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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Dec 05. 2019

좋은 일자리 창조의 모델, 인포시스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인도- 인포시스)

 

<마이소르 캠퍼스-인포시스><사진:인프시스>

   인도의 4백만이 넘는 젊은 인재가 일하고 있는 IT서비스는 인도의 최대 일자리 산업이다. 처음엔 미국 기업들에게서 받은 월급 계산 업무나 콜센터 서비스와 같은 단순한 용역 업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계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고급 일자리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인도 GDP의 8%를 기여하고 있고 규모가 상품 수출금액의  40%에 달하는 IT 서비스 산업은 인도 경제 부흥의 효자다.

     

   ‘세계는 평평하다’ 주인공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 (TCS), 인포시스(Infosys), 위프로(Wipro) 3개 사가 인도 IT 서비스 산업의 주역이다. 세계 IT 소싱 업무의 55%를 차지하는 인도의 산업 위상 정립에 기여한  이들 3인방 중 특별히 주목을 끄는 기업은 인포시스다. 인도 재벌 그룹 타타의 후광을 업고 있는 TCS, 식용유 사업에 뿌리를 둔 위프로에 비해 맨손으로 시작해 인도 벤처의 모델이 된 기업이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 토마스 프리드먼은 인포시스를 방문하고 나서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 나섰다가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알았다면 자기는 인도를 보고 나서 ‘지구는 평평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인터넷이 만든 글로벌 평평한 일자리 기회를 의미한다. 인도 기업에서 발견한 아웃소싱, 오픈소싱, 오프 쇼어링 등 새로운 글로벌 일감 나누기 방식 때문에 국가 간 경계가 무너지고 세계는 더욱 평평해질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딜리버리 모델(Global Delivery Model)이라는 세계 차원의 일감 발굴, 나눔, 모음의 아웃소싱 방식의 원조인 인포시스의 성공 비결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인재육성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14주간 교육을 시킨다. 글로벌 교육센터가 있는 마이소르 캠퍼스는 한 번에 2만 명을 교육할 수 있는 글로벌 교육센터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인재들이 회사가 필요한 일을 익힐 수 있도록 강한 훈련을 시킨다. 미국의 유수 대학 졸업자라 할 지라도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교육 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면 탈락할 수 있다. 트럼프의 전문직종 외국인 비자발급 규제에 따라 미국 현지에서 1만 명을 채용하기로 한 인포시스는 채용 대상자로 인포시스의 교육 수료자로 자격을 제한할 정도로 수준이 높은 과정이다. 인도 기업 중 미국 전문직종 비자( H1-B) 최다 보유 기록을 갖고 있는 이 회사의  인재양성 시스템을 설명해준다.

      

   인재양성, 그 성공의 비결

   독일의 벤츠와 BMW는 자사의 IT 인프라 관리를 HP, 후지쯔에 맡겼다가 인포시스로 바꿨다. SAP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업무 지원 서비스  파트너로 인포시스를 선택했다. 미국에 65%, 유럽에 25% 정도의 고객을 갖고 있는 인포시스는 최근 미국 시장의 외국 인력 규제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은 4차 산업 혁명에 따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블록체인 역량을 갖춘 엔지니어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수요에 대응해 인포시스는 준비된 인재육성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금년 2분기(2019)에 벌써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매출이 총매출 중 35%를 넘어섰고,  조만간  5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사업 전환 중이다. 미국 2명, 인도 3명의 팀을 이뤄 미국 고객이 퇴근할 때 일감을 받아 12시간의 시차를 이용해서 다음날 아침 시간에  미국으로 보내는 방식을 개발한 인포시스다. 미국 기업 대상 아웃소싱 원조답게 이제는 글로벌 차원의 아웃소싱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 받은 일감을 동구권, 중국, 중남미로 보내고 있다. 신흥국 고객의 수요 고급화로 그 반대 소싱 서비스도 제공한다. 100개가 넘는 글로벌 지사, 개발센터와 현지의 수준 높은 인재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수한 교육과 함께 종업원 부자 만들어주기 정책도 고급 인력 유지의 비결이다. 창업자 7인의 주식 보유 비율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 대신 종업원들에게 주식을 분배해 달러 기준 백만장자 이상의 주식 부자가 3천 명이 넘는다. 창업 가문 2세 경영 배제도 투명경영에 일조한다. 

     

    IT 인도

   인도에 R&D센터를 갖고 있는 기업은 1천 개에 달한다. (2016년 기준 943개사, 1165개 센터 (KIAT)). 화웨이 해외 최대 연구개발 센터도 인도에 있다. 소프트웨어 능력 인증 자격(CMMI) 취득도  미국을 앞질러 인도가 세계 1위였다. 최근에는 중국의 취득자가 급증해   1등이  바뀌었지만 축적된 소프트웨어 전문가 숫자는 인도가 단연 선두다. (CMMI 레벨 5 취득 : 중국 651, 인도 178, 한국 6)(2019.8월 기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풍부한 인도 소프트웨어 인재 풀은 미국 기술기업 사회에서의 높은 비중으로 연결된다. 미국 전문인력 비자 발급의 70%를 인도 인력이 차지한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압도적으로 높은 인도 인력 기반이다.  인도인 미국 벤처 창업 1호라 할 수 있는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비노드 코슬라 공동창업자는 인도 기술인력 망 구축 원조다. 그가 주도해 설립한 미국의 인도 기업인 모임 (TiE)는 회원 15,000명으로 멘토링, 인큐베이팅, 펀딩으로 인도 IT인력 글로벌화를 돕는다.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 소프트의 CEO 산티아 나델라는 우수한 IT 경영자로 평판을 얻고 있다. 미국 기술기업을 이끌고 있는 다수 인도인의 예다.  혁신은 미국인, 관리는 인도인이 적합하다는 평가에는 한 자리에 오래 있고, 직원들에 대한 포용력이 넓은 인도인 특징을 설명한다. 인포시스의 기술인재 양성 기반에는 출구 미국과 함께 입구 역할을 하는 인도의 교육기관을 들 수 있다. MIT, UC버클리에 이어 세계 3위 공대인 인도공대(IIT)는 인도 IT 인력 배출의 대표기관이다. 인도 각 지역에 23개 캠퍼스가 있다. IBM 엔지니어의 28%, NASA 직원의 32%, 실리콘밸리 창업자의 15%, 미국 의사의 12%가 IIT 졸업생으로 알려질 정도로 미국 고급인력 시장의 배출 창구다.  인포시스의 공동창업자 중 나라얀 무르티, 난단 닐레카니 회장, 그리고 3대 IT기업의 하나인 위프로의 아짐 프렘지 회장도 이 대학 출신이다.    

 

  인포시스의 미래

  창업 1세대가 물러나고 외부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두 번째 경영자를 맞은 인포시스는 경영자 교체기에 따른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탄탄한 기술인재 기반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 수요에도 잘 대응하고 있다. 2대 외부 전문가 경영자인 팔렉 CEO의 디지털 부문 매출 35% 달성, 독일 센터 확대 등 기술 전환, 지역 전환의 경영이 주목된다. 최근 경영 관련 잡음도 있지만 오랜 창업 1세대 경영 이후 맞고 있는 전환기 증세로 간주된다. 단순 소싱 업무에서 시작해 글로벌 165개 은행 고객 3억 5천만이 쓰고 있는 금융 통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Finacle)을 개발한 것은 인재 제일주의 인포시스의 핵심 경쟁력의 성과물이다.    인포시스의 역량은 4차 산업혁명으로 도래하는 디지털 신기술 시장 수요에도 잘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SAP와의 디지털 서비스 협력 체제 구축, 뒤셀도르프, 뮌헨 개발센터 오픈 등 시장 확대,  미국의 AI 등 혁신기술 센터 4곳 오픈 등 미국 시장 대응은  그 일환이다. 한국에 들어온 인도 IT서비스 기업들은 한국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이들 인도 기업에 의하면 한국 기업은 높은 하드웨어 기술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 대한 안목, 시스템적 글로벌 협력에 대한 역량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IT 서비스 협력망을 구축한 인도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당나라 현장 법사, 신라의 혜초 스님이 유학한 인도의 날란다 사원 대학은  당시에 1만 명의 학생, 2천 명의 유학생이 붐비는 글로벌 인재 양성의 요람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우주의 근원, 무한대, 무의 개념으로 인간의 의식 확장에 기여한 인도인은 숫자 '0'의 발명자이자 십진법을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전한 전도자이기도 하다. 일본의 고급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수요는 이웃나라 한국을 지나쳐 인도와 동남아로 간다. 중국은 세계 소프트웨어 역량평가 1등 국가로 새 기술 시장의 흡수자로 부상하고 있다.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에 매진해야 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잠재적 파트너로 인도 기업이 부각되고 있다.  인포시스를 다시 보게 되는 이유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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