 셈이다.   


     아이폰(iPhone)

    ”애플은 오늘 휴대폰을 재발명합니다 “로 시작한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출시 메시지는 휴대폰, mp3 플레이어, 인터넷이 합쳐진 하나의 기기를 소개했다. 아이폰 탄생 배경 관련 일설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스타일러스(터치펜)로 작동되는 태블릿을 개발해서 애플에 자랑삼아 보여준  자극이 되었다는 말도 있다. 스콧 포스톨 전 애플 부사장에 따르면 2004년 점심시간에 주위를 돌아봤을 때  핸드폰 사용자들이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들로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잡스는 포스톨에게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크기에 멀티터치도 가능한 태블릿을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을까?”하고 물었다. 아이폰 프로젝트 '퍼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이팟 성공 경험에 핸드폰, 인터넷 기능을 추가해야 했다. 스콧 포스톨은 iOS 운영체제 개발을 맡았다. 운영체제 기술은 넥스트 시절 개발한 소프트웨어 넥스트스텝 기술을 바탕으로 한 맥 오에스 텐(맥 OS X), 또 멀티터치 기술은 뉴튼 PDA 개발 시 활용한  기술을 응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의 칩 성능, 브라우저 속도로는 난해한 과제였다. 그 당시 메일용 휴대폰으로 인기를 끌었던 블랙베리의 창업자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러닝머신 운동 중에 아이폰 발표를 보게 되었다. “OS만 메모리에서 7백 메가를 차지했고 프로세서가 2개 들어  있었다.  블랙베리는 프로세서 한 개 위에서 돌아가며 겨우 32메가만 차지했다. 그 과부하 때문에 아이폰 브라우저 사용은 AT&T 같은 이통사의 망을 교통체증에 빠뜨릴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한 일이지?”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폰이 가져온 유비쿼터스 소통은 인류문화의 혁신으로 평가된다. 앱스토어가 가져온 경제효과만으로도 가히 혁명적이다. 아이폰 앱스토어에 참여한 앱의 숫자가 200만을 넘었다. 앱 스토어 오픈 10주년인 2018년 애플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개발자에게 돌아간 누적 수익이 1천 억 불을 넘어섰다. 앱애니 분석에 따르면 모바일 앱 경제규모가 2016년 1.3조 달러, 2021년에는 6.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총 수출규모가 17조 달러 규모임을 감안하면 앱 경제의 규모와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기술과 영혼

  우주에 흔적을 남기자(Put a ding  in the universe).  갈망하라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 생각을 달리하라(Think different), 인생은 여정 자체가 중요하다 (The jounney is reward). 잡스가 남긴 건 물건뿐 아니다. 인류의 삶에 깊은 생각거리를 남겨줬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날마다 Day-1, 즉 첫날의 자세로 일하자고 다짐하는 것처럼 잡스는 날마다 그날이 마지막 날처럼 혁신의 삶을 보여줬다. 잡스는 20대 자아발견 여행이었던 인도 여행에서 돌아온 후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국에서 불교를 전하던 일본 선불교 선사 오토가와 고분을 멘토로 모시고 수행을 했고 결혼 주례도 부탁했다. 오토가와 고분은 일본 선불교를 미국에 확산시킨 스즈키 순류의 제자다. 선불교(선종불교)는 교종 불교가 경전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참선에 의한 깨달음을 강조한다. 애플 디자인의 단순 명료함, 잡스의 축소 지향적 제품 및  전략과의 연관성을 엿볼 수 있다. 일본 선불교는 한국의 9세기 대비 400년 늦은 13세기에 전해졌다. 영혼이 담긴 애플의 제품은 뿌리가 있는 셈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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