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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희 Nov 01. 2020

완치율 높은 제약사 길리어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았다. 금년(2020) 5월 긴급 승인을 받아 트럼프도 투약했던 렘데시비르는 미국 길리어드 제품이다. 길리어드는 신약 하나로 삼성전자와 같은 영업이익을 거두는 기업이다. 이번 승인은 긴급 승인에 이어  FDA 정식 승인이 난 것이다. 중동의 약초 이름에서 회사명을 따온 길리어드는 한국 제약업계에서 길리어드 신드롬으로 유명하다. ‘길리어드와 같이’, 혹은 ‘길리어드 모순’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길리어드 신드롬은 높은 효과로 완치율이 높아서 회사 매출에는 마이너스가 된다는 뜻이다.    

  

     완치율 99%

     길리어드의 C형 간염 치료제는 완치율이 99%인 것으로 알려진다.  WHO는 이 치료제의 효과를 기반으로 2030년을 세계 C형 간염 박멸의 해로 정할 정도다. 29세 의사 마이클 리오던이 아프리카 뎅기열에 치료제가 없다는 말에 충격을 받은 게 창업 계기다. 난치병 치료제 개발이 우선적 목표가 되었다.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도 이 회사에서 개발했다.  로슈에 기술이전된 타미플루는 재일교포 출신 한국인 연구원 김정은 박사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알려진다.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원래는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는 모두 분야별 매출 선두 블록버스터급 신약들이다. 사업 동기, 또 회사 이름에 사이언스가 들어간 취지에 걸맞게 길리어드는 연구와 과학 중심의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이 전체 직원의 40%를 넘는다. 연구개발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한국 상장 제약회사들의 연구개발비를 다 합쳐도 이 회사의 1/4밖에 안된다. 연구자들이 개발에 전념하도록 분위기도 조성되어 있다. 자주 쓰는 시료들은 연구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도록 신경을 쓸 정도다. 시간 절약을 위해서다.     

길리어드 연구실 (출처: Gilead)

          M&A 활용

         소수정예로 인력이 운영되는 길리어드는 개발 약품의 2/3가 외주로 생산된다. 꼭 필요한 기술은 인수합병으로 해결한다. 약 20여 건의 인수 합병 중에 성장에 결정적인 신약기술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1999년 넥스터 인수로 얻은 항진균제 엠비솜을 시작으로 2003년 트라이앵글 인수로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를, 2011년 파마셋 인수로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를 얻었다. 인수 당시 임상 2단계 후보 물질에 불과했던 소발디 획득에 20억 불이나  투자되었다. 사내외  비판 의견이 많았지만  소발디와  후속  하보니의 성공으로  길리어드는  세계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을 석권하게 되었다. 1알에 1천 불, 치료기간 12주의 이 명약은 60억 불 시장을 차지하게 했지만 높은 완치율로 인해 매출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

     파이프라인, 즉 유망신약의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세포 면역력 기반의 항암 치료법(CAR-T)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길리어드의 CAR-T 기술 기업  카이트 사의 인수는 미래 전략의 일환이다.  질병의 완치를 목표로 하는  길리어드 경영철학은 지속적인 신약 개발로 열매를 맺는다.  길리어드 출신 인재들의 한국 바이오벤처 기업 입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길리어드의 혁신이 국내에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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