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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Aug 03. 2020

앤트의 성공 비결, 금융 혜민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중국- 앤트 그룹)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 그룹의 하는 일을 보면 흡사 국가가 하는 일 같다.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 소상공인 대출을 확대하고 결제가 어려운 기업은 100개 은행과 협력하여 결제일을 늦춰주고 이자율을 낮춰준다. 금년 한 해 대출 지원 목표는 2천만 개사가 넘는다.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를 돕기 위해 5만 개 소프트웨어 업체와 협력해 디지털 전환을 돕는다. 디지털 전환으로 농촌, 식당, 소비자가 연결되어 신선식품을 바로 공급하게 된 성공사례도 나온다. 금년부터 3년간 4천만 개의 소기업이 디지털 전환 지원 대상이다. 앤트의 대출 원칙은 310이다. 대출 신청 소요 시간 3분, 대출 심사 1초, 사람 개입 0 원칙이다. 주류 고객 소상공인, 농민, 무담보 대출인데도 대출 부실률은 1% 미만이다. 심사가 까다로운 대형은행보다 낮은 비율이다.    

 

알리페이 QR 결제  (출처: 연합뉴스)


      세계 1위 핀테크 회사

      앤트는 이름 그대로 개미처럼 열심히 일을 해 설립 5년 만에 세계 1위 유니콘 기업, 세계 1위 핀테크 회사가 되었다. 우버를 포함 세계 450개가 넘는 유니콘 중에 1위다. 핀테크는 금융과 기술을 합성해 서비스를 창출하는 회사를 말한다. 앤트의 시작인 알리페이 출시 기준 16년, 앤트 법인 설립 기준 6년 만에 세계 선도 금융기관으로 발전했다. 글로벌 금융기관 순위 10위권에 진입했으며 한국의 4대 금융지주 회사를 합한 것보다 시가총액 이 3배나 많다. 고객의 자금을 불려주는 머니마켓 펀드(MMF) 운영 규모는 미국의 JP모건을 추월해 세계 1위가 되었다. 중국 인구의 1/3이 앤트의 MMF 상품인 위어바오 고객이다. 위어바오는 중국어 뜻 그대로 여유자금 운영이다. 앤트의 고객층은 중국 9억을 포함 세계 12억 명이다. 앤트의  알리페이 고객이 활용할 수 있는 제휴사는 1억 개가 넘고 개인대출 고객은 중국 2위인 건설은행의 3배가 넘는다. 2020년에는 상하이, 홍콩에 상장이 예정되어 있다.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상장 후 기업 가치는 2000억 불 규모다. 모회사 알리바바가 2014년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시 평가받은 1676억 불을 넘어설 전망이다.

     

      

      비결이 무엇인가 

      무엇이 이 짧은 기간에 앤트 그룹을  급성장시켰는가.  알리페이의 시작에서 찾아볼 수 있다. 꽌시의 나라 중국은 아는 사람끼리는 신용거래가 가능하지만 모르는 사람 간에 신용을 트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는 모르는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다. 원래 중소기업의 해외 바이어 찾아주는 서비스로 시작한 알리바바 사업의 중요 과제는 거래자들의 신용확인이었다. 상거래의 성패는 돈거래에 달려있다. 물건 거래를 뒷받침할 금융거래 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에스크로우 계정이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를 성공시켰다. 구매자의 입금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자의 물건이 이상 없이 도착하면 지불한다. 혹시 발생하게 되는  거래상의 손해는 알리바바가 모두 책임을 진다. 가령 보낸 물건이 잘못되었거나 사라지게 된 손해를 모두 보상해준다. 중국 차원의 신뢰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 성공의 제1 비결이다. 두 번째는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중소기업들에게 대출을 해준다. 은행거래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소상공인에게 물건 제작 시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준다. 무엇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가. 세 번째 성공요인이라 할 수 있는 신용평가 시스템이다.  과거 신용기록, 약속 이행 능력, 거래습관, 신분 특징, 인맥관계 등의 기준을 활용해 만든 등급에 따라 이자율과 규모를 결정한다. 이 일을 하는 법인 즈마신용은 신용평가 고객만 수억 명에 달할 정도로 하나의 사업이 되었다. 네 번째로는 여윳돈을 굴려주는 위어바오를 들 수 있다.  구매자가 입금한 결제 대금은 판매자에게 지불할 때까지 3-4일 묶여 있다. 이 자금을 활용해 단기금융 상품 (MMF)에 투자해 회원들의 돈을 불려주는 것이다. 시장 금리가 13-14%인데도 은행에 맡기면 3-4% 밖에 되지 않은 당시에 은행 이자의 두 배를 주는 위어바오는 빅히트 상품이 되었고 회원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보통 기업이라면 이런 경우 자체 이자 수익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는 자금이다.     

 

세계 핀테크 1위 앤트 파이낸셜  (출처:CrunchBase and CB Insights)

      

       금융 아닌 기술 기업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광군제의 하루 매출액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10배가 넘는 400억 불 규모다. 행사 성공의 성패는 초당 30~40만 건의 주문 처리다.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4차 산업기술이 모두 동원되어서 가능한 일이다. 알리바바는 앤트 그룹을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으로 불러주길 바란다. 금융보다 기술에 주안점을 두고 금융 서비스를 개발해나가겠다는 의지 표시다. 기업들의 블록체인 개발 지원을 위한 플랫폼도 최근 개설했다. 복잡해지는 기업들의 산업협력과 거래를 돕는다는 목표다. 앤트 블록체인 오픈 얼라이언스라 명명된 이 플랫폼은 국가 간 송금, 공급망 금융 등 40여 개 시나리오를 담고 있어 기업들의 안전한 금융거래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 취지에서 앤트는 앤트 파이낸셜을 앤트 테크놀로지로 이름을 아예 바꿨다 (2020.6월). 약칭 앤트 그룹이라고 불릴 앤트의 미래를 함축한 변화다. 실제로 앤트의 매출에서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35%였지만 2020년에는 1/2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앤트 직원 구성 역시 기술인력이 60%를 차지한다.

      

        네이버 벤치마킹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중 2년 연속 1위는 앤트다 (KPMG 2019). 10대 기업에 중국 기업은 3개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은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가 유일하게 29위다. 세계 핀테크 시장이 급성장세다. 시장 규모는 7조 달러로 5년 간 3배, 이 분야 투자규모는 460억 불 규모로 10년 사이 25배 성장했다. 미국, 영국, 중국이 핀테크 주요 투자 대상국이다. 금융은 상거래의 통로다. 편하고 단순한 금융거래는 상거래와 물품제조의 증가를 유발한다. 뒤늦게 핀테크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한국에게 앤트는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실제로 카카오와 함께 핀테크 시장을 이끌고 있는 네이버 파이낸셜은 앤트 그룹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르고 있다. 앤트의 결제, 신용평가, 중소기업 지원 모델을 우선적으로 벤치마킹할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가 바꾸겠다”.  마윈의  말처럼  앤트의 성공 비결은 혁신이다. 그 혁신의 원동력은 기업들, 특히 소상공인과 혜택을 널리 나눈다는 금융 혜민인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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