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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Dec 08. 2019

오므론의 제품 철학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일본- 오므론 )

     

오므론 장애인 공장 (오므론 교토 타이요)(사진-오므론)

      교토에는 일본 강소기업들이 많다. 기업의 사회 공헌 얘기에 자주 회자되는 기업인 오므론도 교토에 있다. 창업자의 경영철학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예측해서  만드는 것이다. 교토에 있는 시마즈 제작소가 엑스레이 촬영기를 처음 만들었을 때 오므론은  방사선 노출 타이머를 만들었다.   일본의 교통신호 제어기, 전철역 개찰기, 금전 인출기 (ATM)를 최초로 만든 것도 오므론이다.

    

    세계 혈압계 절반 공급

    고혈압 환자들에겐  수시로 혈압을 재는 것이 필요하다.  가정용, 휴대용 혈압계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그래서 유용하다. 한국 시장 약 70%, 세계 시장 약 5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오므론 혈압계는  고급 혈압계로 알려진다. 최근에는 블루투스 기능을 첨가해 휴대용 기기도 출시했다. 혈압 수첩 앱 방식으로 스마트한 혈압 관리가 가능해 인기다.   저주파 지압계, 영유아 약물 흡입용  네블라이저, 간단히 체온을 잴 수 있는 귀체온계도 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미리 파악해 만든다는 오므론 철학이 반영된 제품들이다.

    

  스마트 팩토리 장비 A부터 Z까지

  다테이시 창업자가 1970년 국제미래학회에서 발표한 SINIC 이론은 오므론의 상품 개발 철학을 상기시킨다. 수요 예측 이론이라 할 수 있는 SINIC (Seed-Innovation to Need-Impetus Cyclic Evolution)의 요지는 당시 미국 등 선진국 쫓아가기에 바빴던  일본의 상품 제조 방식을  재고하자는 취지다.  사회 발전은 농업에서 수공업, 공업, 그리고  자동화, 정보화, 자율화로 발전해 나갈 터인데  시대가 요구하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오므론의 매출 중 자동화와 미래 자동차 부분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4차 산업의 핵심 분야인 스마트 팩토리 주도 그룹에 지멘스 ,   ABB, 록크웰, 쉬나이더 등이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가동하는 3개 시스템은  최상위  애플리케이션, 수집한 정보를 애플리케이션으로 전달해주는 플랫폼, 데이터를 수집하는 디바이스 부분이 있다.   스마트 팩토리 사업 선도 빅 그룹은 아니지만 오므론의 스마트 팩토리 부품 사업은 스마트 공장 건설에 없어서는 안 될 부품들을 만든다. 스마트 공장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 뇌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 관절 역할을 하는 서보 모터, 팔 역할을 하는 로봇까지 모든 부문을 커버한다.  공급 가능한  부품과 장비 숫자만 20만 점에 달한다.  

  

   전략을 담은 기업 인수 

   1천억 불 규모(2020년 기준 966억 불, Marketsandmarkets 자료)의 세계 스마트 팩토리 시장은 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오므론의 최근  기업 인수 내용은  미래 사업전략을  담고 있다. 바코드 인식 등 머신 비전 기술 회사 미국의 마이크로스캔, 산업용 카메라 기술 기업 일본의 Sen Tech, 자동화 모션 제어 기업 미국의 Delta Tau,  이동 중 사람과 물건을 알아서 피하는 로봇 기술 기업 미국의 Adept 가 그 예이다.  협동 로봇 회사  대만 테크 맨과의 협력관계는 미래를 준비하는 오므론의  발걸음을 보여준다.


  ‘10m 고도’ 전략

  4차 산업 시대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시장에서 오므론은  타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멘스, 히다치 같은 빅 플레이들의  방향이 클라우드 활용 고차원 전략이라면 오므론은 저차원 전략이다.  큰 기업들의 사업이 '고도 100m 사업'이라면 오므론은  중소 규모 기업의 스마트화를  지원하는 '고도 10m  사업'이다. 클라우드가 아닌 엣지 사업을 방향으로 잡고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시범 모델을 본 후에  세부적인 컨설팅을 받고자 한다.  오므론은 이 수요 흡수를 위해 기업이 언제든 볼 수 있는 센터를 설치했다.  2014년 일본에 1호 설치후 2017 서울에 8번째, 현재까지 세계  17군데 설치한 오토메이션 센터 (ATC)가 그 기능을 담당한다.  견학, 상담, 시현 공간과 눈높이 컨설팅이 가능한 전문가들이 배속되어 있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오므론의 자동화 사업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엔 ATC의 역할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장애인 근무 공장

     정상인에 비해 작업 여건이 불리한 장애인 고용은 쉽게 결정하기 힘든 일이다. 일찍이 장애인 위주로 전용 공장을 세워 운영하고 있는 오므론은 이 부분에서도  좋은 모델이다. 일본의 사회 복지 법인 '태양(타이요)의 집'과 협력해서 추진한다.  '태양의 집'에서는 인력을, 오므론은 일자리를 제공해 장애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태양의 집' 설립자 나카무라 유타카 씨는 그 당시 국립 벳푸 병원 정형외과 과장이었다.  그는 ‘보호 대신 기회’를 기치로 장애인 고용을 위해 일본 기업 대표 300인을 만났다.  호응을  얻지 못한 후 마지막에  협조를 받아낸 곳이  오므론이다.  오므론의  벳푸  1호 공장 설립 후 많은 일본 기업들이 오므론의 사례를 따랐다. 장애인 공장이 설립되면서  벳푸시는 장애인 근무 특화지역으로 유명하게 되었고 온천관광 홍보에도 도움이 되었다.  오므론은 그 후 교토에 2호 공장인  ‘오므론 교토 타이요’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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