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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Dec 06. 2019

캐논의 '자율인' 경영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일본- 캐논)

    

캐논이 인수한 Axis 보안카메라 (사진-gurufocus)

    일본 기업들의 특징으로 ‘생각하는 작업자’를 든다.  '생각하는 작업자'는  회사마다 그 의미가 조금씩 차이가 있는 듯하다. 도요타는 끊임없는 개선을, 일본전산은 깨어있는 의식을, 캐논은 자발적 창조를 강조한다.  창업자와 후원자 모두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캐논은 회사명도 관음보살을 의미하는 관논(Kwanon)에서 따왔다. 첫 렌즈 이름도 부처님의 대표 제자 마하가섭에서 따온 카샤파(Kasyapa)로 정했다.  어려울 때도 가급적  해고하지 않는 종신고용, 캐논의 특징인 3자 정신 (자각, 자치, 자발)이 그 예이다.     


    자각의 근로자

   자율적으로 일하는 직원은 회사의 최대 자산이다. 캐논은 처음 라이카 카메라를 복제하다가  일안반사식 (SLR) 카메라를 자체 개발했다. 제록스가 장악하던 복사기 시장에서  소형의 보통용지 복사기를 개발했다. IBM이 개발하고 제록스가 상용화한 프린터도 소형으로 독자 개발한 캐논이다. 자율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캐논의 문화에서 가능한 일이다. 수동적 연구 성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의 특허 등록 실적에서  캐논은 오래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지난 20년 동안 Top 5에서 벗어난 적이  없으며, 일본 업체 중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셀 방식과 자동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국내외 많은 기업들은  벤치마킹 코스로 캐논의 셀(Cell)  방식을 택했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기계처럼 생산하는 방식에서  4-6명 소단위 그룹의 완결형 생산 방식으로 바꾼 게 캐논의 셀 방식이다. 직원들의 생산 의욕이 높아져 이익으로 이어졌다. 이어졌다.  무엇보다 수동적인 생산이 능동적인 생산으로 바뀐 변화가 캐논의 DNA , 즉  자각, 자발, 자치 문화에 부응했기 때문일 것이다. 고령화, 저출산 영향으로 캐논도 대표 공장인 오이타현 공장을 비롯 스마트화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렌즈 가공 기술과 같은 아날로그 작업은 여전히 캐논 장인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캐논의 미래 준비

  렌즈에서 카메라, 복사기, 프린터, 반도체 노광장비에 이르기까지 선진 기술을  창의적으로 독자기술화 해온캐논의 기술 경영은 4차 산업 시대에 어떻게 바뀔 것인가. 2018년 기준으로 캐논은 16년 동안 세계 디카 시장 1위를 기록해오고 있다. 소형 복사기, 프린터 등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디지털화는 문서 사용 사무기기의 수요에도 영향을 미친다. 캐논의 미래 준비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네덜란드 고급 프린터 기기 업체 oce 인수로 고부가 프린터 시장 진입,  스웨덴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감시카메라 업체 Axis사 인수와  덴마크 마일스톤 시스템즈 인수로 고급 CCTV 시장에 진입했다. MRI, CT 세계 3위인 도시바 메디컬 인수로 의료기기 시장도 진출하고 있다.  지역별로 일본은 카메라 및 영상, 미국은 의료기기, 유럽은 보안장비 시장에 중점을 둔다.  안전. 안심, 생명공학, 로봇, 소재의 4개 분야에서 캐논의 미래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논의 성공 비결

  미러리스 카메라의 다크호스 소니는 렌즈 기술을 독일 칼자이스에 의존하고 있다. 캐논의 평생 라이벌 니콘은 이미지센서(CMOS) 기술을 소니, 도시바에 의존하고 있다. 카메라 시장의 3대 주자 중 하나인 소니에게 부족한 광학기술, 니콘에게 부족한 전자 기술을 모두 갖춘 회사는 캐논이 유일하다. 캐논 경쟁력의 기반인 기술 독립은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경영하고 스스로 도전하는 3자 정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캐논 안산 공장은 자율경영이 일본 캐논만의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캐논의 자율 생산방식을 도입해 10배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기록한 안산 공장은 국내 경영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공장의  성장 비밀은 수동적 작업자에서 자율적인 작업자로 바뀐 직원들의 높아진 근로의욕,  그리고 신뢰와 존중이라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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