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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Mar 11. 2020

파타고니아, 1%를 위한 아웃도어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미국- 파타고니아)

    

                               < 남미 파타고니아 ,  의류 파타고니아 브랜드 (출처: 파타고니아) >


   남미 파타고니아는 잘 알려지지 않은 꿈의 등반코스다. 한반도 5배의 면적, 2800킬로미터의 둘레길은 찾는 이의 영혼을 정화한다. 스포츠 의류 메이커 파타고니아(Patagonia)도 아웃도어계 영혼의 정화자이다. 친환경 상품과 경영 그 자체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신선하게 한다. 10년을 입어도 닳아지지 않은 재킷, 닳아져도 수선할 수 있는 바느질 킷 제공,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땐 재활용을 한다. 재료에서부터 가공, 물류, 홍보까지 제품 생산의 모든 단계를 가능한 한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려고 애를 쓴다.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 면화, 페트병을 재활용한 의류, 재활용 종이로 만든 카탈로그, 태양열 활용 물류센터가 그 예다.  심지어 ‘우리 옷 사지 마세요’ 광고까지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과 그 진정성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경쟁기업의 마음도 움직여 많은 기업들이 환경보호에 동참한다.

       

                                       < 파타고니아 장비회사 초기 (출처: 파타고니아 ) >

    파타고니아 철학

   주한미군에도 근무한 적이 있는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14살 때부터 등반을 시작한 등반가이자 환경주의자이다. 미국의 산악지대를 등반하면서 암벽용 고정도구인 피톤을 직접 만들었다. 개당 0.5 센트 짜리 피톤을 하루 두 개씩 만들어 팔면서 본인의 등반 경비를 충당했다.  품질이 좋아 인기를 끌면서 쉬나드 장비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단단한 강철 피톤의 문제점이 발생했다. 1인당 수백 개의 피톤이 소비되면서 바위들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이본 쉬나드는 강철 피톤 제조를 중단하고 줄에 걸어서 쓸 수 있는 알루미늄 초크를 만들어 대체했다. 바위를 훼손하지 않는 대안이었다. 등반가들을 위하여 알루미늄 초크 사용 안내 자료를 만들어 경험담을 곁들여 배포했다. 초크로 바꾼 후 매출이 줄었으나 몇 년 지나자 오히려 늘어났다. 친환경 기업 파타고니아의 환경경영의 탄생이었다.  파타고니아에는 철학 담당 임원이 따로 있다. 창업자의 사촌이기도 한 철학 담당 빈센트 스탠리 이사는 그 유명한 ‘우리 재킷을 사지 마라 (Don’t Buy This Jacket)’ 광고를 만든 책임자다. 2011년 미국의 쇼핑 대목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 개시 전에 게재한 이 광고는 파타고니아를 상징하는 광고다. 내용은 재활용 원료가 40% 포함된 우리 재킷은 10년 이상 입을 수 있는 옷이다,  하지만 옷 만드는데 옷 무게의 24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제조과정에서 버려지는 천이 2/3나 된다, 가급적 새 옷을 사 입지 말고 있는 옷 고쳐 입고 오래 입으라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낡은 옷을 수선해서 입기, 바느질 도구 배포, 수선하는 방법 동영상, 새 옷 사기 전 중고 장터 활용, 버리는 옷 재활용 캠페인 역시 파타고니아 철학의 표현이다.


      

                                    < '이 재킷 사지 마세요' 광고  (출처: 파타고니아) >


    ‘우리 옷 사지 마세요’와 함께 파타고니아를 대표하는 이야기 중에 유기농 면화 스토리가 있다. 보스턴 매장 직원들의 두통의 원인이 면제품에 함유된 농약 성분 포름알데히드로 밝혀지면서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면화로 원료를 바꿨다.  유기농 면화 전환으로 한 벌당 5불이나 더 비싸졌고, 66종류의 제품의 생산라인 변경에도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 옷 수선 캠페인 '원아웃(Worn Out)' 이동차  (출처: 파타고니아 ) >


  상품 경쟁력

  피톤과 알루미늄 초크를 직접 만들어 자신도 쓰고 팔기도 했던 쉬나드 정신은 73년 의류 판매를 위해 별도 설립한 파타고니아에도 이어진다. 스코틀랜드에 여행 갔다가 사온 럭비 셔츠에 대한 주변의 호평이 의류 비즈니스 창업 계기가 되었다. 북대서양 어부들의 보온성 스웨터, 잔디 얼룩이 잘 빠지는 축구선수 의류 등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최초의 폴리프로플렌 내복이 만들어졌다. 그 후에 물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폴리에스터 의류가 개발되었다. 85년 의 캐필린 폴리에스터, 후속 신칠라 플리스 제품은 스테디셀러로 팔리고 있다. PET 병 추출 원료로 만든 신칠라,  폴리에스터 재활용한 제품들은 튼튼한 파타고니아 의류의 상징이 되었다. 직접 공장을 운영하지 않고 제조업체들과 협업 방식을 택한다.  몰든 밀과의 스웨터 개발, 밀리켄과의 폴리에스터 개발, 말덴과의 털이 거의 없는 신칠라 개발이 그 예이다. 하지만 협업과 함께 원단 실험실, 원단개발부등 자체 R&D를 통해 혁신동력을 유지한다. 수분 배출이 안되었던 등산복 시절 파타고니아의 폴리프로필렌, 폴리에스터 신제품은 시장에 혁신을 제공했다. 파타고니아의 다양한 원색 개발로 아웃도어 시장에 색깔 혁신도 일으켰다.

     

                                         < 파타고니아 표 사위 인정,  장인 옷 물려주기  (출처: 파타고니아) >


   환경보호 캠페인

  85년부터 시작한 매출 1%의 기부 운동은 파타고니아 환경운동의 중요 항목의 하나다. 본사가 위치한 벤츄라 강의 댐 건설로 연어가 사라지고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이  현장을 조사한 청년 생물학도의 발표를 계기로 풀뿌리 환경운동이 시작되었다. 매출의 1% 혹은 이익의 10% 중 더 큰 금액을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내용으로 현재까지 1억 불 가까운 기부액을 기록한다. 이 운동을 기반으로 이본 쉬나드는 2002년 지구를 위한 1% 기부 (1% for the Planet) 운동을 조직해 현재까지 54개국 2천여 기업 및 개인이 참여하고 있다. 환경 파괴 구체적인 수치 제시를 통한 경각심 고취를 위해 기업들과의 연대운동도 펼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의류 연합(SAC, The Sustainable Apparel Coalition)이 그것으로 에너지 사용량과 폐기물 처리량을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월마트, 아디다스를 비롯 1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며 이들 회원들의 생산량이 세계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환경뿐 아니라 공정한 제조를 통해 노동, 근무환경의 개선을 꾀한다. 파트너 공장을 선정할 때 직원을 파견해 근무환경과 처우등을 조사한다.  공정무역 인증(Fair Trade Certified) 된 업체를 선정한다. 2014년부터는 다운 제품 제조와 관련 살아있는 거위와 오리의 깃털을 사용하지 않도록 생산과정 추적제도를 도입했다. 투명한 다운 제품 제조과정(Traceble Down) 도입을 통해 100% 투명한 다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  북한산 인수봉 취나드 A, B 길  (출처: 네파) >

   

   파타고니아 문화

  유기농 면화 도입 시 비용 상승에 따른 내부 반발도 있었다. 직원들을 인솔해 목화밭에  가서  곤충들이 살아있는 유기농 밭과 황량한 농약 밭을 비교해 관찰 기회를 가졌다. 현장답사는 환경보호 파타고니아 문화의 일면으로 침전되었다.  자율인을 육성하는 것이다. 서퍼, 등반 등 스포츠 애호 직원들이 많아 스포츠 활동을 지원한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등반을 함께 하고 월요일 지친 몸, 맑은 정신으로 출근하는 장면도 흔하게 보인다. 환경단체 에서의 인턴활동을 권장하고 최대 2달의 근무 기간에 대해 100% 급여와 수당을 지급한다. 사무실 칸막이를 없애고 자녀 양육 직원을 위해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미국 전역에 어린이집 150개 있던 시절 파타고니아는 어린이집을 시작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 We're in business to save the planet) 미션은 해외 법인도 예외가 아니다. 파타고니아 코리아의 일회용 제품 줄이기 운동 (Single Use Think Twice)도 그중의 하나다.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 세계 1위 국가를 위한 캠페인이다. 북한산 인수봉에는 60년대 주한미군 시절 이본 쉬나드가 올랐던 등반코스가 있다. 취나드 A, B코스로 그것이다. 파타고니아의 1%를 위한 제품, 그 경영 철학이 한국에도 확산되길 기대해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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