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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Dec 15. 2019

세계 음악시장의 구원자, 스포티파이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스웨덴- 스포티파이)

<출처: Spotify>


     음악가를 살려야 음악시장이 산다. 스티브 잡스가 2003년 아이튠즈를 시작한 이유다. 1999년 냅스터 등장으로 불법 다운로드가 늘어나 음악 시장이 죽어갈 때 아이튠즈는 음악시장을 다시 살렸다. 사용자에겐 합법적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주고, 음악 제작자들에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이팟으로 듣는 방식이 다운로드라면 스트리밍 방식은 더 신속하고 저렴하게 들을 수 있는 방식이다. 2008년 스웨덴 청년 다니엘 에크가 서비스를 시작한 스포티파이가 새 음악 시장의 불씨를 지폈다.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덕분에 음악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500억 불 규모의 세계 음악 시장은 절반이 공연, 나머지 절반은 레코드 시장이다. 레코드 시장의 절반 정도가 디지털 음원이고  나머지가 CD 등 실물 음반과 저작권 시장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음원 시장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디지털 음원은 다운로드, 스트리밍으로 나뉘는데 스트리밍이 다운로드 방식을 넘어섰다. 큰 원인이 스포티파이 덕분이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스포티파이는 점유율 35%로 1위이다.   


  플레이 리스트

  10년 만에  회원수 2억, 유료회원 1억을 넘어선 스포티파이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2019.10월 기준). 다수 이유 중에 유무료 혼합 서비스 (Freemium), 플레이 리스트, 디바이스 통합 기능, 콜라보를 들 수 있다. 4천만 곡을 보유한 스포티파이의 목표는 제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사용자들에겐 세계의 음악을 모두 듣게 하는 것이다. 무료를 원칙으로 하되 광고가 없이 사용자 선곡 권한을 부여한 유료를 병행하고 있다. 무료에서 유료 전환율이 60% 정도이다. 매출의 70% 정도는 저작권료로 지불된다. 주주들은 수익 제고를 위해 유튜브 수준으로 저작권료율을 낮추라고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여전히 초기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창업 목적의 하나가 음악 제작자 지원을 통한 시장 활성화이기 때문이다.  선곡의 자유, 오프라인 청취, 무광고의 혜택을 누리기 원하는 사용자는 유료로 전환한다. 유료와 무료 비율은  회원의 45% 정도가 유료이다.

 

  Freemium 서비스와 함께 스포티파이의 또 다른 매력은 정교한 큐레이션이다. 취향에 맞는 선곡 서비스가 업계 단연 으뜸이라는 반응이다. 사용자의 음악 청취 습관에 기반한 인공지능 방식과 전문가의 수동적 선곡 작업을 믹스한 선호곡 추천 기능이 우수하다. 주간 30곡씩 추천(Discover Weekly), 매일 추천(Daily Mix), 좋아하는 가수의 발표곡 소개 (Release Radar), 옛 노래 추천(Taste Rewind)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취향에 맞는 곡을 직접 선곡해 개인 편집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Your playlist). 개인 편집 플레이 리스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여름휴가 곡을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오바마의 2019년 여름휴가 곡은 비욘세 Mood4 Eva 등 39곡이었다. 직접 편집한 플레이 리스트는 SNS를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페이스북과의 콜라보가 활성화된 이유이기도 하다. 플레이 리스트와 함께 여러 기기에서 쓸 수 있는 스포티파이 만의 기기 컨트롤 기능도 매력의 하나다(Connected to a Device). 스마트폰으로 듣다가 PC나 노트북으로 옮겨 그대로 들을 수 있는 것이 이 기능이다. 이와 함께 스포티파이의 수준 높은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비결은 부족한 부분 보완을 위한 M&A를 들 수 있다. 선곡 매칭 기술 관련  에코 네스트(Echo Nest), 닐랜드(Niland), 데이터 분석 관련 시드 사이언티픽(Seed Scientific), 저작권 배분 기술 관련 루드르(Loudr), 팟캐스트 기술 관련 김릿 (Gimlet), 앵커(Anchor) 인수를 들 수 있다.          


  

<출처:Henrik Kniberg, Scaling Agile@Spotify>

   애자일 조직

   스포티파이 경쟁력의  또 하나는 민첩한 조직이다. 영어로 ‘애자일’로 번역되는 민첩한 조직은 세계 기업들의 조직 개편 화두이기도 하다. 수직적 혹은 수평적 기업 조직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많은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스포티파이의 조직은 유연성, 창의성이 특징인 수평적 조직이다. 벤치마킹해 간  기업 중에서도  특히 네덜란드 ING의 성공적인 도입이 대표적 사례다. 스포티파이가 오히려 ING에 가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정도다. 중요한 포인트를 살펴보면 우선 군대로 말하면 분대, 소대,  대대에 비유할 수 있는 조직의 크기다. 아울러 자율과 책임, 그리고 긴밀한 협업, 목표 공유가 그 특징이다. 분대에 비유되는 기본단위가 스쿼드(Squad)이다. 자율적 운영권이 주어진다. 최대 8명이다. 스쿼드가 모여 트라이브(Tribe)가 된다. 소대에 비유할 수 있는  트라이브는 최대 100명을 넘지 않는다. 트라이브의 연합을 얼라이언스(Alliance)라고 한다. 조직에 독립적, 자율적 권한이 주어질 때 부족해질 수 있는 소통과 협업 방식이 스포티파이 애자일 조직의 핵심이다. 우선  스쿼드 내 동일 업무를 하는 직원들끼리의 모임이 있다. 챕터(Chapter)라고 알려진 이 모임을 통해 스쿼드 간의 업무 동질화, 소통, 발전이 유지된다. 조사는 조사, 설계는 설계 담당자끼리의 모임이다. 좀 더 넓은 범위의 전문가 모임이 필요할 경우 스쿼드 간의 필요한 인력의 모임이 생긴다. 길드(Guild)라고 불리는 이 모임을 통해 꼭 필요한 프로젝트, 협력사업이 진행된다. 한 스쿼드에서 여러 명이 차출될 수도 있다. 리더십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스쿼드 내에 제품 책임자, 애자일 코치가 있다. 제품 책임자는 목표, 방향을 애자일 코치는 소통, 협력을 책임진다. 이 밖에 분기에 한 번씩 회사 차원에서 7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점검을 한다. 각 책임자의 역할, 서비스, 프로세스, 조직원의 미션 인지도, 조직적 지원 필요성 등이 그것이다. 스포티파이 식 애자일 조직을 통해 자율, 책임, 목표 공유, 소통,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애플의 추격

  스포티파이가 개척한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실사용자 수가 6천만 명이 넘고 플레이 리스트를 처음 시도한 판도라, 연예인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타이달, 구글의 자회사인 유튜브 등 경쟁사들이 많지만 가장 막강한 경쟁자는 애플과 아마존을 들 수 있다. 세계  스트리밍 시장 4대 업체인 스포티파이, 애플, 아마존, 텐센트는 75%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MIDiA,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기준 스포티파이 35%, 애플 뮤직 21%, 아마존 뮤직 12%, 텐센트 뮤직 8%를 점유하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중국 시장 진출에 대비 상호 지분 교환을 통해 협력관계를 맺은 바 있다. 지분은 스포티파이의 텐센트 뮤직 지분 9%, 텐센트 뮤직의 스포티파이 지분 7.5%로 상호 참여 중이다. 애플의 경우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 약 14억대를 통해 애플 뮤직을 마케팅한다. 아마존의 경우 1억 대 이상 판매된 에코 스피커를 통해 자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 2015년, 아마존 2016년의 짧은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 역사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유료 회원수는 6천만 명, 아마존은  3천만 명을 상회하고 있다.(2019.6월 기준). 아이폰의 인기, 대대적 마케팅으로 짧은 출시 기간에도 불구 6천만 명을 돌파한 애플이 특히 위협적이다. 스포티파이가 1억 명을 돌파한 기간이 10년이 넘은데 반해 애플의 6천만 명 돌파는 4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대 시장 미국에서의 유료회원수는 이미 애플이 스포티파이를 추월했다. 2019년 기준 애플 2800만, 스포티파이 2600만을 기록했다.

      

   미래준비

   공룡 같은 기술기업들의 공략에 대해 스포티파이의 대책은 뭘까. 2014년 유명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기 음악의 무료 제공은 반대한다고 외치며 스포티파이와의 거래를 끊은 바 있다. 그 후 3년 간의 냉각기를 거쳐 다시 거래를 개시했다. 관계를 회복한 비결에 대한 질문에  다니엘 에크는  스트리밍 시장의 유망성, 스포티파이의 사업목표를 들어 설득했다고 전해진다. 음악가를 위한 선의의 사업 취지는 스포티파이의 경쟁력이다. 그는 치열한 시장 상황에 대해 밝은 전망을 유지한다. 아직 10% 밖에 개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악 인구 다수가 여전히  CD 같은 재래식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일본도 그 예이다. 중국 텐센트와의 협업, 신흥 시장을 위한 단축 버전 출시(Palylist Lite), 그리고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팟캐스트 사업도 미래 준비의 하나다. 청소년들의 팟캐스트 청취율이 최근 증가세인 점을 반영, 저작료 없는 오리지널 오디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 등 미개척 시장 추가 진출 등 시장 개척을 계속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진출 국가는 스포티파이 79개국, 애플 110개국, 아마존 39개국이다( 포츈 코리아 참조). 스포티파이는 2019년 봄 한국에도 진출했다. 애플도 아직 성공하지 못한 한국의 음원 시장에서 스포티파이는 안착할 수 있을까. “10달러에 세계 모든 음악을 들으세요.” “세계의 스마트폰 50억 개가  잠재 시장”이라 외치는 스포티파이의 미래가 주목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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