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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Aug 03. 2020

줌(Zoom), 레드오션을 공략하다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미국- Zoom)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수혜를 받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줌이 꼽힌다. 화상회의, 영상통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사용자수도 2013년 3백만, 2014년 3천만에 이어 2020년 4월에는 3억 명을 돌파했다. 우버, 테슬라를 비롯 3만 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이 사용하고 있고, G20 정상회의를 비롯 세계 각국 정부의 화상회의 수단이기도 하다. 미국 상위 200개 대학의 90%가 사용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10여 개 주요 대기업 경쟁자들도 있는데 줌이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줌 (Zoom) (출처: hanuribiz)

  

      비결은 무엇인가

     품질이 좋다. 화상통화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보통 음성 먼저 만들고 화상을 덮어쓰는 접근법을 쓰지만 줌은 화상 먼저, 즉 비디오 퍼스트 전략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화상이 사용 중 끊기지 않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클라우드 기반이기 때문에 회의 참석자가 늘고 자료가 늘어나도  장애가 없다. 쓰기가 편리하다.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과 PC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도 내려받기가 쉽다. 회의 참여가 복잡하지 않다. 회의별 고유번호 주소만 있으면  비회원도 쉽게 참석할 수 있다. 분위기와 배경도 조절할 수 있다. 농구장에 앉아 있으면서 해변을 연출할 수 있다. 비용이 저렴하다. 100명까지 40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경쟁업체들의  무료 조건 50명과 비교된다. 기능이 계속 혁신된다. 경쟁사 대비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이고 애로를 빨리 파악해 개선한다. 2019년 한 해만 300개의 기능이 개선 혹은 추가되었다.     

   

      창업자가 특별하다

      창업자 에릭 위안은 중국계 미국 기업인이다. 대학 때 기차로 10시간이나 떨어져 있던 여자 친구와 자유로운 화상 통화를 꿈꾸던 청년이었다. 산둥성에서 대학을 마치고 베이징에서 대학원을 다녔다. 일본에서 단기 연수를 받던 중 빌 게이츠의 강연을 듣고 미국행을 결정했다. 인터넷과 디지털이 미래를 바꾼다는 요지 강연이 그의 꿈을 자극한 셈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중국 기술자들이 설립한 웹엑스(Webex)라는 스타트업에 취업했다. 영어 실력이 약해서 8번 비자 심사에 탈락하고 9번 만에 승인된 에피소드는 그의 미국행 열망을 대변하는 이야기다. 약 10년 만에 웹엑스는 시스코에 인수된다. 스타트업 시절과 시스코 인수 후의 웨벡스의 성장에는 그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2007년에 인수된 후 4년 만인 2011년에 시스코를 나와 창업한다. 이유는 그의 아이디어가 채택이 되지 않아서였다. 모바일에 맞는 개편, 화상회의 본연 기능 중시, 고객만족 위주의 그의 주장과 이익 위주의 회사 방침이 맞지 않았다. 기업을 위한 페이스북 추구의 회사 방향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그는 언론에서 말한 바 있다. 그의 창업에 대해 부인도 반대하고 투자자들도 잘 모이지 않았다. 창업 초기 자금은  지인들로부터 조달했다. 800명의 직원을 거느리던 시스코 부사장직을 버리고 40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한 줌은 2020년 6월 현재 시스코의 웹엑스를 능가하는 업체가 되었다.

Eric S. Yuan (출처: zoom 블로그)


        레드오션은 없다

        2020년 60억 불 대, 5년 후 100억 불 대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회상회의 플랫폼 시장의 성장 속도는 코로나 이후에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릭 위안은 원격화상 소통은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기술이라고 한다. 품질이 좋아 고객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는 생각이다. 고객의 희망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에서 뛰쳐나온 창업자답게 고객의 불만과 희망 청취에 최우선 순위를 둔다. 창업 초반 마케팅 메일을 직접 보낼 때 일이다. 메일 수신자는 줌이 부정직한 회사라고 답신을 보내왔다. CEO 아니면서 CEO 이름으로 메일을 보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에릭 위안은 본인이 맞다고 하며 줌 화상통화를 제안했다. 결국 상대방은 응하지는 않았지만 부정직한 회사라는 비난은 멈췄다고 한다.  테크 기업들이 경쟁자로 진 치고 있던 당시  고객 수요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입소문 홍보에 의존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지출에 있어서 최우선 순위는 품질개선, 기능 혁신 부문이다. 인테리어와 같은 간접 비용은 최대한 절감했다. 출장도 가급적 줌으로 해결했다. 2019년 상장 전 5년간 그가 다닌 출장은 9회에 불과했다. 년 2회 정도인 셈이다.

      

      보안 리스크와 줌의 미래

      세계 최고의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으로 부상한 줌에게 최근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 편의에 최우선 순위를 둔 결과 보안 문제가 발생했다. 편리한 사용과 접근성은 우수하지만 회의 중 외부인의 침입이 발생하고 선동적, 선정적 콘텐츠들이 등장하는 일이 일어났다. 거기다가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시티즌 랩이 줌의 데이터가 중국 데이터센터를 통한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줌의 보안정책에  의심을 유발했다. 줌은 중국의 3개 자회사에 7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줌 시장점유율 (2020.4)(출처:Datanyze)

     

      에릭 위안은 4월 1일부터 90일간 줌의 엔지니어들은 다른 일을 중단하고 보안업무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암호화 키 강화, 외부 보안전문가 영입, 보안 전문업체 인수(Keybase),  중국 데이터 센터 이용 선택권 부여, 회의 참여자 인증 강화 등 조치를 취했다.  Zoom 5.0 보안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줌의 보안 강화 조치가 사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언론사의 인터뷰에서  20%의 지분을 보유한 에릭 위안의 자산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돈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세계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더욱 증가할 언택트 소통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줌은 미국의 보건, 교육, 기후변화 관련 기구를 비롯 10만여 개의 학교에 무료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에릭 위안은 인력 평가회사 글래스도어의 조사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회사 CEO로 선정된 바 있다.  줌의 성공은 좋은 제품은 레드오션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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