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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Dec 06. 2019

엠코파솔라, 아프리카의 밤을 밝히다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케냐- 엠코파솔라)

   

<사진:Lifegate>

       해마다 개선되고 있지만 세계에 전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약 15억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프리카 10억 인구 중 사하라 이남에 사는 6억 명의 인구가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동아프리카 4개국 케냐, 우간다, 르완다, 탄자니아의 경우 10-20%대의 전력 보급률에 그친다.

     

   영국 출신 창업가 3인이 세운 태양광 전기 킷 메이커 엠코파 솔라가 아프리카 가정의 전력난 해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모바일을 의미하는 M, 빌리다는 의미의 Kopa를 합한 M-Kopa Solar를 회사 이름으로 한 이 회사는 낮동안  태양광을 모으는 태양광 패널, 그리고 전구 2개, 핸드폰 충전기 1개를 한 세트 킷(Kit)으로 만들어 판다. 하루 평균 2 불로 살아가는 케냐 사람들의 형편을 고려, 200 불 상당의 제품을 할부 형태로 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짰다. 처음 구매 시 35 불, 나머지 잔액은 하루 0.45 불 씩 할부로 1년 동안 납입하면 그 후에 소유권을 이전해준다. 2012년 케냐에서 개시한 서비스는 계획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주당 1,000명씩 고객 확보를 목표로 했으나 네 배에 달하는 주당 4,000명의 고객이 모집되어 3년 목표를 1년에 달성할 정도였다. 2019년 1월 기준 총 70만 가구에 킷을 판매하였다. 고객의 반응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 상품도 지속 출시되고 있다. 가령 LED 램프 추가, 라디오 추가, TV 추가 등 프리미엄 상품이 출시되면서 제품 교체도 병행되고 있다.  2019년 1월 기준 25만 명이 업그레이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IoT 플랫폼인 KopaNet를 통해 결제, 고객 서비스 현황 파악이 가능하고 결제기한 미준수 고객의 자동 서비스 중단도 가능하다. 휴대폰 결제와 연계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용자에 대한 금융서비스도 개시했다. 공동 창업자 중 대표 격인 제시 무어와 차드 라르손은 옥스퍼드 MBA 동창이다. 닉 휴즈는 케냐의 성공적 핀테크 회사 엠페사를 창업한 경험이 있다. 그는 엠코파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 할 수 있는 할부 금융서비스 도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엠페사 (M-Pesa)

   글로벌 핀테크의 모범 사례로 알려진 케냐의 엠페사 모바일 금융 서비스는 영국의 보다폰과 케냐 이동통신업체 사파리콤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엠페사는 은행 여건이 열악한 현지 실정을 감안해 휴대폰만 있으면 송금, 입금, 결제가 가능하다. 케냐 성인의 75%가 엠페사를 이용하고 있다. 엠페사 성공의 중요한 요인으로 8만 개에 달하는 에이전트를 들 수 있다.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가게나 숍을 에이전트로 지정해 신규 등록 시와 입출금시에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아울러 보다폰이 40% 지분을 보유한 사파리콤의 경우 이동통신의 80%를 점유하고 있어 케냐 내 서비스 이용의 탄탄한 기반으로 작용한다. 중국산 저가폰의 유입시기와 맞물린 것도 서비스 확산의 계기가  되었다. 세계 이동통신업체협회(GSMA)에 따르면 세계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 총 280여 개 중 절반이 아프리카에 있으며 확산의 기폭제는 엠페사로 추정된다.  실제로 엠페사는 탄자니아, 가나, 이집트 등 아프리카를 넘어 인도, 루마니아로 서비스를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페이팔과 제휴를 통해 페이팔 2억 회원과의 금융 결제도 가능하다.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엠페사가 선진국 금융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주 회자되고 있다.   


    디라이트 (d.light)

    엠 코파 솔라의 태양광 킷 사업은 당초 디라이트 사와의 협력으로 시작했다. 디라이트는 아프리카에서 태양광 랜턴 사업을 먼저 시작한 업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디자인 스쿨 (d.School)에서 만난 프로젝트 멤버 5명이 시작한 기업이다. 팀 멤버 중 한 명이었던 샘 골드만은 2004년 아프리카 서부 국가 베냉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15세 어린이가 석유 등불을 사용하다가 심각한 화상을 입는 사고를 목격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샘은 전력망이 없어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스탠퍼드대에서 네드 토즌을 만나 2006년 태양광 전구 생산 업체 디라이트를 설립했다. 미국과 중국, 아프리카, 동아시아 지역에 4개의 본부를 둔 디라이트는 2008년 제품을 생산한 이후 62개국에 태양광 전구 1200만 개를 판매했다. 지금까지 6500만 명의 삶이 전기 혜택으로 개선했다. 주요 품목은 개당 5불짜리 태양광 랜턴이다. 4 각형 평판 램프에 윗부분은 낮동안 태양광을 모을 수 있는 패널, 아랫부분은 랜턴이 달려있다. 디라이트 자료에 따르면 디라이트는 창립 후 6500만 명의 삶을 어두움에서 구출해줬고, 특히 2천만 명의 학생들에게 저녁이 되어서도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등유나 양초 구입에 들어갈 돈도 60억 불 이상 절감되었으며 2020년까지 1억 명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엠코파솔라의 출범에 파트너십을 제공한 업체다. 

     

     BOP 적정기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계의 극빈층 (BOP: Bottom of Pyramid) 대상 사업도 양상이 바뀌고 있다. 소득 3천 불 이하의 40억 인구가 BOP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개도국 지원 시 인용되는 적정한 기술 (Appropriate technology)이란 용어를 쓴 슈마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생태계 파괴, 인간소외를 초래하는 대량생산기술의 폐해를 지적하며 분산적이고 환경친화적이며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을 주창했다. 토착기술과 고도의 첨단기술 중간에 위치한다는 의미의 적정 기술은 단순하고 값싸고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 가구들이 쓰는 등유는 매연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가족 건강, 비용 문제를 야기한다. 저렴해진 태양광 기술의 엠코파, 인터넷 기반의 엠페사 금융 기술, 5만 시간이나  유지되는 LED 기술 등은 아프리카에 빛을 공급하고 있는 최고의 적정기술일 것이다. ”빈곤 문제가 우리의 혁신을 가속화시키는 동력이다.“  아프리카의 어둠을 몰아내는 엠코파의 태양광 전구가 C.K. 프랄하드의 BOP 이론을  떠오르게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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