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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Sep 02. 2020

오토복, 의수족 히든챔피언

글로벌 혁신경영 사례 (독일- Ottobock)


      1차 대전 부상병들을 위한 의수, 의족 (Prosthesis) 제작으로 시작한 독일 오토복은 최근 유니콘으로 선정되었다. 1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회사가 최신 기술 스타트업 그룹인 유니콘에 선정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 회사에서 만든 의족은 반도체인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설치되어 착용자의 의도를 읽는다. 쉽게 넘어지지 않고, 뒤로 이동할 수도 있고,  계단도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수영, 스키도 가능하다. 이 회사에서 만든 의수는 운동화 끈도 맬 수 있고 스마트폰도 사용할 수 있다. AI, 앱, 시뮬레이션 기술이 적용되어 자기 손과 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주종 상품인 의족의 경우 세계 시장 50%, 한국 시장 6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패럴림픽 (1992) (출처: ottobock)


       패럴림픽 기술 서비스

       1천여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장애인 올림픽 패럴림픽에 필요한 장비는 오토복이 모두 공급하고 수리한다. 100여 명의 기술자가 참가해 특수 휠체어에서부터 스키장비까지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장비와 부품을 현장에서 공급하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2016년 리오 패럴림픽 경우 장비 250개, 부품 1만 5천여 개를 투입해 3천 건 이상의 수리 서비스를 실시했다.  기술자들은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4명에서 시작한 수리 서비스가 확대된 것이다.  오토복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동계, 하계 패럴림픽 공식 파트너 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회 우승자들과도 인연이 이어진다. 리오 육상 금메달리스트인 하인리히 포포브(Heinrich Popow) 그 자신이 의수족 기술 전문가로 오토복과 협력을 긴밀히 하고 있다.

창업자 Otto Bock, 사위 Dr. Max Naeder ( 출처: ottobock)

     

     기술이 비결

     패럴림픽을 비롯해 각종 국제 장애인 경기대회에 스폰서로 참가하고 있지만 정작 이 회사가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비결은 기술력이다. 전쟁 부상병을 위한 의수족 공급이 충분하지 않자 재료를 나무에서 폴리우레탄으로 대체했다. 생산방식도 개별 제작에서 부품을 대량 생산해 일괄 조립하는 모듈화 방식을 도입했다. 넘어지는 것을 미리 감지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장치를 도입한 C-Leg을  1997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인간과 유사하게 잡기, 쥐기, 펴기가 가능한 제품 전자 의수 미켈란젤로는 2013년에 개발해 대표상품이 되었다. 의수, 의족뿐 아니라 기능이 미흡한 신체 부분을 위한  보조 장치도 인기다. C-Brace가 그 예다. 

오토복 의수 제품 (출처: ottobock)


       자사의 제품 중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인수를 통해 보완한다. 영국의 Steeper사로부터 스마트폰 사용도 가능한 손놀림 의수인 Bebionic 사업 부분을 2017년 인수한 것이 그 예다.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제작 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고객이 희망하는 기능을 직접 입력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있는 iFab이 그 예이다. 매출의 9%에 달하는 예산을 연구개발에 할애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적과도 공동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업계 2위인 아이슬란드 오서 (Ossur) 사와 아이슬란드 대학에서 공동으로 백만 불 규모 연구 프로그램을 착수한 바 있다. 업계 최고의 첨단 제품으로 알려진 Genium X 의족의 경우 미국의 국방부와 공동으로 2011년 개발한 제품이다. 전투 장애자들의 실전 복귀를 돕는 장비로   방수, 샤워. 수영. 뒤로 걷기. 계단 오르기, 스포츠 모드 달리기 전환이 가능한 첨단 제품이다.

평창 패럴림픽 2018 (출처: ottobock)


       히든챔피언의 변신 노력

       경쟁업체들과는 달리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인수합병 사례가 드문 오토복도 최근 미래를 대비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경쟁기업들, 가령 오서, DJO와 같은 기업들이 15회가 넘는 M&A를 통해 기업을 키워가고 있지만 오토복은 가족 기업 형태를 유지해왔다.  독자적인 경영 결정, 장기 계획, 연구개발 투자의 유연성 유지 목적이다. 최근 창업자 3세 외손자인 한스 네이더 회장은 20%의 지분을 스웨덴  EQT에 개방했다. 경영을 분담할 CEO도 새롭게 초빙했다. 독자성도 유지하며 기업 확장도 도모하기 위해 유한책임회사(GmbH) 형태에서 주식 합자회사(KGaA) 형태로 바꿨다. 원래 동독 지역에 있었던 본사를 상실하고 서독에서 새롭게 시작한 회사였지만  세계 진출 51개국, 160개 서비스 센터, 4개의 글로벌 R&D 센터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오토복 인간(human), 신뢰(reliable), 창의 (inventive)가 핵심가치인 히든챔피언 오토복의 변신의 결과가 주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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